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F1R 기반 BBB 셔틀' 사람 안전성 첫 입증
경쟁 약물 대비 부작용 낮아...약물 관련 이상반응 7% 수준
주요 증권사들 "플랫폼 가치 업그레이드 될 것"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가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임상 1상 결과를 지난 1일 공개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BBB 통과 기술의 안전성이 처음 확인된 만큼, 증권가에서는 이번 결과가 그랩바디-B 플랫폼 전체 가치를 끌어올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2일 일제히 분석 리포트를 내놓으며, ABL301의 임상 2상 진입 가능성과 추가 기술수출에 주목했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B를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다. IGF1R 수용체를 활용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한 뒤, 파킨슨병 원인 단백질로 꼽히는 알파-시누클레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약물이 뇌 안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기존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회사에 따르면 ABL301 임상 1상은 미국에서 건강한 성인 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단일 용량 증량 시험(SAD)에는 56명이 참여했다. 해당 시험에서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 점차 용량을 높여가며 1회 투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참여자의 69.6%에서 이상반응(TEAE)이 보고됐으나 모두 경미한 수준(1~2등급)에 그쳤다. 그 중 약물과 직접 관련된 이상반응(TRAE)은 7.1%였고, 이 중 절반은 위약군에서 발생했다.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전혀 없었다.
이어 다중 용량 증량 시험(MAD)에는 35명이 참여해 앞서 안전성이 확인된 용량에서 반복 투여 후 안전성을 확인했다. 57.1%에서 이상반응이 보고됐고, 약물과 직접 관련된 이상반응은 5.7%였다. 이 역시 모두 가벼운 수준이었고 SAE는 보고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단회 투여와 반복 투여 모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관찰된 이상반응은 두통·피로감 등 흔한 수준이었다"며 약물 안전성뿐 아니라 내약성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전성 결과는 경쟁 약물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졌다.
메리츠증권은 로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트론티네맙과 파킨슨병 치료제 프라시네주맙을 사례로 들었다. 트론티네맙은 건강한 지원자의 80% 이상에서 이상반응이 보고됐으나 ABL301은 70% 수준이었고, 프라시네주맙의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12% 이상이었던 반면 ABL301은 7%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두고 "ABL301은 경쟁약물 대비 안전성 프로파일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중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이어 "이번 데이터는 임상 2상 진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사노피 단독으로 이어질 후속 임상에서 글로벌 수준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성과가 플랫폼 신뢰도와도 연결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결과를 IGF1R 기반 BBB 셔틀 플랫폼 전체를 검증한 사례로 평가했다. 기존의 BBB 셔틀 기술들이 대부분 트랜스페린 수용체(TfR)를 경유했는데, 에이비엘바이오는 IGF1R이라는 다른 경로를 타깃했다. 이번 임상으로 해당 경로가 실제 사람에서 안전성을 보였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NH증권은 "IGF1R 타깃 BBB 셔틀의 첫 번째 사람 대상 데이터라는 점에서 기술적·산업적 의미가 크다"며 플랫폼 전반의 확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단순히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넘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으로도 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 맥락에서 이번 결과를 주목했다. 리포트는 "중대한 부작용 부재가 플랫폼 신뢰도를 높였다"며 "2상에서 효능까지 입증된다면 플랫폼 가치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BB 셔틀 기술은 아직 임상 단계에서 검증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ABL301이 확보한 첫 번째 임상 데이터가 에이비엘바이오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추가 기술수출 기대감도 제기됐다. 메리츠증권은 "안전성 확보는 새로운 기술수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전제 조건"이라며, 사노피와 협력뿐 아니라 새로운 파트너십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NH투자증권은 "사노피·GSK와 기존 계약 외에도 RNA 기반 치료제나 근육 질환 치료제로까지 BBB 셔틀을 확장할 수 있다"며 응용 범위 확장 가능성을 짚었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번 임상 1상 결과는 후속 빅딜을 뒷받침하는 신뢰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 알츠하이머 등 적응증 확장을 통한 추가 계약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 에이비엘바이오, 파킨슨병 치료 ABL301 미국 1상 결과 발표
- 리가켐·ABL·오름·인투셀, 중국 강세 속에서도 빛날 'ADC 국가대표'
- 에이비엘바이오 "BBB 통과해 파킨슨병 원인 'α-synuclein' 잡았다"
- 에이비엘바이오, 담도암·위암 임상 진전 잇달아…내년 결실 기대
- 컴퍼스 테라퓨틱스 "토베시미그, 담도암 사망률 낮아"
- 에이비엘바이오-아이맵, ABL111 병용요법 임상 1b상 용량 확장 파트 환자 모집 '끝'
- 에이비엘바이오 "내년 1분기 ABL111 병용1b상 탑라인 데이터 발표"
- 알츠하이머 신약 경쟁 가속화…BBB 겨냥한 혁신에 쏠린 눈
- 에이비엘바이오, '4-1BB 단일항체' 국내 특허 결정
- 에이비엘바이오,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에 420억원 출자
- 에이비엘바이오, '월드 ADC 샌디에이고'서 ADC 개발 전략 소개
- [실적] ABL바이오 3Q 매출 14억원…전년비 82.3%↓
- 에이비엘바이오, 릴리와 최대 4조원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