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당뇨학회, 'SURPASS-CVOT' 연구 4년 추적 결과 발표
마운자로, 트루리시티 대비 MACE-3 발생률 비열등성 확인
"당뇨 치료는 심혈관대사 건강 함께 고려해야 …마운자로 잠재력 입증"

GLP-1/GIP 이중작용제인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 터제파타이드)'가 트루리시티(성분 둘라글루타이드) 대비 긍정적인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향후 해당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 제품인 노보 노디스크 '오젬픽(성분 세마글루티드)'과의 본격 경쟁이 예상된다.
1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된 유럽당뇨학회(EASD)에서는 제2형당뇨병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마운자로와 트루리시티 간 주요 심혈관 이상 사건(MACE-3) 발생률을 비교한 3상 임상 'SURPASS-CVOT' 연구의 주요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 결과로 릴리는 경쟁 GLP-1 제제인 '오젬픽'과 자사 트루리시티가 보유한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계 질환 보유 성인 환자의 MACE-3 발생 위험 감소 적응증 허가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글로벌 규제당국에 허가신청을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오젬픽은 이 적응증 외에도 △제2형당뇨병+만성 신장병(CKD) 환자의 eGFR의 지속적인 감소 △말기 신장병에 도달 및 심혈관계 질환 사망 위험 감소 등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마운자로가 이번 연구 결과로 MACE-3 발생 위험 감소 적응증을 획득한다면, 당뇨 시장에서의 활용 측면에서 그 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URPASS-CVOT 연구는 30개국 1만3299명의 환자가 참여한 글로벌 임상으로, 전체 참여자를 마운자로 투여군(5, 10, 15㎎ 중 최대 내약 용량)과 트루리시티(1.5㎎) 투여군으로 나눠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했다. 각 환자들은 1주에 1회 각 약제가 투여됐다.
약 5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4년), 마운자로군은 1차 유효성평가변수인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을 포함한 MACE-3 발생 위험을 트루리시티군 대비 8% 낮추며, 비열등성을 입증했다(HR=0.92, 95.3% CI : 0.83-1.01).

또 마운자로군은 2차 유효성평가변수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대조군 대비 16% 감소시켰고(HR=0.84, 95.0 % CI: 0.75 to 0.94, p=0.002),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1.73%, 체중 감소 효과는 11.43kg로 트루리시티군 각 0.90% 감소, 4.65kg 감소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p<0.001).
이번 연구에서는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 만성 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36개월 기준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량도 분석됐다. 마운자로군은 대조군 대비 eGFR을 3.54 mL/min/1.73 m²만큼 지연시켰으며(95.0 % CI: 2.57-4.50, p<0.001),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을 25.8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95.0% CI: -33.58%~-17.16%, p<0.001). 이는 마운자로군이 대조군 대비 복합적 신장 질환 발생 위험을 22% 감소시킨 것을 의미한다(HR 0.78, 95% CI: 0.65–0.94, p<0.001).
마운자로 군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메스꺼움(25.1%) △설사(24.8%) △식욕감소(17.1%) △변비(12.7%) △구토(11.6%) △소화불량(9.9%)로 보고됐다. 위장관 관련 증상들은 대부분 경도~중증도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용량 증량 후 호전됐으며, 연구 중단률은 마운자로군에서 13.3%, 트루리시티군에서 10.2%였다.

발표 연자로 나선 스테펜 니콜스(Stephen Nicholls) 호주 모나쉬 대학 교수는 기존 트루리시티가 위약 대비 심혈관계 위험 감소를 입증했던 ‘REWIND’ 연구 결과와 이번 SURPASS-CVOT의 데이터를 간접 비교 분석한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이 간접 분석에서 마운자로군은 위약 대비 MACE-3 발생 위험을 28% 감소시키고(HR=0.72; 95.0 % CI: 0.55 to 0.94),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39%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0.61, 95.0% CI : 0.45-0.82)
스테펜 니콜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고위험 환자에서 유리한 임상적 효과를 보이고, 심혈관 예방을 위한 추가 인크레틴 표적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노보 노디스크와 한국릴리는 각 지난 2022년 오젬픽, 2023년 마운자로 최초 허가 직후부터 제2형당뇨병 적응증에 대한 급여 적용을 추진해왔다.
오젬픽은 현재 유일하게 급여 출시된 GLP-1 작용제 트루리시티 대비 비용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해 난항을 겪다 최근 급여 심사를 재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제2형당뇨병 적응증에 대한 급여 기준 설정은 마쳤지만 경제성평가 소위원회에서 비용효과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젬픽과 달리 비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비급여로 출시돼 사용되고 있다.
이번 SURPASS-CVOT 연구 결과가 현재 진행중인 마운자로의 급여 협상 과정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마운자로의 임상적 혜택 확대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는 이번 연구 발표 후 히트뉴스에 "마운자로는 현재 출시된 GLP-1 계열 치료제 중 심혈관계 적응증을 가진 유일한 치료제 트루리시티 대비 개선된 혈당 및 체중 감소 효과, 그리고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대한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혈관계 질환은 제2형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치료제를 선택할 때 단순히 혈당 감소뿐 아니라 심혈관대사 건강까지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옵션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장기 데이터가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마운자로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국내 제2형당뇨병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이 점차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