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어 투자자 행사에서 총출동안 생태계 기업들
분야별·종별·기능별 기업들 진단부터 관리까지 '한 바구니'에
지분투자·유통계약·허가지원 등 연계로 차별화 노린다
올해 2월 대웅제약이 개최한 병상관리 시스템 'All the thynC' 행사에서 <히트뉴스>는 질문을 던졌다. '돈이 되는 시장에는 도전자가 몰려든다. 이들을 뿌리칠 비교우위는 무엇인가'라고. 대웅제약 측은 기술은 따라할 수 있지만 통합은 어렵기에 승산이 있다고 답했다.
그 답은 지난달 31일 대웅제약이 서울 잠실선착장 B-work에서 네이버, 제이엔피메디와 함께 연 디지털헬스케어 IR 행사인 '이노베어 파트너스 데이'에서 찾을 수 있었다.
대웅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해 대웅제약 자체를 '슈퍼앱'으로 만드는 전략을 보여줬다. 청진기를 대신할 초음파부터 치료, 진단기기, 온오프라인 통합케어까지 회사의 디지털헬스 전략을 아래부터 휩쓸어 끌어올리는 '바텀 업'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진단용 포터블 초음파부터 EMR, 치료기기까지
대웅제약 생태계 기업 총출동
이날 행사에서 씨어스테크놀로지를 시작으로 플랫폼·뇌건강·노화·재활 관련 세션까지 12개 기업이 각각 무대에 섰다. 회사별 7분간 발표시간이 배정됐지만 기술 소개에만 2시간 이상 걸렸다.
플랫폼 세션에서 시어스테크놀로지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싱크'와 장기검사 시장인 '모비케어' 등이 소개됐다. '퍼즐AI의 의무기록 자동화 시스템인 'CL NOTE'를 시작으로 아이쿱이 보여준 연속혈당측정 'CGM LIVE' 등이 각각 발표됐다.
이어 이모코그의 경도인지장애 DTx, 실비아헬스의 인지건강 관리 솔루션, 보이노시스의 음성 기반 치매 진단, 나노필리아의 치매 초기 진단 의료기기 등이 순서대로 발표를 이어갔다.
노화 세션에서 엑소시스템즈의 근골격계 DTx, 디알의 호흡기 진단 기기, 메디아이오티의 안질환 DTx, 힐세리온의 무선 휴대용 초음파 기기가 각각 소개됐다.
끝으로 올쏘케어의 '카메라 기반 운동 범위 측정 시스템인 '아나파' 시리즈, 마이베네핏을 통한 AI 가상 시스템 등 재활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솔루션까지 각각 투자자들에게 소개를 마쳤다.
대웅제약, 네이버-제이엔피메디가 만든 삼각편대
의원부터 상급종병까지 훑는 전략으로
대웅 이노베어 파트너스 데이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대웅제약이 구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이 사실상 디지털헬스 전체를 구상하는 '토스' 같은 형태의 수퍼앱(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해하는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알렸다는 사실이다.
토스의 경우 송금과 은행별 계좌 함께 보기 기능이 초기 컨텐츠 중 하나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이를 넘어 보험, 대출, 주식거래, 조세 관련 서비스, 환전 및 해외 송금까지 다수의 서비스를 앱 하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냈다. 여기에 토스뱅크라는 은행을 자체적으로 보유하면서 IT는 물론 금융기반의 수많은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업계의 대표적인 수퍼앱이다. 대웅 역시 대웅제약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기업과 데이터, 임상 역량 등을 한꺼번에 품은 형태다.
실제 대웅제약은 현재 디지털헬스케어를 전담하는 사업부에 총 4개의 팀과 30여명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발표 기준 영업 부서내 8개 사업에 500여명의 영업사원이 전국의 의료기관과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영업은 기존 의약품 영업과 달리 초기 세팅이나 교육, 사후 관리를 통해 시스템을 정상 가동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관계자들은 시장 진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판을 어떻게 펼치는지'라고 분석한다. 교수 창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임상 근거와 초기 사용처는 얻기 쉽지만 이를 의료기관 전체로 확장하며 신뢰를 얻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는 의미에서다.
반면 대웅제약은 이미 수십 년동안 각종 의료기관에 투입이 가능한 영업력을 확보한 만큼 다양한 종별 의료기관에 디지털헬스케어를 접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 셈이다.
씽크의 병상관리 시스템의 경우 규모가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의원급을 함께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형 의료기관 위주의 영업만이 아니라 시장에 인프라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대웅이 개발한 국내신약 '펙수클루' 등에서 관계사와 쌍둥이 품목을 만들어 의료기관 종별 영업으로 빠르게 시장확장을 했던 전례를 디지털헬스판에서도 구현하는 셈이다.
특정 의원급 의료기관을 가정하면, 힐세리온의 무선 휴대용 초음파 기기와 디알의 AI 호흡기 질환 검사기, 퍼즐AI의 EMR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의사들이 불편해했던 지점을 긁어주는 제품들이다.
만약 해당 의원이 통증의학과나 정형외과 등이라면 올쏘케어와 마이베네핏의 제품을 이용해 오십견 등 우리 국민들이 자주 겪는 질환의 검사와 재활이 가능하다. 안과라면 메디아이오티의 포터블 광파 치료기 제품을 통해 비용부담이 크고 부피를 차지하는 기기를 대체할 수 잇다.
최근 이어지는 고령화에 맞춰 이모코그의 경도 인지장애 치료를 위한 반복학습 DTx나 보이노시스의 음성 기반 치매 진단이 가능하다. 여기에 실비아헬스 등은 이를 오프라인 센터와 연동하는 방안까지 모색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환자 기록은 대웅제약이 구축한 플랫폼 안에서 개인정보 처리화된 데이터로 구성할 수 있다. 예방과 진단, 물리적 치료, 치료 후 조치가 대웅제약이 구성한 생태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돌고 도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모일 수 있는 데이터의 표본이 다양해지는 장점은 덤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투자한 제이엔피메디의 경험이 맞물린다. 이들 혁신 의료기기의 경우 허가를 위한 임상과 이후 수가를 획득하기 위한 진입 전략이 필수인데 제이엔피메디는 CRO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구축하는 회사인 만큼 대웅제약이 투자를 한 기업들의 허가 및 의료기기의 수가 확보 과정을 도울 수 있다.

지분투자+공급계약+허가지원까지 '슈퍼앱' 전략은 통할까
대웅제약의 투자도 눈여결 볼만하다. 실제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2025년 타법인 출자 현황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지분 2.63%(장부가액 431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메디아이오티 역시 3.31%를 가진 초기 투자 중 하나다.
퍼즐AI·아이쿱·스카이랩스 등을 비롯한 여러 기업은 제휴 및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의 생태계 안에 이 제품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제이엔피메디의 경우 2025년 네이버가 16.15%의 지분을 140억원가량에 사들였다. 이모코그도 네이버 출자에 포함돼 있다. 인바디에 투자를 하며 헬스케어 부분을 디지털헬스케어를 키워나가는 네이버인 만큼 제이엔피메디를 이음새로 연결하며 대웅의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즉 대웅이라는 슈퍼앱 안에는 '임상-허가-수가'라는 기반을 깔고 디지털헬스 분야 기업이 하나의 스몰앱처럼 전체를 구성하는 판이 깔렸음을 보여주는 행사였던 셈이다.
2월 씽크 기자간담회에서 이영신 씨어스 대표가 전한 "(후발 주자들이) 개별 기술은 복제가 가능하지만 통합은 어렵다"는 질의응답 답변의 실체를 3월 행사에서 확인하는 이노베어 파트너스 데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