|생각을 hit| 의료진 사투와 '공적마스크' 헌신 모두 기억돼야

지난 4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약국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봤다.

"오늘은 마스크 100장이 왔습니다. (오전) 10시반부터 약국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10평도 안 되는 좁은 약국이라 서너분만 서계셔도 약국이 꽉 차더군요. 저도 마스크 도착 시간은 알길이 없는지라 기약없는 기다림을 하는 건 매 한가지입니다.

이게 뭐라고... 점심시간이 되어도 아무도 밥을 먹으러 안가시고 시간이 아깝다며 계속 서계신 분들을 보니, 미안해 할일이 아님에도 미안해 지더군요.

그래도 어제보다 낫다고 느꼈던 건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는 걸 아시는지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다는 겁니다.  

오늘 구매하신 분들은 내일 오지 마시고 모레 다시 와달라. 그래야 못산 분들도 사실 수 있다. 협조해 달라는 제 말에 흔쾌히 동의해주시고 누구도 기분나빠 하지 않으셨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편의점 초콜렛을 사와 서계신 예순 분께 나눠드렸습니다. 100장이 오니까 저 한장쓰고, 나머지 99장을 3장씩 서른 세분께 드리려 했는데 줄이 너무 길어 인당 두장씩 쉰 분께 드리겠다 하니 모두 동의해주셨어요.

쉰 명에 딱 끊기고 오늘 여기까지라 말씀 드렸는데 온지 얼마 안된 분들이라 그런지 그냥 웃으면서 돌아가시더군요. 

마스크가 다 소진되고 전쟁이 끝난 후 어떤 손님이 몰래 오시더니 다 주고 본인 쓸거도 없으면 어떻게하냐며 본인 거 한장을 제게 주시더군요. 눈물 날뻔 했네요."

마스크로 모두들 예민, 민감해하는 상황에서 서로 '힘듦'을 알고 양보 · 배려해 한 장의 마스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는 개국 약사의 에피소드다. 

이처럼 지난달 28일부터 공적 마스크가 전국 약국에 공급되면서 국민들은 약국 앞에 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언제, 얼마나 올지 모르는 공적마스크에 약사와 국민 모두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불편함으로 인한 국민들의 스트레스와 항의는 약국과 약사를 향했다.

정책이 바뀌게 돼 전국 약국은 업무가 가중됐지만 '공적 역할'에 대한 사명감에 마스크 공급에 최선을 다했다. 마스크 때문에 힘들었지만 좋아라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했다는 게 대부분 약사들의 소감이다.

공적 공급 마스크 안내 포스터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공적 마스크를 위해 헌신한 이들은 많다. 원부자재 생산·제조, 유통업체와 배송기사 모두 밤낮없이 바빴고 때때로 끼니도 걸렀다.

하루 1000만 장이 생산되는데, 5000만 장이 필요하니 공급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환자 치료를 위해 보건당국 공무원과 방역현장의 의료진이 사투를 벌이는 것처럼 '공적 마스크' 공급을 위해 분주했던 이들을 격려하는 것은 어떨까. 

"고생많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따뜻한 인사와 응원이 오고가고 "나는 괜찮아요, 당신이 먼저하세요"라는 양보와 배려가 코로나19의 유산으로 남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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