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
"기술이전보다 파트너십 표현이 적절…파트너십서 학습해야"
"M&A 등 통해 글로벌제약회사로 거듭나는 모습 보여줄 것"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보다 파트너십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경험이 풍부한) 곳에 단순히 돈을 받고 기술을 넘기는 행위가 아니라, 상대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신약개발 과정을 배워나가는 것이지요. 일종의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제약회사와 '기술이전'이라는 모델을 제시할 무렵 2013년 동아에스티는 노바티스에서 풍부한 신약개발 경험을 쌓은 윤태영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한다. 혹자는 윤태영 박사를 동아에스티에 '혁신신약연구'의 문화를 도입한 사람'으로 일컫는다.
글로벌제약회사와 국내 전통제약회사를 거쳐 바이오벤처에서 또 다시 '혁신신약개발'이라는 돛을 올린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를 만나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왜 안정적인 제약회사 중앙연구소를 뒤로 하고, 벤처로 옮겼는지'를 시작으로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와 그 속에서 오스코텍의 역할을 묻는 질문으로 이어나갔다. 인터뷰 내내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1. 혁신신약 꿈을 품은 윤태영 박사의 이야기
혁신신약 개발의 꿈, 언제부터 꾸셨나요?
유기화학 합성을 공부하고, 처음 취업한 회사는 미국 바이오벤처 뉴로젠이라는 곳이에요. 지금은 폐업한 곳인데요, 한 때 최대 250명 규모의 인력이 일한 바이오벤처로 의약화학(medicinal chemistry) 분야에 몸 담았죠. 당시만 하더라도 혁신신약 개발의 꿈이 있었다기 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프로젝트 업무를 보는 것이 전부였죠.
그러다 노바티스로 자리를 옮겼는데, 지금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당시 노바티스 신약개발 연구를 주도하셨던 분이 하신 말씀 중 '약물 발굴은 타깃 검증이다(drug discovery is target validation)'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어요. 2000년대 초반인데, 노바티스 신약개발의 큰 그림을 응축한 표현이었죠.
'drug discovery is target validation'이라는 말을 풀어서 설명해 보면 이렇습니다. 신약개발이란 특정 타깃을 건드리면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로 부터 시작해 이를 비임상과 임상을 통해 검증해 나가는 것이거든요. 지금이야 당연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제가 한국에 들어왔을 초창기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신약개발 과정에는 이런 관점이 크게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업계 분들이 대표님을 혁신신약 전도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유가 있었군요.
당연한 이야기를 한 것 뿐인데, 어느새 한국에서 혁신신약 전도사처럼 돼 있더군요.(웃음) 저는 뉴로젠과 노바티스를 거치면서 주로 신약개발 초기 연구를 많이 했어요. 특히 노바티스에 가서야 비로소 신약개발의 시야를 넓히게 되면서 점점 창업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이런 꿈을 꾸며 뉴로젠이 왜 망할 수 밖에 없었는지 깊이 생각해 보기도 했고요.
뉴로젠은 왜?
신약개발은 타깃검증이라는 논의의 연장선에서 말씀드려 볼게요. 궁극적으로 회사와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는 타깃(target)입니다. 어떤 타깃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요. 뉴로젠은 매우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였어요. 어느 타깃이든 좋은 물질을 빠르게 잘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기술과 역량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깃 가설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번번이 임상에서 실패를 하게 되었죠. 물론 뉴로젠이 집중한 뇌신경질환 분야 자체가 그 당시 (어쩌면 아직도) 타깃 중심으로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질환영역이기도 합니다. 결국 신약개발에는 기술보다 어떤 타깃으로 시작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뉴로젠을 깊이 생각하다 보니, 아직 제가 창업을 시도하기에는 타깃과 질환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당시 생물학(biology) 공부를 뒤늦게 시작했어요. 의약화학(medicinal chemistry)과 생물학을 같이 공부하다보니, 'drug discovery is target validation'이라는 명제가 더 명확하게 다가오기 시작하며, 혁신신약의 꿈을 키워나갔죠.
#2. 동아와 오스코텍에서 배운 기술이전의 목표의식
동아에스티 중앙연구소는 인프라도 괜찮고 탄탄했을텐데 벤처로 옮기셨어요.
창업주인 김정근 오스코텍 회장님과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었어요. 어느 날 술잔을 기울이며, 저에게 오스코텍으로 오라는 제안을 주셨는데,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한데 반복적으로 제안을 하시니, 저도 고민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연구 측면에서 벤처의 장단점도 좀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됐어요. 전통제약회사와 벤처 사이에 서로 다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벤처는 기업의 기본적인 방향성과 우선순위에 있어서 '국내 시장에서 매출에 대한 기여'라는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이 글로벌 경쟁을 목표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측면이 강점으로 다가왔어요.
특히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을 포함해 이미 다수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었고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이 회사의 전부라는 점이 제가 추구하는 바와 더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최근 벤처도 자금조달이 원활해 지면서, 전통제약회사와 비슷하게 연구환경이 조성됐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맞아요. 최근 5년 사이 바이오벤처들도 자본이 풍부해 지면서, 충분한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요. 자체적으로 초기 개발단계를 거쳐 직접 글로벌제약회사에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할 수도 있게 됐고요.

일반화 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현재 국내 바이오벤처가 현실적으로 어느 단계까지 연구개발(R&D)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봐야 할까요?
사례 별로 매우 다를 겁니다. 오스코텍과 제 경험에 비춰 이야기해 볼게요.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의 경우 이미 오시머티닙(상품명 타그리소)이 앞서 나가고 있었고, 이를 추격해야 하는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혹은 베스트인클래스(best in class)였어요.
이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시머티닙 대비 차별점을 보여줘야 했고, 이런 경우 개발사에서 임상시험 데이터를 갖추고 있어야지만 라이선스 아웃을 할 수 있었어요. 국내 개발사가 자체 임상시험까지 진행해야 하는 것이죠.
(권리를 반환받기는 했지만) 동아에스티는 2016년 애브비에 MerTK 저해제 후보물질을 라이선스 아웃했어요. 이 프로젝트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로써, 가설 자체에 대한 검증이 좀더 필요했지만, 어느 정도 도박을 걸어볼만한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있었어요. 동물실험에서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 개념입증(POC) 데이터만으로도 기술이전이 가능했죠.
결국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이라면 전임상 POC만으로도 기술이전이 가능하고, 베스트인클래스라면 임상 POC를 통해 가치를 올려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운도 많이 따라야 하고요. 타깃만으로 글로벌 회사들의 관심은 끌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물질 자체의 경쟁력과 차별성이 거래(deal)를 성사시키는 요인입니다. (사례가 많지 않지만)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는 이런 경험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라이선싱 혹은 기술이전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그보다는 파트너십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생각해요. 라이선스 아웃은 단순히 물건을 팔듯이 프로젝트와 돈을 맞바꾸는 행위가 아니라, 파트너링을 통해 우리가 부족한 신약개발 역량을 배워나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심지어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고요. 쉽게 말해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죠. 단순히 기술이나 물질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약개발 실패 위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그들의 경험의 배울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측면에서 초기 라이선스 아웃은 우리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솔직히 기술이전을 개발역량이 뛰어난 회사에 물질이나 플랫폼을 넘기는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물론 계약조건 별로 다를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계약을 진행할 때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임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술이전을 위한 기술이전이 되지 않기 위해선, 단기적인 계약금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업프론트를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개발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계약서 상에 공동연구 여부와 정보 공유 조항도 세세하게 따져봐야 하고요.
실제로 동아에서 기술이전 했을 당시에도 공동연구에 공을 들였어요. 애브비와 약 2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매달 미팅을 진행하며 어떤 실험과 연구가 진행되는지 정보를 공유했어요.
어떤 효능과 독성실험을 통해 최종 후보물질을 결정하는지,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후 공동연구가 끝난 이후에 전임상 단계에 진입했을 당시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받았고, 임상 전략, 바이오마커 등에 대해서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어요.
![오스코텍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출처=오스코텍 IR 자료]](https://cdn.hitnews.co.kr/news/photo/202111/36872_42287_4931.png)
#3. 윤태영 대표가 오스코텍에서 그리는 신약개발 청사진
레이저티닙은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의 모범 사례 잖아요.
오스코텍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정형화된 오픈이베이션 전략은 없어요. 다만 신약개발 주기별로 빈 부분을 채워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고려하고 있어요. 지난해, 제가 합류하기 전 오스코텍은 최근 수년 간 임상과제에 집중하느라고 초기 디스커버리 단계 과제가 거의 없었어요. 합류 이후 초기 파이프라인 토대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이 프로젝트들이 궤도에 올라 전임상 단계에 도달하려면 일러도 3~4년은 걸릴 것입니다.
이런 임상 과제와 초기 디스커버리 과제 사이의 간극을 메꾸기 위해서 파트너십을 맺을 회사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아델(Adel)과 항체 기반 뇌질환 신약개발 파트너링도 이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아델과 맺은 파트너십 역시 단순하게 물질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공동개발을 통해 저희도 항체 의약품 개발 역량을 축적한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아델과 협업하는 ADEL-Y01은 어떻게 협업하게 되셨어요? 오스코텍은 그동안 합성의약품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항체 의약품 회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수 년 내 레이저티닙의 마일스톤 및 로열티 등으로 적지않은 규모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유입된다고 가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R&D 측면에서 팽창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분자의약품(small molecule) 위주로 개발해 왔지만, 혁신신약개발에서 모달리티, 즉 생물학제제와 저분자화합물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특히 항체는 이미 의약품 시장에서 주류(main stream)로 자리잡았어요.
이런 상황에서 오스코텍이 항체 의약품 개발로 확장한다고 했을 때, 아델과 협업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질환 면에서도 기존 항암제와 면역질환에서 퇴행성뇌질환(neourodegenerative disease)까지 확장할 수 있는 것 역시 의미가 있고요. 결국 모달리티(modality)와 질환 영역 모두에서 아델은 저희 R&D 확장 전략과 맞아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기점으로 스케일업(scale up)하는 오스코텍 3.0 비전을 밝히셨는데요. 비전에는 무엇이 담겼나요?
오스코텍은 창업 후 첫 10년은 척박한 국내 바이오 환경에서 연구기반을 닦았고, 그 다음 10년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제노스코를 설립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이 당시 결실로 레이저티닙을 발굴해 내 라이선스 아웃을 하고 지금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죠. 이런 결과로 이제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습니다.
오스코텍 3.0의 핵심은 향후 10년 간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self-sustainable) R&D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몇 년 안에 글로벌 신약을 내 놓겠다는 다소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한 수익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서 외부투자 없이도 자체적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IR자료 중 LMW(저분자화합물) Drug Discovery 장표가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회사에서 못 보던 장표였거든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저희의 기반기술 구축에 대한 장표를 말씀하시네요. 근래 들어 바이오신약에 대한 관심이 전통적인 저분자화합물, 즉 합성신약을 압도하고 있지만 합성신약은 변함없는 신약의 주류이고 사실 그 안에서도 대단히 큰 발전과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모든 과제의 핵심적 출발점인 유효물질(HIT) 발굴 방법의 고도화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즉, 주어진 타깃의 활성만을 측정하는 생화학적 스크리닝 방법을 넘어 화합물과 타깃 단백질의 직접적인 결합을 측정하는 생물리학적 스크리닝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수많은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NA targeting, allosteric modulator, PPI inhibitor, PROTAC, molecular glue, 등등).
이러한 배경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오스코텍은 현재 완전히 새로운, 이른바 'undruggable' 타깃 클라스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타깃 결합 물질(binder)을 초고속으로 검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스크리닝 기술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여쭤볼게요. 세비도플레닙(SKI-O-703)이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인데요, 구체적인 임상 계획과 해당 약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이 물질은 퍼스트인클래스로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글로벌제약회사들이 SYK 저해제(inhibitor) 프로젝트를 접었고, 현재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포스타마티닙(fostamatinib)이 있습니다. 이 약물의 경우 사실 인산화효소 선택성(kinase selectivity)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다시 말해 순수한 SYK 저해제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우리가 개발 중인 세비도플레닙(cevidoplenib)은 매우 선택적(selective)인 SYK 저해제로서 차별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순수한 SYK 저해제로는 유일하게 임상을 진행 중인 퍼스트인클래스인 셈이죠.
아쉽게도 연초에 발표한대로 류마티스관절염(RA) 임상 2a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현재 면역혈소판감소증이라는 희귀질환으로 2상을 진행 중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적응증으로 새로운 임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RA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죠. 해당 결과에 대한 원인 분석은 모두 마치셨나요?
우리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현재 표준치료제인 메토트렉세이트(MTX)와 생물학적제제에 모두 반응하지 않은 환자군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환자군을 모집한 이유는, RA 치료제 시장이 매우 크긴 하지만, 이미 다양한 치료제가 출시돼 있으며 이미 확립돼 있는 표준치료법의 순서를 역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RA 치료제 시장에 새로 진입하기 위해선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효능이 있어야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행한 임상에서 중등증(moderate) 환자군에서 기존 약제가 안 듣는 환자군에서는 유의미한 효능 데이터가 도출됐습니다. 물론 이런 분석은 후향적(retrospective) 분석이기 때문에, 이렇게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임상전문 컨설턴트와 논의 중입니다.
이번 임상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결론은 세비도플레닙이 기존 약제가 듣지 않으면서도 아직 증상이 심하지 않은 중등증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즉, 이미 관절 조직의 손상 등이 진행된 중증환자에게 SYK 저해제는 효과가 없지만 거꾸로 아직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기존 치료제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류마티스관절염 진행과정에서 SYK 라는 타깃의 생물학적인 기전적 역할과 아주 잘 부합하는 관찰이고, 그만큼 우리는 세비도플레닙의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입증했다고 생각합니다.
연초에 임상 2a상 결과를 발표했을 때 많은 언론에서 '실패'라고 표현했지만, 우리는 이 임상을 통해 많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향후 개발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를 더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임상 2a상은 POC 성격의 임상이고 이는 약물의 개발 방향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한 임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저희 내부적으로는 크게 성공적인 임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ITP 2상 임상 현황과 향후 개발계획은 어떤가요?
기전적으로 봤을 때 류마티스관절염보다 현재 2상을 진행중인 면역혈소판감소증에서 SYK의 역할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만큼 우리 약물의 효과가 더 확실하게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임상은 환자 60명 모집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45명을 모집했습니다. 아직 맹검(blinded) 상태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많은 환자분의 혈소판 수치가 크게 상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임상 결과에 대해 매우 희망적인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 외에 알려진 자가면역질환만 100여가지 이상입니다. ITP 와 마찬가지로 SYK 저해제가 기전적인 적합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미충족 수요가 크고 어느 정도 시장성을 가진 신규질환을 검토 중이며 내년 중에 새로운 임상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FLT3/AXL을 타깃으로 하는 SKI-G-801의 임상 개발 전략도 설명해 주세요.
SKI-G-801은 처음 FLT3 저해제로 FLT3 돌연변이를 갖는 급성골수백혈병 (AML)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됐고 이제 거의 완료되어 가고 있습니다. 1상은 안전성과 용량 결정에 초점을 맞춘 임상이고 이를 통해 충분한, 어쩌면 예상을 뛰어넘는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나아가 지금까지 투약한 14분의 환자 중 실제 저희가 타깃하는 FLT3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서는 유의미한 효능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아쉬운 점은 이 임상이 정맥주사 제형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고, 이번 임상이 완료되면 경구형 제제로 바꾸어 개발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SKI-G-801은 AXL이라는 타깃도 매우 효과적으로 저해한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고형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로도 개발 중입니다. 동물실험 등을 통해 대단히 우수한 항암면역효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는 지난 2년에 걸쳐 미국암연구학회(AACR) 학회등에서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지난 달 국내 식약처에 임상개시 허가를 받았고 다음 달 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대해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서 오스코텍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국내 기업 중에서 혁신신약으로 승부하고 경쟁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제약회사가 나온다면, 기존의 전통제약사 보다 바이오벤처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바이오벤처는 태생부터 글로벌 경쟁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고, 이를 위한 문화와 환경을 갖추려 노력하기 때문이죠.
이런 꿈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바이오 기업 중 하나가 오스코텍이라고 봅니다. 오스코텍은 글로벌 시장의 변두리가 아닌 혁신신약이라는 메인 스타디움에서 경쟁할 것입니다. 오스코텍은 실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궁극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연구개발부터 판매와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글로벌제약회사로 성장한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성장 자체가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서 좋은 본보기(role model)이자,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