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라 혼 AZ 항암제 후기개발 담당 수석부사장
아시아인 HR 1.00 기록…작은 규모 데이터에 과대해석 금물
MARIPOSA 대비 유연성·신뢰도 강조

전체 폐암 중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비율은 85~90%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비흡연자 여성 환자 50~60%가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NSCLC에 해당할 정도로 EGFR 양성 변이 NSCLC는 젊은 연령층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된다.

EGFR 변이 NSCLC 치료는 조기 진단과 EGFR 변이 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하며 병기와 상관없이 EGFR 티로신 키나제(EGFR-TKI) 같은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게 된다.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는 지난 2016년 EGFR 변이 NSCLC 2차 단독요법 치료제로 국내에 진입했다. 이후 △1차 단독요법(2018년) △EGFR-TKI 수술 후 보조요법(2021년) △1차 병용요법·절제 불가 국소진행성 3기 치료(2024년)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전주기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7일(현지시간) 세계폐암학회(WCLC 2025)에서 발표된 'FLAURA2' 임상 3상 데이터에서는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군이 4년에 육박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달성해 주목된다.

히트뉴스는 WCLC 현장에서 리오라 혼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후기개발 담당 수석부사장을 만나 FLAURA2 데이터의 임상적 의미 등을 들었다.

리오라 혼 수석부사장
리오라 혼 수석부사장

부작용 줄이고 편의성 높인 치료제
생존율 개선 이변 아닌 당연한 결과

FLAURA2는 치료 경험이 없는 국소 진행성(3B-3C기)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Q NSCLC) 환자 중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21 L858R 변이를 보유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타그리소 80㎎+항암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500㎎/㎡+시스플라틴75㎎/㎡ 또는 카보플라틴 AUC5)을 3주 간격으로 총 4주기 병용투여 받고 타그리소+페메트렉시드 유비요법을 3주 간격으로 지속했다.

연구 결과 타그리소 병용요법군의 mOS는 47.5개월로 단독요법군의 37.6개월 대비 약 9.9개월 연장됐다. 또한 사망 위험을 단독요법 대비 23%(HR 0.77; 95% CI: 0.61–0.96; p=0.02) 낮췄다.

리오라 혼 수석부사장은 "타그리소는 EGFR을 정밀하게 타깃하면서도 피부 발진·설사 등 부작용을 최소화했고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고려해 개발됐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이변이 아닌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리오라 혼 부사장에 따르면 의료진은 △환자의 선호도 △환자가 치료 강도를 견딜 수 있을지 여부 △의료진의 관점에서 치료 효과 기대 등을 고려해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게 된다.

FLAURA2 병용요법은 8개월동안 화학요법을 병용하고 22개월동안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유지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치료 강도를 높이는 치료법이다. 이에 따라 고연령층 환자보다 낮은 연령대의 환자들에게 치료옵션으로 제공될 확률이 크다. 

70대 이상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동반된 환자는 3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기가 어렵고 일부 환자들은 항암주사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 삶의 질 측면을 고려해 단독요법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게 리오라 혼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임상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입증됐지만 궁극적으로 환자가 어떤 치료를 원하는지 등을 함께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EGFR 변이 환자 중 40%가 뇌전이(CNS)를 겪는데 이 환자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제외 아시아인 하위그룹 HR 1.0…국내 환자 영향 관심
MARIPOSA 대비 FLAURA2 강점은 치료 유연성·내약성

FLAURA2 연구에 참여한 중국 외 아시아인의 HR은 1.0, 아시아 이외 인종의 HR은 0.56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인 참여자가 60%에 해당하기 때문에 하위분석 결과를 두고 의료진 간 처방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리오라 혼 부사장은 중국인을 제외한 아시아인 하위그룹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으며 이런 결과는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HR 수치가 FLAURA2 병용요법에 관한 아시아 의료진의 신뢰도나 치료 접근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HR 수치가 서양인과 다른 부분에 있어서 원인에 관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의료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다만 작은 하위그룹이기 때문에 단일 수치만으로 임상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타그리소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우월성을 비교한 'MARIPOSA' 연구와 비교했을 때 FLAURA2의 강점으로는 치료 유연성과 내약성을 언급했다. 탈모나 피부 발진 등 부작용을 줄였다는 점이 여성 환자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FLAURA2는 크로스오버를 허용해 2차 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받았지만 MARIPOSA는 구조적으로 크로스오버가 허용되지 않았고, 데이터 성숙도 측면에서도 FLAURA2는 57%를 달성했지만 MARIPOSA는 45%에 불과하다.

리오라 혼 부사장은 "타그리소 병용요법은 효과성과 내약성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치료 전략 중 우선으로 고려될 것"이라며 "MARIPOSA는 아직 예측값이고 향후 업데이트된 데이터가 나오겠지만 타그리소가 부작용 부담이 낮고 장기간 복용이 가능한 약제라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그리소 백본 병용전략 후속 연구 진행 중
"암으로 사망하지 않는 세상 만들고 싶다"

리오라 혼 수석부사장은 이번 연구가 타그리소의 글로벌 백본(backbone) 치료제 가능성을 입증해주는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NeoADAURA' 연구에서는 주요 병리학적 반응률(MPR)이 높게 나타나면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써 완치 가능성도 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FLAURA2의 OS가 약 4년에 도달했지만 향후 MET 기반 내성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병용전략으로 '사볼리티닙'을 더하는 'SAFFRON' 3상 연구가 진행중이고 '다트로웨이'와 병용하는 'TROPION-Lung 15'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환자들이 더 이상 암으로 생명을 잃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완치에 관한 기준 차이는 있지만 5년 전 만났던 환자들이 10년 넘게 타그리소를 복용하며 질환을 조절하고 있다면 이런 사례도 완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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