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파시 안느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종양 부담 높은 환자에 강하게 권고되는 치료법 될 것"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OS)이 4년에 가까워져 주목된다.

중추신경계(CNS) 전이 환자와 기존 타그리소 단독요법 반응에 한계가 있는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치료 강도가 높고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치료를 견딜 수 있고 병용요법을 원하는 환자에게 투여를 진행해야 된다는 의견도 공유됐다.

히트뉴스는 파시 안느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와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타그리소 병용군의 임상 데이터와 맞춤형 치료를 위한 권고사항 등을 들었다.

 

'FLAURA' 연구보다 치료 효과 향상된 'FLAURA2'
NCCN·ESMO 가이드라인 개정에 기여할 것

(사진 왼쪽부터)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파시 안느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사진 왼쪽부터)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파시 안느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지난 2020년 공개된 'FLAURA' 임상 3상 연구에서는 3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카나제 억제제(EGFR-TKI)인 타그리소가 1·2세대 EGFR-TKI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어 'FLAURA2' 데이터에서 타그리소 병용군은 47.5개월의 mOS와 63%의 3년 생존율을 달성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9.4개월이고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mPFS는 24.9개월이었다.

파시 안느 교수는 "FLAURA 연구 데이터를 통해 타그리소가 글로벌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지만 치료 효과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FLAURA2 연구를 설계했다"며 "FLAURA2의 OS 결과는 진행성·전이성 EGFR 변이 NSCLC 환자들에게 현실적인 희망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세훈 교수는 "국내에서도 지난 6월부터 병용요법에 부분 급여가 적용됨에 따라 실제 진료 현장이 변화하고 있다. 이번 OS 데이터는 환자를 설득할 무기가 될 것이고 진료실에서 설명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질 것 같다는 기분 좋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교수에 따르면 OS 개선 효과는 치료 선택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다. 이에 따라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치료 가이드라인데 FLAURA2 병용요법이 선호요법으로 권고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파시 안느 교수가 NCCN 가이드라인에 참여하고 있고 이세훈 교수가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 패널위원으로 범아시아 가이드라인 조정안(PAGA)에 참여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이세훈 교수는 "현재 ESMO 내에서도 FLAURA2의 최종 OS 데이터를 포함한 가이드라인 반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쯤 가이드라인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의 삶의 방식과 선호도 고려
대화 통해 충분한 치료 효과 내는 맞춤형 치료 진행해야

두 교수는 환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환자와 의료진의 충분한 대화가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생존 기간 확보·치료 편의성 등 환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기준이 다르고 환자마다 견딜 수 있는 치료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신상태가 양호한 환자일수록 FLAURA2 병용요법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같은 조건이라도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환자들은 경구제 단독요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환자의 개인적인 선호도 차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게 두 교수의 설명이다.

종양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흉부 내에 국한된 환자처럼 종양 부담이 낮거나 엑손 19 결손 환자는 타그리소 반응률이 높아 단독요법 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중추신경계(CNS) 전이 환자군이나 엑손 21(L858R) 치환 변이 환자군, 종양 부담이 높은 환자군은 TKI 반응이 떨어지기 때문에 병용요법을 투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파시 안느 교수
파시 안느 교수

또한 파시 안느 교수는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 고민할 때 치료 효과 예측 지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오마커를 통해 특정 병용요법의 효과를 예측하거나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매우 중요한 임상적 진전"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병용 전략도 바이오마커 없이 진행되는 게 현실이다. 바이오마커 발굴이 동반돼야 하고 EGFR 변이 폐암 치료를 정밀하게 만들어 줄 중요한 발전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제나 '더 잘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연구에 임하고 있다. 훌륭한 치료제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이고 더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며 "다양한 연구들이 단순히 실험실에서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진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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