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HIT | 메가펙토리, 옵티마웰니스 '두' 약국에서 보인 '단상'

지난달 24일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공간의 구성과 색감이었다. 양옆에 병렬로 배치된 직사각형 형태의 판매 공간은 안정감을 줬고, 우드톤의 색채가 공간 전체에 친근한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평소 하얀색 배경의 전형적인 약국만 접해왔던 터라, 이처럼 차별화된 공간은 더욱 신선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세달 전 방문한 메가펙토리 약국도 인상적이었다. 넓은 매장에 압도됐는데, 마치 코스트코처럼 천장까지 쌓인 박스들과 섹션별로 구분된 판매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카트를 밀며 다양한 일반의약품을 쇼핑하듯 골라 담는 모습은 기존 약국이 주는 이미지와는 차이가 컸다.

두 곳의 공통점은 기존 약국의 틀을 과감히 깼다는 데 있다. 물리적 규모나 공간 구성에서부터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까지,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에서는 진통제 코너에 실물 알약을 직접 진열해놓아 소비자가 크기와 질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목 넘김'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창고형 약국을 찾는 대다수 고객들은 마치 대형 마트에서 쇼핑하듯 가격을 비교해가며 약을 골랐다. 현장에 상주하는 약사들은 환자와 소비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신속히 답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도 뇌리에 남은 장면이었다. 

두 약국의 인기 비결은 바로 '편의성'이다.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약국을 '머물고 싶은 문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제품 선택의 디테일을 강화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메가펙토리 약국은 넓은 매장과 자유로운 약 선택권을 부여해 약국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마트형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이같은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약국도 진화해야 한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결과다.

단순히 약을 파는 기능적 공간을 넘어, 대형 백화점이나 쇼핑몰처럼 체험과 머무름, 선택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약국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제는 약국뿐 아니라 뷰티, 건기식까지 섭렵한 등 다양한 약국이 서울 도심 곳곳에 등장하고 있으며 이같은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우리 동네 '집앞' 약국은 과연 변화하는 소비자 눈높이를 따라가고 있을까. 일반의약품과 약국을 취재해온 기자 입장가 앞서 두 약국을 방문한 후 하는 생각이다. 그 끝은 "집에서 가깝다는 접근성은 우월하지만 대다수 약국은 아직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단조로운 공간 구성, 입구 한쪽에 쌓인 상자들, 약사의 판단에 따른 일반의약품 추천이 동네 약국의 일상이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세밀한 요구를 갖게 되는데, 동네 약국 현실은 아직 그 변화에 둔감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소규모 약국이 거대 자본과 공간을 앞세운 대형 약국처럼 고급화 전략을 꾀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처방약 복약지도 등 일부 기능은 여전히 동네 약국만의 영역이다. 누구나 매번 창고형 약국을 찾을 수 없다는 현실도 분명하다.

그러나 기자는 갈수록 진화하는 약국을 취재할 때마다 일반 약국들이 변화를 경계하고 항의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국을 찾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예전과 달라졌고,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국들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손 놓고 있다면, 변화의 물결이 우리 동네에까지 미칠 때 이미 늦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내 집 앞'이라는 최고의 접근성이 과연 언제까지 우리 동네 약국들의 생존을 보장해줄 수 있을까.

약국도 변화해야 할 때다. 오늘도 카운터 앞에서 일반의약품을 찾고 있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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