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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공간의 구성과 색감이었다. 양옆에 병렬로 배치된 직사각형 형태의 판매 공간은 안정감을 줬고, 우드톤의 색채가 공간 전체에 친근한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평소 하얀색 배경의 전형적인 약국만 접해왔던 터라, 이처럼 차별화된 공간은 더욱 신선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세달 전 방문한 메가펙토리 약국도 인상적이었다. 넓은 매장에 압도됐는데, 마치 코스트코처럼 천장까지 쌓인 박스들과 섹션별로 구분된 판매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수많은 사람들이 카트를 밀며 다양한
기자수첩
최선재 기자
2025.11.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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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에스테틱 시술 수요가 늘고 전문의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기존 피부과가 에스테틱 시술 전문 병원으로 전환하거나 새롭게 개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704개의 피부과가 신규 개설됐다. 같은 기간에 비급여 시술만 진행한 피부과는 52개 지점으로 나타났다.실제 지인은 "최근 갑작스러운 두드러기 증상으로 인해 가까운 피부과를 검색했지만 진료를 진행하는 피부과는 1~2곳에 불과했고 다른 동네로 겨우 찾아간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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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혜림 기자
2025.11.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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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라디오가 대중에게 방송되면서 처음으로 온종일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1950년대에는 위대한 텔레비전이 등장했고, 마침내 2007년 아이폰은 따분함에 영원하고 완전한 사망 선고를 내렸다. 그와 함께 우리의 상상력도 사라졌다"– 마이클 이스터, 『편안함의 습격』 발췌그리고 2022년 11월 30일, 챗GPT의 등장은 그 마지막 장을 쓴 듯하다. 이제 인간이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며, 지식을 만들어내는 고유한 행위, '사유'의 기능 마저 서서히 소실되고 있다.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덫에 갇힌 과학계는 지금 '생각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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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2025.11.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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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를 얼마나 오래 생존시킬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지던 항암 분야 연구 트렌드가 조기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종양 분야 글로벌 3대 학회 중 하나인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 참석했다. ESMO는 약 176개국 4만명의 종양 전문가 회원을 보유한 만큼,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실제로 신약의 품목허가를 위한 글로벌 임상이 ESMO 회원들 위주로 진행되고, 그 성공 여부에 따라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의 권고사항이 변한다. 이 권고 등급이 경쟁약을 넘어설 수 있는 지 여부가 상용화 당락을 좌지우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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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선 기자
2025.11.0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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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의 간독성 우려가 있으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판매 중단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시 재평가를 진행했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성분 제품은 시중에서 '체지방 감소 효과'를 내세우며 수년간 판매됐다. 하지만 8년 뒤인 2024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가르시니아 성분 건강기능식품에서 중대한 이상반응 보고(136건)가 다수 발생했다"며 안전성 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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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재 기자
2025.10.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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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있어도 적절한 온도와 수분, 산소를 머금은 토양이 없으면 발아하지 못한다. 한국 바이오 산업도 마찬가지다. 혁신 신약이라는 씨앗이 충분히 준비돼 있어도, 자본과 시장 환경이라는 토양이 갖춰지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다.이번 커버스토리를 취재하며 벤처캐피탈, 바이오텍, 정부 산하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바이오 산업에 흩뿌려진 혁신 신약의 씨앗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한계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었다.처음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현실이 너무 달라 보였다.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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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2025.10.1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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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5일 의료계와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고에 따라 일부 항암 병용 요법에서 부분급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공고에 따라, 15개 암종에서 총 35개 병용요법의 급여 기준이 신설됐다. 기존 급여 적용을 받던 약제가 동일 적응증 범위 내에서 타 약제와 병용요법이 적용됐을 경우 이를 유지해주는 게 요지다. 물론 기존 급여 약제 간의 병용요법이 완전 급여가 되지는 않았으며, 일부라도 급여가 적용될 수 있게 됐다.관련 기사 : 렉라자ㆍ타그리소 병용요법, 부분급여 적용… 처방 경쟁 초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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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선 기자
2025.10.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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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시밀러 허가 심사 수수료를 3억 원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신약 수수료를 4억으로 인상한 데 이은 후속 조치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서도 양질의 심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허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신약허가 혁신방안과 유사한 형태로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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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재 기자
2025.09.2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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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기 비행, 첫 시차 경험 모든 행동에 처음이라는 단어가 붙었던 해외 출장을 마쳤다. 첫날은 기자실 위치도 헷갈려 선배 뒤를 쫓았지만 행사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 취재와 다를 게 없어 금방 익숙해졌다.국내 의료진과 대화에서도 다른 국가와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급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익숙한 내용이 빠지지 않고 언급됐다. 과연 언제쯤 저 질문에 '국내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대답이 나올까 생각하게 됐다.올해 세계폐암학회(WCLC 2025)에서 화제로 떠오른 치료 방법은 '치료제+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이다. 환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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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혜림 기자
2025.09.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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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가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다. 만성질환ㆍ대사성질환과 같은 광범위한 질환에 쓸 것인지, 혹은 암·희귀난치성 질환처럼 생명에 직결되는 영역에 투입할 것인지의 문제다.최근 열린 대한비만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주장이 나왔다. 비만에 보험급여가 적용된다면, 장기적으로 전체 의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대한비만학회의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비만 성인은 비(非)비만 성인에 비해 △고혈압 1.9배 △당뇨병 2.1배 △대사증후군 3.1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5.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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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선 기자
2025.09.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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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의약품 생산실적 통계'를 발표해왔다. 생산실적은 국내 의약품 제조업체가 생산한 의약품의 실제 생산량(금액)을 집계하는 내용으로 의약품 산업의 전반적인 활동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 수립 및 산업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최근 발표에서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의 성장세를 강조하는 내용이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식약처는 "2024년 원료의약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전년(3조 7689억원) 대비 16.8% 증가한 4조 4007억원을 기록하였다"고 밝혔다.이는 '국산 원료의 생산량이 이전보다 늘었다'는 뜻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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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재 기자
2025.08.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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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하루는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스마트폰 알림부터 시작된다. 새벽부터 쏟아져 들어온 제약·바이오 보도자료가 줄지어 쌓여갈수록 마음도 조급해 진다. 제목만 보면 모두 큰 성과처럼 보여 맥박수가 높아지고 수십개 보도자료를 꼼꼼하게 읽으며 가치 판단에 들어간다. "첫 환자 투약 완료""IND 신청 완료""임상 2상 실시""글로벌 제약사와 논의"익숙한 표현들이다. 하지만 차분히 들여다보면, 이들 중 상당수는 대단한 성과가 아닌 신약 개발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다. 아직 검증도 끝나지 않았고, 결론도 나오지 않은 단계다.예를 들어 '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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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2025.08.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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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신약 약가제도 중에는 비용 대비 효과적인 의약품을 선별해 건강보험에 등재시키는 '경제성 평가(이하 경평)' 제도가 있다. 경평 제도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게이트 키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특정 약제를 어떤 기준의 환자들에게 적용했을 때, 가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지를 엄중하게 검토해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사실 '의약품'의 본연의 역할을 고려해볼 때, 약효에 초점을 두는 것이 정론이긴 하다. 결국 의약품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고, 삶의 질 및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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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선 기자
2025.08.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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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는 자꾸 눈길이 간다. 임상 데이터가 나온 것도 기술 이전이 발표된 것도 아닌데 누군가는 "이 회사는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곁에 오래 있었던 사람일수록 그렇게 말한다. 좋은 회사를 알아보는 눈은 실적보다 먼저 작동한다.최근 만난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오름테라퓨틱에 대한 평가를 조목조목 풀어놓았다. 그의 핵심은 신약 개발에 대한 진심, 투명한 소통,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경영 철학이었다. 그는 오름의 강점이 기술력보다 먼저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그는 "오름은 어떤 의도에서 어떤 항체를 택했고 왜 특정 암종을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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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예슬 기자
2025.08.0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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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22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를 열고 조인트스템의 허가 여부를 논의했다. 현행 규정상 식약처는 중앙약심 개최 이후 30일 안에 홈페이지에 회의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조인트스템의 운명이 이르면 1~2주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조인트스템의 품목 허가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네이처셀이 2023년 허가 획득을 실패했을 당시 지적된 내용들을 보완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네이처셀은 허가 재신청을 하면서 자료를 보강했다. 조인트스템 투약군은 대조군에 비해 인공관절 치환술 건수가 줄었고 3년
기자수첩
최선재 기자
2025.07.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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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혁신의료기기 육성 지원을 위해 평가자료 범위를 확대하고 평가 항목은 줄이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병원 행정 업무 등 진입장벽이 남은 상황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기존 의료기기나 치료법 대비 안전성·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했거나 개선이 예상되는 의료기기를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하고 있다. 지정된 제품은 인허가 심사 단계에서 혜택을 받는다.이어 지난 6월에는 신속 제품화 지원을 위해 '혁신의료기기 지정 절차 및 방법·기준 등에 관한 안내서'를 개정했다. 안내서에는 ① 평가단계에서 혁신성 등이 충분히 인정될 수
기자수첩
방혜림 기자
2025.07.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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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둘러싼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끝이 없다. 최근 기술력과 임상 진입 성과를 갖춘 바이오 기업들조차 상장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자진 철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제도의 실효성과 심사 기준의 불확실성, 회수 구조의 취약성이 함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기술특례제도는 수익 구조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기술 기반 기업에게도 자본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근래들어 글로벌 기술이전, 전임상 유효성 확보, 임상 진입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갖춘 기업도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술 중심 제
기자수첩
김선경 기자
2025.07.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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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대생들이 1년 5개월 간 이어온 동맹휴학 복귀를 선언하면서, 전공의 파업을 비롯한 의정 갈등이 소강 상태를 맞았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가장 큰 피해를 봤던 환자들에게 전하는 사과의 메시지나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정부와 의료계 모두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와 국회 교육위원회 및 보건복지위원회 등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자리에 나선 이선우 의대협 비대위원장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기자수첩
황재선 기자
2025.07.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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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필수의약품을 중심으로 품절 사태가 연속 일어나고 있다. 소아 치료용 의약품부터 수술 환자에 필요한 무균 주사제까지 전방위적으로 품절이 발생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천식 치료제, 이명 치료제, 경장 영양제 등이 모자라 병원과 약국 뺑뺑이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의약품 품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복지부는 품절의약품 대응체계를 정비하기 위해 약가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품절약의 생산을 늘렸고 식약처는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제약사 생산을 독려하고 관련 고시 개정으로 모니터링을
기자수첩
최선재 기자
2025.07.0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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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창업이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지는 구조다. 교수 출신 연구자가 논문에 실었던 단백질이나 작용 기전 하나를 들고 나와 회사를 세운다. '스핀오프'라는 포장 아래, 실상은 '자신이 하던 연구'를 기업으로 옮긴 것에 가까운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연구가 글로벌 관점에서 과연 유효한 타깃인지, 경쟁력 있는 구조인지, 사업성이 있는 기전인지에 대한 철저한 검토 없이 '신약개발'이 시작된다는 데 있다.글로벌 바이오텍은 보통 질병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를 우선적으로 살핀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분석한 뒤, 그에 기
기자수첩
심예슬 기자
2025.06.30 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