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배제' 선제 대응 전략, 시장점유율 1위 사수 모멘텀 확보

최선재 기자가 재구성한 퍼플렉시티 이미지
최선재 기자가 재구성한 퍼플렉시티 이미지

한국얀센의 진통제 '울트라셋'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트라마돌 성분 관련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얀센 측이 트라마돌 성분 불순물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식약처 검증망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17일 한국얀센 관계자는 "울트라셋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회수 명령 대상에 포함된 일이 없다"며 "국내 유통 중인 울트라셋 불순물 재검증 절차 관련해서 식약처의 데이터 제출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식약처가 트라마돌 불순물 전수 조사 진행한 여파로 다수의 제약사들이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재검증 수순에 돌입한 점과 비교된다. 제약사들이 자체 검사를 진행해 불순물 재검증 자료를 식약처에제출했지만 한국얀센은 식약처 검증망을 비껴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얀센이 울트라셋 브랜드에서 인도산 원료를 배제한 전략을 세운 덕에 이번 불순물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얀센 측은 오래 전부터 자사 트라마돌 성분 제품에 인도산 원료를 쓰지 않도록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도 현지 원료 제조소의 GMP 수준이 글로벌 품질과 거리가 있고 원료의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된 탓"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불순물이 발견된 인도 현지 A 제조소는 유명 위탁 생산 기업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꾸준히 트라마돌 원료를 거래해온 곳이지만 2023년에 이어 2024년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워닝 레터(warning letter)를 받는 등 실사 과정에서 중대한 지적 사항을 수차례 받았다.  

FDA는 2024년 6월 당시 A 제조소에 보낸 워닝 레터(warning letter)를 통해 "실사 결과 우수 의약품 제조 기준(CGMP) 규정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발견했다"며 "A 제조소는 약물의 안전성, 품질, 순도 등 영역에서 오염 방지를 위해 장비 및 도구를 살균하고 세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 라인과 실험실 운영 관련 감독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품질 관리 책임자는 적절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중대한 위반 사항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A사 원료의 미국 내 반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울트라셋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얀센 측이 A 제조소를 포함한 인도 현지 공장의 트라마돌 원료 불순물 이슈 등 품질을 사전에 검증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대형 제약사 품질 관리 담당 임원은 "FDA는 중대한(Major) 위반이 아니면 경고 서한(warning letter)을 발송하지 않는다"며 "최근 인도 현지 원료 업체들이 warning letter를 받는 비율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트라셋은 오리지널 제품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라며 "국내 다른 제네릭 제품에 비해 불순물로 인한 회수 중단시 타격이 크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인도산 원료의 품질을 면밀히 검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울트라셋 브랜드는 2025년 상반기에만 157억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오리지널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이는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전체 시장 775억원에서 제일 많은 처방액으로 동일 성분 제네릭 286개 제품이 국내 유통 중이지만 울트라셋은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견 원료사 품질보증 관계자는 "물론, 국내 제약사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한 원료의 품질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다만 후발 제네릭 경쟁에서 빠른 시간에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트라마돌 원료의 단가가 저렴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인도산 원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얀센은 트라마돌 오리지널 제품의 생산으로 원료 검증의 노하우가 쌓여 있어 해외 공장의 GMP 수준과 품질 검증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얀센이 국내 업체들보다 먼저 식약처 재검증 이슈를 빠르게 돌파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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