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세라, 마운자로·위고비 뛰어 넘을까
다누글리프론 실패한 '화이자' vs. 릴리에 쫓기는 '노보'

화이자가 자사 인수 계약을 가로챘다며 노보 노디스크와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3일(현지시간) 미 연방법원에 접수된 이 소송에서 화이자는 멧세라와 약 73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나, 노보 노디스크가 이후 더 높은 금액(최대 90억달러)을 제시하며 계약을 뒤집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적 분쟁은 단순한 거래 갈등을 넘어, 비만 치료제 시장의 향후 주도권을 가를 기술 경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분쟁 대상인 멧세라의 기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환자 유지율 높일 '월 1회 투여ㆍ낮은 부작용'
멧세라가 시장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현재의 비만 치료제들이 가진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투여 주기'과 '효능·안전성 개선'이다.
멧세라의 MET-097i는 GLP-1 유사체 계열의 약물로, 현재 주 1회 투여가 표준인 시장에서 월 1회 투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방식은 주사 횟수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주사에 대한 부담과 투여 일정 관리의 불편함을 줄여 장기 복용 시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장기 복용이 필요한 비만 치료제의 특성상 투여 간격의 확대는 환자 유지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임상 2b상 결과에서 MET-097i는 최대 14.1%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 릴리의 마운자로(약 20%)나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약 15%)와 유사한 수준의 효능을 기록했다. 효능을 유지하면서 투여 주기를 4배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멧세라의 또 다른 자산인 아밀린 유사체 'MET-233i'도 기술적 가치가 높다. 아밀린은 인슐린과 함께 분비돼 식욕 조절과 위 배출 지연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GLP-1 작용제와 병용 시 체중 감소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이 기전은 기존 GLP-1 약물의 한계로 지적돼온 위장관 부작용(메스꺼움, 구토 등)을 줄이면서 지방 중심의 체중 감량을 유도해 근육 손실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효능뿐 아니라 복용 지속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기대되는 약물이다.
결국 멧세라의 기술은 '투여 편의성'과 '안전성 향상'이라는 두 방향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다. 이 조합은 기존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지점이다.

화이자의 재도전, 노보의 방어전
두 회사가 같은 기술을 두고 법정 다툼까지 벌이는 배경에는 각자의 절박한 이유가 있다.
화이자는 지난해 경구용 GLP-1 약물 다누글리프론 개발을 중단했다. 위장관 부작용과 복용 편의성 문제(하루 2회 복용)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화이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이 지연됐고, 경쟁사 대비 기술적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멧세라 인수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수단으로 해석된다. 이미 임상 2상 단계에서 검증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실패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복귀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이자에게 멧세라는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비만 치료제 시장 재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화이자는 실패한 자체 파이프라인을 외부 기술로 보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데이터는 릴리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준다. 마운자로는 임상적으로 위고비 대비 더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으며, 매출액과 성장률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미국 시장 신규 처방의 70% 이상을 장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보가 멧세라의 기술을 확보하면, 월 1회 투여라는 편의성과 복합 기전을 바탕으로 릴리와의 경쟁 구도를 재정비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이번 법적 분쟁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이 과거에는 체중 감소율과 같은 '효능'이 주요 경쟁 요소였다면, 이제는 투여 편의성, 부작용 관리, 장기 복용 가능성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제약사가 자체 연구개발의 한계를 외부 기술 확보로 보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혁신적 플랫폼을 보유한 중소 바이오 기업에 대한 인수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관련기사
- 멧세라 인수전 법적 공방으로 ... 화이자, 계약 위반 소송 제기
- 화이자, 노보의 멧세라 인수 제안에 "무모하고 불법적 시도"
- 노보, 멧세라 인수전 참전… 화이자와 '비만 치료제 패권' 경쟁
- 화이자, '멧세라' 인수... 디앤디파마텍 기술이전 파이프라인도 주목
- 화이자, 비만치료제 개발 '멧세라' 73억달러에 인수 검토
- 화이자, 멧세라·노보 상대로 반독점 2차 소송 제기
- 노보, 멧세라에 100억 달러 인수 제안..."화이자보다 우월"
- 릴리 vs 노보, 엇갈린 3분기 성적표… GLP-1 장사 누가 잘했나
- 화이자, 멧세라 최대 13조에 인수...노보 제치고 M&A 경쟁서 '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