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잦은 이직에, 정부 기업 등 비약사로 대체 모색

'병원약사회 같은 유형'의 '제약산업약사회'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의 권익을 집중 마크하고 직무 발전을 이끌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산업 현장 약사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대한약사회가 산업약사회 출범을 '이해상충'으로 판단할 공산이 커 제약산업약사회 출범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약사회가 대외 대표성 및 협상력 약화, 회비 및 연수교육비 수익 감소에 따른 회세 위축 등을 내세워 부정적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약사미래발전연구원(원장 이범진) 산업분과(위원장 황상섭)는 7일 오전 지오영 대회의실에서 제약회사 근무약사 등 40명의 약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약사 위상 정립을 위한 준비 포럼'을 열고 '제약산업약사회'를 출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왜 산업약사회 출범이 필요한가

황상섭 위원장은 '제약산업 약사의 현 상황, 산업약사회 필요성'이라는 발제에서 "제약산업 종사 약사의 직무발전과 권익을 대변할 제약산업 약사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작년 바이오의약품제조기사, 바이오의약품 제조산업기사, 의약품제조기사, 의약품 제조산업기사 등 고용노동부가 비약사의 제약분야 국가자격 신설 추진과 이를 차단한 사례로 들며 제약산업약사회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타 전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잦은 이직의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하려 노력하는 것도 전담 조직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약사회 업무는 개국약사 중심이어서 제약산업 약사간 정보 교류나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의사 진출 증가와 역할 강화, 유사 제약학과(제약공학과, 제약생명공학과), 수의사, 한약학과, 생명과학부 졸업생들의 진출에 따른 산업내 약사 입지 축소 등의 광범한 문제를 현 시스템으론 감당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의사들은 1995년부터 한국제약의학회 만들어 의사 인력의 제약산업으로 확장성을 강화하고 제약 산업 인재들을 육성하는 반면 약사사회의 노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외부 인사의 발표 내용도 황 위원장의 문제인식을 뒷받침했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최인숙 박사가 '약사의 역할과 역량'이라는 제목으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제약회사 등 조직에서 일하는 약사들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그는 조직에서 일하는 약사들을 인터뷰 해보니 맡은 일 열심히 해 승진할 줄 알았는데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더라, 동일 업무 동료약사들과 주로 소통한다와 같은 문제점이 있었다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잦은 이직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안에서 약사가 역할과 역량을 발휘해 주요 인물로 성장하려면 '스페셜리스트이자 제너널리스트가 돼야하는데 적지않은 약사들이 스페셜리스트에 같혀 있었다고 말했다. 간극을 채워줄 멘토가 부재했다고도 했다.
제약산업약사회, 어떤 모습일까

김상기 부위원장은 '산업약사회 설립에 관한 기본 연구' 발표에서 "대한약사회 산하 산업약사지부를 둘 수도 있겠으나 궁극적으로 한국병원약사회처럼 별도 조직, 인력 및 재정을 운용하는 비영리 단체가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김 부위원장은 별도 단체 설립을 전제로 현행 회비납부 체계를 변형한 여러가지 안을 소개하면서도 대한약사회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별도 사단법인 설립 때 대한약사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예민해 한 것이다.
산업약사회 설립 목적으로 산업약사의 역량 강화, 직무개발 및 직무교육, 권익증진 등을 제시했다. 전체 약사 직능의 미래 진로를 위해 '약사만의 영역에서 비약사로 전환'되는 것을 차단하면서 기존 영역 약사들이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한다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