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곳 중 6곳 영업 적자…3곳 흑자 유지했지만 영업익 감소
"바이오텍 임상 진행 힘든 상황이 실적에 영향 미친 듯"

국내 주요 임상수탁(CRO)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기업별로 그 결과에 따른 '희비'가 갈렸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 시장이 위축돼 전반적으로 적자가 계속됐지만, 매출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등 흑자를 유지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CRO(코스피·코스닥 기준) 9곳 중 3분기 영업손익이 흑자를 유지한 곳은 △드림씨아이에스 △바이오인프라 △씨엔알리서치 등 3곳이었다. 다만 이 중 2022년 3분기 대비 2023년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없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드림씨아이에스는 올해 3분기 93억2600만원(별도기준)의 매출을 달성해 지난해 3분기인 94억9600만원과 비슷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3분기 23억9000만원에서 4억3700만원으로 약 81% 감소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약 37억원)은 작년 흑자였지만, 올해는 4억1220만원 적자다.

바이오인프라의 경우 개별기준 매출은 2022년 3분기 69억315만원에서 78억2741만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2022년 3분기 13억3021만원에서 2023년 3분기 1억5064만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씨엔알리서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36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127억원보다 약 8% 증가해 실적 신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에서 13억원으로 감소했다. 씨엔알리서치 측은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폭이 작은 이유에 대해 "임상시험 수행 인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RO 산업은 대부분의 지출이 '인건비'에 해당할 정도로 고인력이 필요한 산업군 중 하나다.

그외 에이디엠코리아부터 디티앤씨알오, HLB바이오스텝, 바이오톡스텍, 우정바이오 등은 모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적자의 폭도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CRO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으로 인해 CRO 산업도 급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 업계가 어려워지며 파이프라인 연구 중단, 임상시험 규모 축소 등 바이오텍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난으로 인해 바이오텍들은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며 "현실적으로 연구가 후순위로 밀리게 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RO는 바이오텍이 고객인데, 바이오 업계 자체가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임상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 CRO도 함께 침체되고 있는 것 같다. 바이오 기업의 R&D가 활발해질 때 CRO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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