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LSK Global PS 김선우 CSD 부문장
"글로벌 임상 설계와 수행 전략 중요성 더 커져"
"CSD 부문, 임상 효과 근거 생성부터 KOL 네트워크 연결까지 제공"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단순 임상시험 대행을 넘어 신약개발 전략 수립까지 담당하는 '종합 컨설턴트'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CRO가 제약사 주도로 설계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 초기 임상 단계부터 프로토콜 설계, 규제 전략, 데이터 분석까지 전방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대를 맞았다. 국내 CRO들은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서비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그 영역은 건강보험 급여재평가와 시판 후 분석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4년 국내 CRO 시장은 약 9835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을 나타내는 수치로 그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재단이 발표한 '2025년 임상시험 산업 실태조사'에서는 제약사가 국내 CRO에 가장 많이 위탁하는 업무는 1순위 선택 기준으로 ①계획서 개발(38.7%) ②기관 관리(21.3%)로 나타났으며 1~3순위 선택을 모든 합친 결과에서는 통계 분석(54.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관 관리의 역할에 치중하던 CRO에게 임상 전략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과거에는 집계되지 않았던 '임상개발 컨설팅'도 선택 항목으로 등장하는 등 CRO 서비스 패턴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LSK Global PS(이하 LSK)도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CRO 중 하나다. 회사는 작년 11월부터 기존 CSD(Clinical Science and Development) 부문의 역할을 확대 개편했다. 회사는 지식 기반 비즈니스(K2B) 모델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 주기에 걸쳐 임상 및 의과학 기반의 전략적 자문 체계를 구축하고 △연구전략(RS) △임상전략(CS) △학술연구서비스(ARS) 등 3개 부서로 영역을 구분했다.
<히트뉴스>는 LSK에서 K2B 모델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구축에 나서고 있는 김선우 CSD 부문장을 만나 최근 임상 트렌드와 CRO 역할의 다변화 그리고 회사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등을 들었다.

CRO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양태를 알고 싶습니다.
"전통적으로 CRO는 연구 설계, 임상시험 운영(Clinical Operation), 데이터관리 (Data Management), 통계 등의 임상시험의 실무 수행에 집중해왔습니다. 이 역할은 아직도 임상시험의 기본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첨단약물 개발 분야 및 적응증 분야가 세분화되고 새로운 분야들이 지속적으로 나옴에 따라, 실행 중심의 역할을 넘어 훨씬 더 전략적인 영역으로 CRO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첫째는 국내 바이오 벤처의 급증입니다. 혁신적인 기술은 많지만 임상시험 설계 및 수행 경험이 부족해 비임상에서 임상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이들에게는 전략적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줄 파트너가 절실합니다.
둘째는 임상시험의 복잡도 증가입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가 늘고 분산형 임상시험(DCT), 적응형 설계(Adaptive design) 등 새로운 방법론이 도입되면서 전문적 전략이 필수적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규제 환경의 변화입니다. 규제기관이 과학적 근거를 더욱 엄격히 요구함에 따라 급여 재평가, 리얼월드 데이터(RWD) 활용 등에서 CRO의 전문적 지원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LSK의 CSD 부문은 어떤 조직이고, 어떤 일을 하나요?
"CSD 부문은 의약품의 임상적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체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임상학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과 여러 대조군 연구결과를 과학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통합 제시하기 위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객관적이고 신뢰도 높은 과학적 근거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부문에서 내세우고 있는 지식 기반 K2B 모델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CRO는 단순한 실행 조직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경험, 지식,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CRO 내부에 의사 관리자(MD)가 있다고 해서 모든 의학 분야의 적응증을 커버할 수는 없습니다.
즉 의뢰사가 요청하면 빠르게 전문가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하고, 글로벌에서 발전하는 방법론과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지식 기반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컨설팅과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K2B 모델입니다.
LSK에서는 리드를 맡고 있는 저를 필두로 최근 두 명의 MD가 새로 합류했습니다. 이들 모두 글로벌 제약사에서 신약 개발을 진행한 경험이 있으며, 각자 넓은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향후 고객사가 원하는 전문가를 연결하고,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문장님의 삼성서울병원 의학통계연구센터에서 28년 경험이 K2B 모델에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저는 삼성서울병원의 개원 멤버로서 처음 의학 통계 센터를 만들었고, 정년 퇴임 시까지 약 28년간 근무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많은 의학자들의 연구 디자인을 분석하고, 논문 작성을 지원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의사소통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를 진행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고 설득을 해야 할 지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더불어 관련 연구책임자(PI), 주요 전문가(KOL)들과의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노하우와 네트워크는 CRO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임상시험은 바이오 벤처나 제약사가 개발한 후보물질부터 시작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임상 현장에서 이뤄지는 기초 연구(관찰 연구, 연구자 주도 연구 등)를 기반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연구들은 회사의 수익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임상시험을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임상에서 LSK의 역할과 강점은 무엇입니까?
"글로벌 임상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하고 대부분 글로벌 CRO를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충분히 디자인 단계에서 프로토콜 개발 등의 개입이 가능합니다. 반면, 현실적으로 아직 국내 CRO가 글로벌 임상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하는 국내 바이오벤처나 제약사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FDA 허가 신청 전 사전 컨설팅을 포함해서 다양한 인허가 절차를 국내 CRO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용이하다는 측면도 장점입니다.
LSK는 이미 폐암치료제 '렉라자'나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 등 약 40%의 국산 신약 개발에 관여했습니다. 글로벌 진출 면에서도 12개국 대규모 항암제 3상을 수행하는 등 194건의 글로벌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 규제기관에 안전성 정보를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약물감시 역량도 우리의 강점입니다.
또 최근 임상시험 설계와 전략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기존 두 건의 임상시험 데이터가 요구됐던 것과 달리 잘 설계된 한 번의 임상시험과 실사용데이터(RWD)를 보완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제에서 한국인이나 아시안 데이터가 필요하다면 LSK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바이오 벤처기업이 임상 단계로 진입할 때 제일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경험상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비임상 결과가 잘 나오면 바로 임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상 진입을 위해 문서나 연구 데이터 등 추가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따로 있습니다. 비임상 자체는 충분할 수 있지만 임상 진입을 위해 필요한 준비는 또 다릅니다. 이를 모른 상태에서 임상 진입 단계에서 처음 준비하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연되고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미리 처음부터 준비했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임상 직전에 준비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통상 임상 진입 전 신약개발에서 컨설팅은 크게 제품 개발(Product development)과 임상 개발(Clinical development)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임상개발전략 수립 경험 전문가가 부재한 바이오벤처는 물질만 들고 임상시험을 지원하게 해달라고 하는 실정입니다. 그렇기에 제품 개발과 임상 개발 단계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컨설팅을 받은 후 해당 자료를 근거로 임상시험계획 제출 시 임상진입 속도 가속화 및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바이오벤처는 인허가(RA) 또는 임상 담당을 전문적으로 두기 어렵다 보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걸 포기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때 저희는 이런 과정의 임상 진입 속도를 높여주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시간 및 비용의 절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더불어 1상 임상시험을 잘 마치고도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으로 연결 짓지 못하는 바이오 벤처들이 있는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CRO와 전략적 협업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CSD 부문의 주요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CSD 부문은 최근 역할을 확대 개편했지만, 그 전신인 ARS 본부 시절부터 축적한 성과들이 있고 통계 부서 등과의 협력 업무들도 많습니다. 희귀 질환이나 치료법이 없는 질환에 대한 약물 개발 임상시험이라 적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군으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 결과와 과거대조군 사이의 간접 비교 방법을 적용해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했습니다. FDA에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품목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여럿 존재합니다.
급여재평가에 필요한 임상적 유용성 평가 자료도 마련한 경험이 있습니다. 임상적 유용성 평가 자료로 가장 좋은 근거는 해당 임상분야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 다음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제약사에서 소화하기에는 연구자의 역량이나 집중적인 시간 투입 등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CSD 부문은 최근 한 국내 기업으로부터 급여재평가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솔루션을 요청받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논문을 기획한 뒤 SCI 학술지 게재까지 성공시켰습니다."
CSD 부문의 최종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CSD 부문은 지식·근거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초기 임상 분야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첨단 바이오, 혁신 치료제 등 신흥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솔루션 허브'가 될 것입니다. 분야가 다양화되는 환경에서 고도화된 전문성을 가진 외부 네트워크와 소통하고 협업하는 전략을 통해 신약개발 성공률 제고에 기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