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에 사유서와 함께 공급업체로 신청
지오영과 백제약품 두 곳만 공급? 컨소시엄 12개 업체도 참여

'지오영 독점과 백제약품 보완'으로 공적마스크가 공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국민과 약업관계자들이 적지 않지만, 실상은 지오영과 비중있는 전국 13개 유통업체 컨소시엄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제조업체가 심야나 새벽 시간에 큰 묶음으로 보내온 벌크형태 마스크 뭉치를 소분 포장해 약국 배송에 나서고 있다.

(위 사진)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오영 인천물류센터를 찾아 마스크 소포장 작업을 시찰하고 있다. (아래 사진) 이의경 식약처장이 ???????백제약품 평택물류센터를 현장 점검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오영 인천물류센터를 찾아 마스크 소포장 작업을 시찰하고 있다.(위)  이의경 식약처장이 백제약품 평택물류센터를 현장 점검했다.(아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 비축이나 공급 시간 예고는 아예 불가능해 밤샘 작업과 주말 근무로 버티고 있다. 컨소시엄 업체 관계자들은 "마진을 따졌으면 참여하지도 않았다. 물류비, 인건비를 제하고나면 남는 것도 없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한 종합유통업체들은 "우리도 공적 마스크 공급에 나서고 싶다"며 식약처에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형평성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기존 자신들의 약국거래선이 마스크 수급과정에서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오영 비롯 백제약품 · 중견유통 13곳 마스크 공급

정부는 지난달 26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일부개정 고시'를 발표해 마스크 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판매처를 통해 공급하도록 했다. 이에 약국이 포함됐고, 약국 공급은 대한약사회가 지오영컨소시엄을 추천해 식약처가 지정했다.

하루 뒤 식약처는 유통처로 지오영컨소시엄에 백제약품을 추가했다. 식약처가 지오영컨소시엄만 유통 전담하는 것, 이 곳과 공급망이 없던 약국 등의 사정을 고려해 백제약품을 추가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국 공적마스크 배송 약국을 지오영컨소시엄과 백제약품이 각각 3(75%) : 1(25%) 비율로 재분배했다. 지오영컨소시엄이 1만7000여 곳, 백제약품이 5500곳의 약국 배송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동원아이팜 ▷백광의약품 ▷신덕약품 ▷한신약품 ▷인천약품 ▷티제이팜 ▷경동약품 ▷삼성팜 ▷유진약품 ▷태전약품 ▷복산나이스 ▷동원약품 ▷우정약품 등 13개 업체가 참여했다. 지역 약국들과 거미줄 유통망을 연결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다. 

컨소시엄 업체 한 관계자는 "돈을 벌고, 안 벌고를 떠나 어려울 때 십시일반 함께 돕는 게 낫다고 본다. 지난달 일주일 간 (제조업체의) 마스크 입고시간이 자주 바뀌었다"며 "밤 11시, 새벽 1~2시에 오면 밤새 소분 작업하느라 정신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올 때까지 직원들을 대기시키는 게 힘들었다. 예측도 어렵고, 소포장 작업에도 손이 많이 갔다"며 "이를 또 기다리는 약국들도 답답하니까 우리에게 항의했겠지만, (우리도) 사실 힘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가 컨소시엄 구성할 때 바로 참여했다. 마스크를 비축할 여유가 없다. 들어온 즉시 비상소집해 직원들이 포장 작업을 한다"며 "하루치 쌓아두고 다음 날에 배송하면 좋을텐데 예측할 수 없으니 자다가도 연락이 오면 회사에 온다"고 했다.

이 같은 업체들의 노력에 공적마스크 포장, 배송의 소요 시간은 차츰 단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각 업체가 맡은 약국 수는 400개 안팎.

업체 관계자들은 "공적 물량이 늘어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조금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안정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9일과 10일은 저녁 7시에 마스크가 입고됐다"고 했다.

 

아닌 밤중에 특혜 의혹...정부 즉각 "사실 아니야" 반박

컨소시엄 밖 미참여 업체들 "우리도 하고 싶은데..."

지오영 등에 "독점적 특혜를 부여했다"는 의혹 제기에 컨소시엄 업체들도 당황했다고 한다. 정부는 즉각 해명했다. 조달청은 마스크 제조업체의 어려운 경영 여건과 생산능력 제고를 위해 원부자재 비용 등과 함께 생산 인센티브를 반영해 계약단가를 900~1000원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유통업체는 약국에 1100원에 공급하고 있다. 유통마진이 100~200원으로 폭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정부는 "유통업체들이 전국적으로 급증한 물량을 처리하는 데 매일 밤샘 배송과 작업 등에 따른 물류비, 인건비 인상분 등을 고려하면 과도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물류창고에서는 배송받은 벌크 마스크 포장을 밤샘작업을 거쳐 약국에서 1인 2매로 판매할 수 있도록 재분류·포장해 물류비·인건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한 약국 영업 중견 종합유통업체들도 '공적마스크 공급'에 추가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거래약국들이 '마스크를 공급해 달라'며 항의하는데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거래관계의 훼손을 염려하는 것이다.  

중견종합유통업체 사모임 등에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참여 업체 관계자는 "우리를 비롯한 몇 곳이 식약처에 사유서와 함께 공적마스크 공급을 위한 유통업체 신청을 했다"며 "지오영과 참여 업체, 미참여 업체 모두 종합유통업체다. 불공정 여부, 형평성을 따지려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미참여 업체 관계자도 "초기 지오영이 수의계약을 맺고 공급처로 단독 선정된 데 대해 일부 업체들의 불만이 있었다"며 "의약품유통협회가 중재하거나 마스크 공급 대책이 합리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현재로선 참여, 미참여 업체 간 간극이 벌어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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