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클 출범 기념 심포지엄
고종성·권세창 대표의 '성공과 실패를 통한 신약개발 전략'
"라이선스 아웃은 (신약개발의) 시작입니다. 많은 경우 (기술이전 된 물질이) 반환(resturn)되는 사례가 절반입니다. 이런 성공과 실패를 아울러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신약개발의 험난한 여정에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권세창 한미약품 대표)
"겁 먹지 맙시다. 로슈의 최고경영자는 '연구(research)는 규모(scale)의 경제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경제'라고 말했습니다. 제대로 협업만 한다면, 우리도 유수의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하지 못하는 연구 영역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고종성 제네스코 대표)
LG생명과학의 팩티브, 한미약품의 글로벌 제약회사를 상대로 한 기술이전, 레이저티닙(렉라자)의 협업모델을 통한 개발 전략,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시장 진출 등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험난한 여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일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본관에서 '국내외 신약개발 현황과 민간 클러스터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제1회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출범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신약개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한 한미약품의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와 레이저티닙 발굴의 주역인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히트뉴스는 두 연자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국내 신약개발 전략을 정리했다.

권세창 대표
"반환된 물질, 적응증 확장 등으로 개발 전략 수정 가능"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 글로벌 제약회사의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의 포문을 연 한미약품은 반환된 물질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 권 대표는 기술이전 한 물질의 반환에 대해 크게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부분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 문제보다 상대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라이선스 아웃을 해서 돌아온 물질이 절반입니다. 물론 돌아오더라도 그동안 진행된 임상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은 있으나, 경쟁 약물들과 개발 속도 면에서는 일부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반환된 물질이 과학적인 데이터 측면에서 문제가 있기 보다는 상대회사(글로벌 제약회사)의 개발 전략에 따라 이뤄지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 대비해 한미약품은 적응증 확장 전략 등을 활용합니다."
권 대표의 발표처럼 현재 한미약품이 로슈·제넨텍과 공동개발 중인 고형암 타깃 항암제 후보물질 '벨바라페닙(Belvarafenib)'에 대해서 암종과 적응증 확장 전략으로 유기적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다.
"2016년 시작된 벨바라페닙 임상의 경우 제넨텍에서 임상을 진행하지만, 적응증 확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연구 전략은 설사 해당 후보물질이 반환돼 돌아오더라도, 경쟁자들보다 앞선 적응증 확장 전략으로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 아웃을 선도한 한미는 반환된 물질의 전략을 바꿔 다시 글로벌 제약회사에 기술이전 한경험도 축적했다. 지난해 8월 MSD에 기술이전 한 물질 'HM12525A’(Efinopegdutide)'이다. 이 물질은 앞서 얀센에서 기술이전 돼, 반환된 물질이다.
"HM12525A’(Efinopegdutide)는 얀센이 기술이전 해 약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며 1000억원 투입된 물질입니다. 두 회사가 목표로 잡은 TPP(Target Profile Product)를 모두 충족했지만, 얀센의 대사질환 사업 철수로 인해 반환돼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자체 하위분석을 통해서 이 물질이 당뇨와 비만 외에도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 다른 대사성질환에도 효능이 있을 것임을 MSD에 제시했습니다. MSD가 그 가능성을 인정해,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2상을 시작할 것입니다. 결국 사람(Human) 데이터를 잘 정립해 파트너 회사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는 비단 mRNA라는 새로운 모달리티의 등장뿐만 아니라, 국내 신약개발 연구 생태계에 좋은 기회라고 말하는 권 대표. 최근 기술이전 트렌드는 국내 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제약회사는 우리나라와 달리 방역에 어려움을 겪어 연구센터를 운영하지 못 하는 공백기를 1년 여 간 겪었습니다. 우리는 연구 생산성 측면에서 1년을 번 셈입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겪은 연구 공백기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수요는 있습니다. 분명 우리에게 1~2년은 좋은 기회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전과 달리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전임상 등 초기 단계 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종성 대표
"신약개발 협업 시작은 임상의 미팅부터"
비소세포폐암에서 동양인이 가장 높은 비율의 변이를 가진 EGFR 타깃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의 시작은 임상의들을 만나 임상현장의 언멧니즈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고 대표는 이재철 아산병원 교수,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교수,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와 유기적인 협업으로 레이저티닙 연구와 개발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레이저티닙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앞서 논문을 토대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관련) 임상의들을 찾아 뵙고, 임상 현장에서 원하는 약물이 무엇인지 파악했습니다. TPP를 명확히 정의하고, 협업을 통해 달려갔는데요, 가장 중요한 뇌에 약물이 들어가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뇌를 투과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제노스코가 개발한 플랫폼 'G-SMART'을 통해 발굴했지만, 혈뇌장벽(BBB)을 투과할 수 있는지 검증할 수 없었다. 이때 이재철 아산병원 교수의 도움으로 레이저티닙은 BBB를 투과해 효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
"아산병원 이재철 박사팀은 계약서도 없이 실험에 임해 주시면서, 레이저티닙이 BBB를 통과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레이저티닙이 뇌에 들어가 용량 의존적으로(dose-dependent)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이것이 전체 생존기간을 늘린다는 결론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POC(proof of concept)를 입증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난 뒤에는 개발(development)을 할 파트너와 협업이 중요한데, 이 때 고종성 박사는 오스코텍, 유한양행, 조병철 박사와 손을 잡는다. 각 유전자 변이에 대한 연구와 함께 앞서 개발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비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개발 전략을 세운 것이다.
"조병철 박사, 유한양행과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섰습니다. 이미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가 있었기 때문에, 개발 전략에서 타그리소 대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우위를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1차 치료의 유용성과 잘 밝혀지지 않은 변이(mutation)에서 효능을 입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세포실험(cell line)에서도 타그리소 비교하는 실험을 병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BBB 투과율, 병용전략 등을 통해 다시 얀센과 손을 잡고 글로벌 임상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