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336억원,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한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HLB바이오스텝이 △오가노이드 개발 △의료기기 CRO 확대 △바이오 벤처 및 물질 투자 등을 사업 강화를 통해 흑자 전환을 모색한다. 바이오 시장 침체로 CRO 매출이 감소한 만큼, 성장 전략을 다양하게 세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LB바이오스텝은 계열사인 HLB셀(HLB생명과학의 자회사)과 함께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발표한 것을 따라가는 추세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해 비임상 단계에서 진행한 동물실험 자료를 의약품 허가시 제출하지 못하게 했고, 환경보호청은 △2025년까지 동물실험 축소 △2035년 포유류 동물실험 완전 퇴출 등의 방침을 세웠다. 유럽연합(EU)도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점차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HLB바이오스텝은 내달 오가노이드 부문 연구 담당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HLB셀이 작년 정상세포 배양을 통해 인체 기저막 성분을 함유한 세포외기질 생산에 성공했던 만큼, HLB셀과 협업해 올해 안에 오가노이드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기 CRO 영역으로 사업 확대에 나선다. HLB바이오스텝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의료기기&병원 설비 전시회인 '키메스(KIMES) 2024'에 참여해 의료기기 CRO를 홍보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 시장 규모대로 의료기기 CRO 업무의 비중도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의약품 CRO의 비중이 의료기기보다 월등하지만, 의료기기의 비중 확대는 고객사의 숫자가 늘고 있는 만큼 밝은 전망이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기 평가나 유효성 시험시 외과적 침습적 시술을 할 수 있는 외과 수의사와 생체 내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영상장비 및 영상학 전공 수의사가 다수 근무하고 있다"며 "단회성의 경우 의료기기의 유효성 비임상을, 지속성 개발은 개발 과정 전주기 중 일정 주기를 도맡아 하는 형태로 GLP 독성시험부터 유효성 시험까지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와 협업해 회사 내부에 국산 의료기기 교육 훈련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국산 의료기기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HLB바이오스텝은 바이오 벤처 투자를 통한 협력도 활발히 진행한다. HLB그룹은 지난 19일 자폐 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뉴로벤티'에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HLB바이오스텝은 뇌질환 비임상 위탁개발임상(CDRO) 사업과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보 부문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최근 회사가 AI 신약 개발에 대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는 회사의 사업 다각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HLB바이오스텝 측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차세대 면역증강제 개발기업인 '프로지니어'에 전략적 투자(SI)를 유치하는 등 물질을 실험한 후 유망한 후보물질임을 확인하면 투자를 하는 방식도 계속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생체시료 분석 전문기업인 '피크랩'을 인수해 11월 생체시료 분석센터를 개소하는 등 기존 외부업체가 진행하던 분석 서비스 부문을 직접 맡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유망 기업 투자 등을 비롯해 앞으로도 회사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