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릴레이 기획 |
이강수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대표

"시드라운드부터 상장 이후까지 전주기 투자"
"기업당 60억원~100억 가량 투자할 예정"

"다음달 중순 1600억원 이상 규모로 결성되는 뉴딜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대펀)를 맡게될 예정입니다. 이 펀드는 바이오·헬스케어 등 뉴딜 분야 성장기업에 중점 투자됩니다. 규모가 있는 펀드이기 때문에 60억원~100억원 규모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의 핵심인 차별화된 기술이 적용된 후보물질이나 플랫폼을 보유한 곳이 대상이 될 겁니다."

곽상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전무에게서 릴레이 인터뷰이(interviewee)로 이강수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대표를 추천 받아 서너차례 미팅을 했다. 그는 언론 노출을 망설이면서도 국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으로 기자의 다양한 질문에 세심하게 답변을 해 주며 네 번째 만에 인터뷰에 응해줬다.

어렵게 성사된 인터뷰인 만큼 이강수 대표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대표로서 큰 규모로 결성된 뉴딜펀드의 따끈따근한 소식을 선물했다. "국내 과학(science)의 미래가 밝다"고 말하는 이강수 컴퍼니케이 대표를 만나 20여년간 투자 경험을 통해 축적한 통찰력 깊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국내 과학(science)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는 이강수 컴퍼니케이 대표를 만나 20여년간 투자 경험을 통해 축적한 통찰력 깊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국내 과학(science)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는 이강수 컴퍼니케이 대표를 만나 20여년간 투자 경험을 통해 축적한 통찰력 깊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승진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첫 질문을 놓고 고민이 있었는데요, 20년 이상 투자업계에 몸 담으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보통 100여개 회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면 한 두곳의 회사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99~98개 회사에게 투자 거절 의사를 밝히는 쏘리레터(sorry letter)를 보낼 때, 가장 힘들죠. 사무적으로 명확한 의사만 밝히는 메일을 보낸다면 편하겠지만, 사람 관계가 그렇지 않잖아요. 설사 그 당시 투자를 할 수 없더라도, 어떤 인연으로 다시 만날지 모르고요.

특히 한 두번 만난 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것이 많이 힘든 편은 아니에요. 최종 투자심의위원회(투심)까지 올라갔다가, 투자가 좌절되는 경우 가 정말 고통스럽죠. 어떨 때는 제 개인 자금을 투자하고 싶을 정도로 거절 의사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있어요.

 

공감합니다. 새로 결성되는 뉴딜펀드를 알고 싶습니다.

다음달 중순에 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뉴딜펀드는 1600억원 이상 규모로 결성될 예정입니다. 제가 대펀을 맡게됐고, 우리회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펀드입니다. 주요 투자 분야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등 뉴딜분야 입니다.

뉴딜펀드는 꽤 규모가 있기 때문에, 한 회사에 60억원~100억원 규모로 투자할 예정이고, 기업 초기단계부터 성장단계 전주기에 걸쳐 여러 차례 투자를 진행할 것 입니다.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자본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심사역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칫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그동안 해왔던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투자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투자 기조가 궁금합니다.

얼마전 상장한 지니너스의 경우 박웅양 교수님을 창업 전부터 알고 있었죠. 삼성융합의과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처음 뵈었는데요, 이후 삼성서울병원 창업심의원회 심의에도 참여하고 법인 설립 전부터 이런 연을 이어 여러차례 투자했어요. 이처럼 시드투자부터 상장 이후에도 전 주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투자 기조입니다. 안트로젠의 경우 상장 이후에도 세 번의 투자를 했고, 고바이오랩은 시리즈 A부터 매 증자 라운드에 함께 했어요. 최근에 한번 더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처럼 상장 이후에도 투자를 단행하려면 규모있는 펀드를 운용해야 합니다. (현 투자 환경에서는) 초기기업만 투자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작은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VC로서) 경쟁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최근 시드투자를 하려는 자본이 늘었고, 심지어 VC뿐만 아니라 엔젤투자자와 개인투자조합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드(seed) 라운드에서 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좀더 수월해졌습니다만, 벤처가 시드라운드 때 자본유치에 급급해 성장단계 자금조달기회를 놓치기도 하는데, 성장 전주기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창업초기부터 만나야 합니다.

 

뉴딜펀드는 어떤 바이오벤처에게 투자될까요?

바이오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씨앗에 해당하는 '기술'입니다. 신약개발로 한정하자면, 차별화된 물질이나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확실한 기술(혹은 사이언스)을 차별하거나,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해야 합니다.

 

최근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창업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오히려 시드라운드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그 이후가 문제죠. 실험실(wet lab)을 꾸리거나, 유능한 인재를 뽑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 충분한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요즘 벤처뿐만 아니라 대기업조차 인재를 직접 찾아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가 펀딩도 제대로 안 되고, 체계조차 없다면 인재유치는 더욱 어려워 질 것입니다. 결국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유치해야 유능한 인재를 뽑고, 벤처도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되겠죠.

 

이강수 대표의 노트북에는 투자한 회사의 로고 스티커가 빼곡히 붙어있다. 대표 승진을 축하하는 다양한 화환들이 이 대표의 집무실을 한층 더 생기있게 해 주는 모습이었다. 
이강수 대표의 노트북에는 투자한 회사의 로고 스티커가 빼곡히 붙어있다. 대표 승진을 축하하는 다양한 화환들이 이 대표의 집무실을 한층 더 생기있게 해 주는 모습이었다. 

 

20여년 투자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본 지점은 무엇이죠?

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사이언스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R&D) 기업이기 때문이죠. 바이오벤처의 근간은 사이언스라고 봅니다. 객관적인 지표로 설명할 순 없지만, 우리나라 인재들이 바이오 분야로 모이고 있습니다. 인재가 모이니 자연스럽게 R&D 수준도 올라갑니다.

정부 연구지원비가 어디가 있는지 모른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엄연한 사실은 한해 30조원 가까운 자본이 기초연구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출범한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도 초기 과제에 큰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고요.

 

바이오 산업의 성장통으로 볼 수도 있지만, 비상장 투자환경은 좋아졌는데 코스닥 상장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2015년의 한미약품이나 2018년 레이저티닙의 기술이전처럼 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성공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봐요.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수 도 있으나, 미래는 밝다고 봅니다. 사이언스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고, 인재들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우리와 같은 심사역이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해야겠지요. 좋은 기업을 찾아 적재적소에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규모 있는 펀드를 운용할 있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저는 뉴딜펀드를 통해 이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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