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릴레이 기획 |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 방문연구원 생활을 하던 시절) 지도교수님과 함께 모임에 나가보니, 바이오 전공자들이 비단 연구원뿐만 아니라 사업개발,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었어요. 연구원 외에도 다양한 업무에 도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동아제약에서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한 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CHO 세포를 연구하는 실험실(LAB)에서 생물학(biology) 전공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 연구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기업들에 기술이전 등 다양한 사업개발에 주력하던 그는 해외 바이오벤처와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벤처캐피탈 업계로 들어와 벤처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본 뿐만 아니라 그의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성장을 돕고 있다.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중 표적 신약 개발에 관심이 많다는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중 표적 신약 개발에 관심이 많다는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중 표적 신약 개발에 관심이 많다는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 바이오시밀러 연구원으로 시작해 사업개발로 가기까지

첫 직장생활은 동아제약 바이오텍 연구소네요. 바이오시밀러 공정 개발을 연구하셨습니다.

"석사 시절 대장균(E.coli)을 이용해 원하는 단백질 혹은 펩타이드 의약품을 개발하고 일부 공정을 연구했어요. 자연스럽게 동아제약에 입사해 관련 연구팀에 소속됐어요. 첫 프로젝트는 재조합단백질을 활용해 고셔병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업무였어요. 당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CHO 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을 익혔죠. 이후 바이오시밀러 제조 전반에 대한 업무를 맡았습니다."

 

연구원 생활을 뒤로하고 사업개발(BD) 업무를 맡으셨습니다. 

"연구원 시절 회사에서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 파견나갈 기회를 얻었어요. 당시 지도 교수님이 1세대 CHO 세포 주요 연구진이었거든요. 일 년동안 연수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특히 미국 바이오 전공자들의 진로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봤습니다. 미국 바이오 전공자들은 연구 생활 뿐만 아니라 투자, 사업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더라고요.

마침 본사에서 연구 경험이 있고, 해외에서 BD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팀을 꾸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어요. 저 역시 연구원 뿐만 아니라 다른 경력에 도전해 보려고 동아에스티 개발기획실 글로벌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게 됐죠."

 

동아에스티 개발기획실 글로벌 사업개발팀에선 어떤 일을 하셨나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해외 제약회사에 기술이전 하는 업무 전반을 맡았어요. 당시 동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처럼 자체 생산 시설 대신 다른 회사에 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을 세웠어요. 이를 위해 일본 메이지세이카와 손잡고 DM바이오를 설립했어요.

당시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헝가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제약회사인 리히터 게데온(Richter Gedeon)에게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기술이전했어요. 바이오 USA 등 유수의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많은 제약회사와 바이오벤처를 만났어요. 또 기술이전 업무를 보며 실사부터 계약까지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당시 동아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제 3세계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진출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어, 관련 업무도 진행했습니다."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 경력 및 투자포트폴리오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 경력 및 투자포트폴리오

 

#2. 국내에 좋은 바이오벤처 발굴을 위해 VC로

동아 계열 투자회사 엔에스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기셨어요.

"당시 약사 중심으로 회사에 인력이 구성돼 있었는데, 생물학 전공자를 원하셨어요. 해외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였기 때문에, 보스턴에서 근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또 다시 얻었죠."

 

보스턴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보스턴에 사무실을 만들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성해 투자 검토 기반을 만드는 업무를 했어요. 미국의 벤처캐피탈리스트와 연구자, 초기 창업자 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주력했어요."

 

당시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바이오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합류했나요?

"최동열 스톤브릿지벤처스 전무님과 연이 닿았어요. 보스턴 생활을 정리할 때, 최 전무님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 해외 투자를 하며 다소 한계를 느끼던 시기였어요. 무엇보다 해외 바이오벤처를 보다보니, 오히려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의 좋은 기업에 투자를 해 함께 성장하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마흔 살을 기점으로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기도 했어요."

 

해외 바이오텍을 보니,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기술력이 우수하다고 느끼셨다고요?

"물론 미국이 과학(Science)을 주도하고, 새로운 이론과 연구를 정립해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을 사업화하는 격차(gap)는 대략 2~3년 정도 인 것 같습니다.

당시 보스턴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를 만났는데, 당시 한국에서도 고바이오랩이라는 기업이 창업했거든요. 이처럼 해당 기술을 사업화 하는 데는 우리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물론 데이터의 신뢰성 등 아직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있지만, 기술적 격차와 특히 사업화 역량에 있어서는 우리가 충분히 추격할 수준이라고 봅니다."

 

#3. “다중표적 플랫폼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

투자 포트폴리오 중 스카이테라퓨틱스는 흥미로워요.

"스카이테라퓨틱스를 창업하신 김철환 대표님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연속형 창업가세요.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분이시죠. 처음 대표님을 뵙고, 해당 기술을 들었을 땐 반신반의 했어요. 제가 알고 있는 상식들과 배치되는 측면이 많았거든요.

회사에 직접 찾아가 해당 기술을 어느 정도 검증한 뒤, 신뢰하게 됐어요. 물론 해당 기술을 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한 데이터 확보가 향후 사업화의 관건입니다. 아직까지 전임상에서 화장품에 적용할 수준의 효력 검증을 마친 상태입니다.

향후에 논문이 출판되면, 좀더 상세히 해당 기술을 공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리즈 A에 이어서 후속 투자도 검토 중입니다."

 

이사님을 추천해 주신 정보라 스틱벤처스 상무님과는 아델을 함께 투자하셨네요.

"시리즈 B를 정 상무님과 함께 투자했고, 저희는 앞서 시리즈 A 단독 투자자로서 들어가게 됐어요. 처음 아델 투자를 검토하던 시기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였어요. 타우 가설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죠. 당시 저는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가설 임상 데이터를 보며, 아밀로이드 베타만을 타깃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를 찾던 중 아델을 알게 됐어요. 윤승용 대표님에 대한 신뢰와 탄탄한 데이터가 뒷받침 되는 회사여서,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어요."

 

연구 경험이 있으니, 연구 기반 CEO들과 소통이 수월하실 것 같아요.

"대표님들에 비하면 저의 연구 경험은 많이 부족해요. 이런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소통을 위해 공부합니다. 대표님들과 VC 간 소통은 매우 중요해요. 감사하게도 제가 투자했던 회사의 대표님들은 모두 저희 의견에 귀기울여 주시는 분들이세요.

바이오시밀러 공정을 비롯해 항체를 다뤄본 경험이 있어, 임상 시료 생산과 제조 전반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아델과는 위탁생산개발기업(CDMO)을 선정할 때, 많은 의견을 나눴어요."

 

향후 투자 방향성은요?

"질병의 치료 전략은 다양한 타깃을 기반으로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치료제 개발 역시 다중 타깃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다중으로 타깃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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