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그루맙, 베르나시스 19억 달러 인수 확보 자산
"전략적 사업 판단" …당뇨 없는 비만 환자 대상 임상은 지속

일라이 릴리는 당초 계획했던 19억 달러 규모의 비만 치료 후보 물질 '비마그루맙'의 임상 2b상 시험을 환자 등록도 시작하기 전에 철회했다고 26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회사는 그 이유를 '전략적 사업 판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마그루맙은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마이오스타틴과 지방 축적에 관여하는 액티빈의 신호를 차단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도록 설계된 항체 치료제다.

릴리가 이번에 철회한 임상은 과거 '버사니스 바이오'를 1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자산인 비마그루맙을 단독 또는 GLP-1/GIP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ㆍ젭바운드)와 병용하도록 설계된 연구다. 

릴리는 지난 3월 이 연구를 등록했으며, 비만 또는 과체중과 제2형 당뇨를 가진 환자 180명을 모집해 비마그루맙 단독 및 병용 투여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었다. 총 9개 투여군으로 구성된 대규모 설계였다.

그러나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릴리는 최근 임상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인 'ClinicalTrials.gov'에서 연구 상태가 '모집 전'에서 '진행 중이나 모집 안 함'으로 바뀌며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이후 이번 주 업데이트에서 최종적으로 '철회됨'으로 변경됐다.

릴리는 '피어스 바이오텍'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각 제품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략전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비마그루맙과 터제파타이드를 병용하는 별도의 임상 2상에서 연구 중이며, 해당 결과는 2026년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6월 열린 미국당뇨학회(ADA) 학술대회에서는 비마그루맙과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ㆍ위고비) 병용 임상 2상 데이터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체지방 감소 비율에서 '매우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 단독군에서 체중 감소의 약 72%가 체지방에서 비롯된 반면, 병용군에서는 90% 이상이 지방 감량이었다.

버사니스는 해당 세마글루타이드 병용 임상을 주도하며 정맥 주사형 비마그루맙을 사용했으나, 릴리는 자사 연구에서 피하 주사 제형으로 변경하고 세마글루타이드 대신 터제파타이드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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