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남들이 가지않는 길로 들어선 윤승용 아델 대표
"아세틸화 된 타우 단백질 타깃으로 내년 상반기 임상 1상 진입할 것"
글로벌 제약회사조차 성공하지 못한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에 겁없이 뛰어든 국내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아델. 기존 알츠하이머의 주류 가설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타깃하는 것도 아니다. 창업과 투자의 길이 험난했을 것 같은 회사인데, 곧 임상까지 앞두고 있다고 한다. 궁금하던 차에 이 회사에 투자한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와 인터뷰를 했다. 당시 김 이사는 인터뷰에서 아델 투자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를 찾던 중 아델을 알게 됐어요. 윤승용 대표님에 대한 신뢰와 탄탄한 데이터가 뒷받침 되는 회사여서,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어요."
그의 말대로 전임상 데이터이긴 하지만 윤승용 대표는 자신이 제시한 가설에 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설명하려고 했다. 아델과 같이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알츠하이머 항체 의약품을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윤승용 아델 대표가 설명하는 글로벌 제약회사 동향과 그 속에서 아델만의 차별화 전략을 모두 들으니, 어느새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동향 논문을 읽는 듯 빨려 들어갔다.
그동안 알츠하이머치료제 개발은 근래 FDA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아두헬름)을 비롯해 뇌에 축적된 베타(β)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aggregation)을 막는 항체 개발이 주류를 이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타우(τ) 단백질 응집을 막는 전략으로 연구를 시작하셨나요?
"알츠하이머가 임상적으로 보고가 된 것은 100년도 넘은 일이에요. 임상적으로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정도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양상 간 상관관계(correlation)가 있는 것 같지 않았어요. 즉,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많이 축적 될수록 환자의 증상도 악화돼야 하는데,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제 중개연구 경험에 따르면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는 범위와 부위가 알츠하이머 증상을 나타는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제가 이런 판단을 할 당시도 주류는 아밀로이드 가설이었습니다. 당시 베타 아밀로이드를 많이 생성하게 하는 유전자 변이(mutation)가 보고되면서, 이 가설 분야의 연구는 탄력을 받았어요.
하지만 당시 같이 연구했던 지도교수님을 비롯해 아밀로이드 단백질 대비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할 때, 효과적이라는 실험 결과에 따라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연구를 시작했어요."
당시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연구 내용을 좀더 설명해 주세요.
"세포 실험에서 세포를 배양(cultrue)하면서 아밀로이드를 처리했을 때, 뉴런(신경세포 기본단위)이 안 좋아지거나 죽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의 신경세포에 아밀로이드를 처리(treat)해 봐도 뉴런이 죽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변이가 컸어요.
여러 연구 과정을 거쳐 결국 우리 연구실의 가설은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를 막는 것이었어요. 과인산화를 막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지만, 일단 인산가수분해효소(phosphatase)를 억제(inhibition)하면, 신경세포들이 100% 악화(degeneration)됐어요. 이런 결과를 통해 더욱 타우 단백질 가설에 집중하게 됐어요. 현재 아밀로이드 외에도 타우, 시뉴클레인(synuclein) 등 병리적 물질(pathogenic molecule)이 응집되면서 독성을 얻는다는 것에는 학계에서 동의합니다."
![아델의 타우 단백질 타깃 항체 의약품 후보물질 구조[출처=아델 IR 자료]](https://cdn.hitnews.co.kr/news/photo/202107/35272_39213_5617.png)
어떤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을 때 창업까지 결정했나요?
"케미칼 약물이 아니라 면역을 활성화(active immunizaiton)하는 방법으로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는 연구를 보고, 좀더 창업을 빨리 해서 연구에 속도를 붙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같은 접근으로 우리가 빨리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개발에 속도를 냈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면역치료(immunotherapy) 전략으로 항체 의약품을 개발해 보자는 전략을 세웠어요. 그 당시도 제가 첫 조교수로 임용을 받고, 연구실의 연구원 1~2명과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어요.
한정된 자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알츠하이머 신약을 개발하는 임상은 없었던 시절이었어요. 타우 단백질 중 정확히 어느 부위(site)를 타깃으로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요."
아델은 타우 단백질 중 아세틸화 된 부위를 타깃으로 한다고 들었어요.
"항체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항원결정기(Epitope)를 정해야 했어요. 앞서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가 주요 가설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렇게 알려지다 보니 논문도 관련 가설에 맞춰 인산화된 부위(physphorylated site)를 타깃으로 하는 접근법이 많았어요. 우리는 남들이 다하는 것보다 좀더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려고 했어요.
우선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가 알츠하이머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모릅니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이를 알아보려는 실험을 수행했어요.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된 부위(physphorylated site) 1곳 △아세틸화된 부위(acetylated site) 2곳 △쪼개진 부위(cleaved site) 1곳을 후보로 잡았습니다. 이를 타깃으로 타우 치매 생쥐의 면역반응을 활성화 시켰습니다.(active immunizaiton)
여러 시험 과정을 거쳐 타우 단백질의 아세틸화된 부위(acetylated site)를 타깃으로 한 항체가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아세틸화된 부위가 단순히 알츠하이머의 병리적 결과가 아니라, 원인으로 기여하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이를 타깃으로 한 항체를 개발했는데, 정확한 위치는 라이신(Lysine)의 280번째 사이트입니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현,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 과제로 선정됐습니다."
![아델의 보유한 타우 타깃 항체의 다른 항체 대비 경쟁력[출처=아델 IR 자료]](https://cdn.hitnews.co.kr/news/photo/202107/35272_39214_572.png)
현재 바이오젠, 로슈, BMS, 릴리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섰어요.
"우리가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임상은 없었지만, 아밀로이드 가설을 기반으로 한 임상결과에서 속속 실패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기초연구 쪽에서는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항체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죠.
해외에서 연구를 한 동료를 통해 타우 단백질 N 말단(N-terminal)을 타깃하는 항체 의약품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항체 의약품 후보물질이 후에 애브비에 기술이전됐다는 소식도 접했고요. 그 소식을 들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조금 의아했어요.
N-terminal은 특별히 병리적인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정말 치료적인 효과를 나타낼까 하는 의구심이었죠. 어쨌든 그들은 역분화줄기세포를 분화시킨 신경세포의 밖에서 검출되는 타우가 N-terminal fragment라는 점을 개발 근거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바이오젠, 애브비, 로슈 등이 N-terminal을 타깃으로 1세대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에 진입했어요. 반면 저는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할 때, 정상인도 갖고 있는 정상 타우가 아닌 치매환자에서 특이적으로 증가되며 병인으로 작용하는 타우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현재까지 N-terminal을 타깃으로 하는 회사 중 알츠하이머에 대해서 애브비, 로슈, 바이오젠 모두 임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유씨비제약이 N-terminal이 아니라, 타우 단백질의 미세소관 결합부위(MTBR; microtubule binding repeat) 근처 중간 영역(middle region)을 타깃해야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해당 후보물질은 현재 로슈로 넘어가 개발 중입니다."
타우 단백질의 MTBR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 신기합니다.
"타우는 생화학적(biochemicla)으로 분석해 보면, aggregation될 때, 반복된 도메인(repeat domain)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타우 단백질은 unfolded protein이라고 하는데, 구조가 일정치 않은 특성이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실이 나풀나풀 하는 듯한 형상으로 보이기도 하죠.
때문에 타우 단백질 응집체의 정확한 구조가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특징적으로 R1과 R2가 밖으로 노출돼 있고, R3와 R4는 겹쳐져 쌓여있는 형상입니다. 이렇게 타우 단백질의 정확한 구조가 밝혀지면서, 미세소관(microtubule)에 결합하는 도메인이 타우 단백질 응집의 핵심(core)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기반해 유씨비제약을 비롯해 다양한 회사가 타우 단백질의 MTBR을 타깃으로 항체 의약품을 개발 중입니다.
이와 함께 전측두엽 치매 환자에서 타우 돌연변이와 관련해 몇몇 mutation이 보고됐는데, 이중 라이신(K)이 없어진 것도 보고됐습니다. 즉, K를 없애니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는 것이었습니다. 동물모델에서 이런 결과가 입증됐어요.
저희가 타깃으로 하는 쪽으로 연구 흐름이 넘어오기 시작했어요. 280번째 라이신은 MTBR의 R2에위치하거든요. 그런 중에 버지니아대학교 연구팀에서 타우 단백질의 site 중 병증을 가진 환자에서 아세틸화(acetylation)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어요. 연구 결과를 보면 K의 아세틸레이션이 증가됐다는 병리보고가 있었고, 우리는 이런 결과들을 기반으로 개발에 나섰어요."
현재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MTBR을 타깃 삼나요?
"에자이, BMS(프로테나 후보물질 인수), UCB제약, 로슈 모두 이 곳 또는 그 근처를 타깃으로 항체 의약품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아델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타사 항체 대비 높은 효과를 입증한 전임상 데이터가 있나요?
"우리가 보유한 항체는 다른 회사들과 epitope가 겹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280번째 아세틸화 된 K를 타깃으로 항체를 개발 중입니다. 280번째 라이신이 아세틸화되면 타우의 응집과 전파가 확연히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당연히 글로벌 기술수출이 목표이기 때문에 경쟁 항체 대비 우월한지 직접 비교 실험을 진행해서 더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우선 저희가 보유한 항체(ADEL-Y01)의 메커니즘은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는 것을 억제하고 △타우 단백질이 퍼짐-증식(seeding-propagation)을 억제하며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타우 단백질을 식세포작용(phagocytosis)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스코텍과 손잡고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한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는 개발 경험이 있는 인력이 풍부한 편은 아닙니다. 레이저티닙을 비롯해 오스코텍은 임상승인계획(IND)과 임상시험 수행한 경험도 있고, CMC와 각종 비임상 GLP 독성 데이터를 갖춘 인력이 상당수 있는 곳입니다. 오스코텍 역시 우리와 함께 기존 저분자화합물에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단계로 넘어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술수출 시점은 언제로 보고 있나요?
"몇몇 아밀로이드 임상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타우 단백질 타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자체 개발보다 외부 파이프라인을 들여오는 전략을 구사했어요. 만약 우리도 좀 더 속도를 냈더라면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MTBR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 의약품 후보물질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N-terminal 파이프라인을 실패한 빅파마들이 다른 타우 에피토프를 타깃하는 항체를 라이선스인하고자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시장 상황에 맞춰 지금부터 임상 1상 혹은 임상 2a상에서 바이오마커 등을 기반으로 임상을 진행 한 뒤까지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후속 파이프라인은 있나요?
“신경계(CNS) 질환을 기반으로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ApoE4 타깃 파이프라인과 aging과 연관된 b2m(beta-2-microblobulin) 타깃 파이프라인이나 오토탁(AutoTac) 파이프라인이 있습니다."
연구 이야기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쭉 듣다보니, 대표님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시는 것같아요. 새로운 연구주제와 교수 창업 등 투자받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투자자들을 설득하셨나요?
"우리가 세운 가설에 동의를 하지 않은 분도 물론 있었고, 현재 투자자분들은 감사하게도 동의해 주신 분들이죠. 신약개발에 정답을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누가 알겠어요. 저는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고 반론을 끊임없이 제기했던 투자자 분들의 의견도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우리가 세운 가설이 과학적으로 합리적이지만, 투자자 관점으로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을 판단하겠죠. 분명 어떤 투자자에게는 교수 창업이 약점으로 느껴지기도 할 것이고요. 이런 약점을 보완해 나가기 위해 현재 업계 분들에게 많이 배워가고 있고, 좋은 분들을 모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