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체크] 약사 커뮤니티 창고형 후보지 6곳 들여다 보니

메가팩토리 형태의 초대형 약국 개설 움직임이 경기 성남시를 넘어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근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 업자와 약사들을 중심으로 신빙성 있는 제보가 이어지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성남시에 메가팩토리 약국이 개설된 이후, 대형 약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창고형 약국’ 후보지 6곳이 담긴 명단이 공유됐다.
서울 강동구, 경기도 수원, 충북 청주 등 일부 지역에 창고형 약국이 신규로 들어설 수 있다는 내용으로, 구체적인 주소까지 공개되면서 지역 약사회에 파장이 일었다.
히트뉴스 취재 결과, 이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 아암대로의 K한방병원과 대형 카페 인근 부지에 창고형 약국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미추홀구 인근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병원 인근 부지를 중심으로 영업사원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며 "창고형 약국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주변 약국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추홀구 아암대로 인근의 한 약국장은 "카페 쪽은 부지가 좁아 대형 약국이 들어오기 쉽지 않은 구조지만, 만약 들어오게 되면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인천 미추홀구보건소 측은 "최근 신규 약국 개설 신청은 들어오지 않았다"면서도 "창고형 약국 관련 신규 신청이 접수되면 약국 규모, 평수, 약국명을 반드시 알려달라는 약사들의 요청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약사회 인천시지부도 관련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부 관계자는 "미추홀구 주변에 창고형 약국이 들어선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며 "다만 약국가에서 나온 제보이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뿐 아니라 인근 경기 시흥시에서도 창고형 약국 개설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약국 컨설팅 업자들이 시흥능곡역 인근 부지를 창고형 약국 예정지로 정하고 약사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시흥능곡역 인근의 한 약국장은 "최근 약국 컨설팅 업자들이 찾아와 능곡역 인근 건물과 주차장을 갖춘 부지 사진을 보여주며 창고형 약국 운영을 제안했다"며 "약간의 인테리어 비용만 투자하면 건물 매입자금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약사가 수십억에서 많게는 100억 원대에 달하는 건물·부지 매입 비용 없이 창고형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건물주가 약사와 수익을 6대4로 나누는 이면계약을 통해 약국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앞서의 약국장은 "건물주는 공실을 채워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약사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창고형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구조였다"며 "실제로 만나본 건물주와 부지 주인이 창고형 약국 활용 의지가 강했지만,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고 건물주의 경영 참여가 면대약국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미추홀구와 경기 시흥능곡을 제외한 다른 후보지들의 개설 소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인근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이곳은 시내 교통이 복잡해 창고형 약국 입점이 어렵다"며 "관련 소식을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부산 동래구 명륜로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대형 약국이 들어서려면 넓은 부지가 필요한데, 이 지역은 유휴 부지가 없다"며 "관련 소식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동래구 인근의 한 약국장도 "서울과 경기 성남에 메가팩토리 약국이 들어선 이후 주변을 주시하고 있지만, 부산 동래구에는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