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업계 경영지표 분석 | (2) 주요제약사 매출+매출원가
원가율 0.3%p 상승…자체생산·OEM·원료 등 라인업 따라 결과 갈려
덩치 키운 1조목전·5000억 목전' 원가율서 희비... 역시 규모의 경제

조사대상 90개사의 2024년 총매출은 25조1444억원으로 2023년 23조8800억원 대비 약 5.3%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14조6854억원으로 전년 13조8789억원 대비 약 5.8% 증가했다. 이같은 수치를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업계의 타격은 큰 듯 보인다. 영업이익은 1조6906억원을 기록해 2023년 1조6552억원에서 2.1% 늘어난데 그친 탓이다.
다만 이들 회사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2024년 58.4%로 전년 58.1%와 견줘 0.3p%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0.3%p는 산술 계산으로 회사당 같은 매출을 거두기 위한 비용이 대략 89억원씩 늘어나는 꼴이다.

회사별로 원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알피바이오로 94.2% 수준이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91.7%, 화일약품이 91.2%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회사는 원료 및 OEM 등 상대적으로 완제의약품 비중보다 원료의약품 등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린생명과학이 88.0%, 아이큐어가 87.4%, 국전약품이 83.8%, 아이월드제약 83.7%, 바이넥스 83.6%, 폴라리스AI파마 81.1% 등인데 이들도 앞서 나온 회사들과 매출 구조에서 궤를 함께 한다.
70%대에서는 정우신약 78.4%, 대봉엘에스 76.3%, 제일약품 76.0%, 텔콘RF제약 74.5%, 셀트리온제약 74.5%, JW생명과학 74.3% 광동제약 72.6%, 건일제약 72.2%, 한국유니온제약 71.6%, GC녹십자 71.3%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테라젠이텍스는 매출 대비 원가율이 29.3%로 조사대상 중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했으며 위더스제약과 삼아제약, 메디카코리아, 팜젠사이언스 등이 36% 수준으로 나타났다. 팜젠사이언스와 하나제약 그리고 명인제약, 중헌제약 등이 37%로 낮은 원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로만 보면 실제 위수탁생산 체계에서 자사가 제조소를 맡고 있는 위더스제약과 메디카코리아, 특수 제형 혹은 특수 제제로 자사 제품 생산비율이 높은 하나제약과 명인제약 등이 낮은 원가율을 형성했다.
회사별로 보면 그린생명과학의 경우 2023년 110%대 원가율에서 88%로 22.3p%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수치로만 보면 매출보다 원가가 더 높은 구조였다는 뜻이다. 다만 실제 생산량 자체를 크게 늘렸지만 회계처리 과정에서 판매 등이 회기 이후에 진행된 경우, 일시적으로 조품 등 원료가격이 급격하게 뛰는 '특이사항'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
이어 원가율을 줄인 곳은 아이큐어와 부광약품이었다. 특히 부광약품이 2024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매출과 원가의 균형을 맞춘 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비보존제약과 엠에프씨의 7%대 감소도 눈에 띄는데 비보존은 매출 증가와 완제의약품 위수탁 사업 비중의 증가로 원가를 어느 정도 줄였고, 엠에프씨는 핵심 원료의약품의 고부가가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바이넥스의 경우 전년 대비 20%p나 원가가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는데 이는 매출 감소의 영향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7.4%p나 늘어난 건일제약의 경우 자사의 주요제품인 오마코의 주성분인 오메가3 등 천연물 원료의 단가 상승, 도입품목 수입으로 인한 일시적 인상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1조 목전' 그룹 vs '5000억 미만' 그룹'
매출 호조에도 결국 원가에서 희비 갈렸나
한편 분위별 매출 대비 원가율을 보면 흥미로운 경향이 보인다.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 뛰어난 성장세를 보였던 5000억원~1조원 사이 그룹과 2000~5000억원 그룹 간 원가율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조사대상의 수가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의 지표만 놓고 보면 5000억원~1조원 그룹 12개사는 총매출 성장률 5.2%에 총영업이익 12.8%, 총당기순이익 27.2%에 육박할 만큼 해당 그룹의 성장세가 가장 컸는데 이들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2024년 57.6%로 전년 57.2% 대비 0.3%p대 증가만 기록하면서 매출 및 수익지표와 호응을 이뤘다.
그러나 2000~5000억원 미만 17개사는 같은 기간 총매출 7.7%, 영업이익 1.0%, 총당기순이익 10.5%의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2024년 원가율 55.6%로 전년 대비 1.2%p나 증가했다.
매출원가가 실제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라는 데서 이들 그룹의 실제 수익성을 '갉아먹은' 것이 바로 원가 문제였음을 추론할 수 있다. 의정갈등과 시장 변화 속에서도 매출은 높아졌지만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원료 및 부자재 생산단가 등을 시작으로 제품을 내놓는 과정에서 앞선 그룹 대비 '규모의 경제'를 꾸리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흥미로운 또 하나의 대목은 이보다 하위 두 그룹, 중소제약사는 원가 문제에서만큼은 감소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지표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원가를 아끼면서 최대한 비용 긴축화를 시도했다는 점을 고민할 수 있다.
기사, 이렇게 작성합니다
이번 조사는 각 기업을 최대한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도록 개별 기준 재무제표를 사용했다. 또 올해 조사부터 기존 완제의약품 분야에 집중했던 표본 확보에서 보툴리눔톡신 및 에스테틱 분야 특화 제약사, 원료의약품 특화 제약사 등의 수를 추가로 집계하는 식으로 향후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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