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업계 경영지표 분석 | (4) 주요제약사 매출+재고자산

창고 한 번 빼는데 일주일 더 걸려
원료·API 관리 강세속 부광약품 눈길

재고자산 관련 표는 기사 하단에 배치했습니다
재고자산 관련 표는 기사 하단에 배치했습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지난해, 매출 증가율대비 3배 가까이 높은 재고자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채권 증가 추이와 회전일수 등을 감안하면 판매효율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별기준으로 국내 주요 제약사 111 곳의 2023~2024년 매출, 재고자산, 재고자산 회전일 수를 기준으로 여러 세부지표를 모아보니 이같은 흐름이 잡혔다.

조사대상 111개사의 2024년 총 매출은 27조4816억원으로 전년 26조211억원 대비 약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5조9217억원으로 2023년 5조1350억원 대비 약 15.3% 증가했다. 매출증가율 대비 재고자산 증가율이 약 2.7배 수준으로 높았다. 

업계 전체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2023년 5.1회에서 2024년 4.6회로 소폭 감소했다. 이를 1년 기준으로 수치화한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대략 79일로 2023년 72일 대비 1주일 더 길어졌다. 창고 재고를 빼는 데 1주일 더 필요해진 셈이다.

전년 대비 재고자산 증감률이 제일 큰 곳은 스킨부스터 '쥬베룩'으로 유명한 바임이다. 바임의 2024년 기준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2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실제 매출이 오르면서 재고자산의 회전율은 25.7회로 늘어났다. 만드는대로 팔린 특이 사례다.

테라젠이텍스의 재고자산이 전년 대비 68% 증가해 같은 기간 242억원 수준으로 나타났고, 이어 한국유니온제약이 62.8%, 코오롱제약이 57.1%, 팜젠사이언스와 동아제약이 각각 53.7%와 53.1%, 비보존제약이 51.1% 등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재고자산이 늘어났다.

반면 알피바이오는 전년 대비 재고자산을 29.7%나 비워냈고 그린생명과학도 26.5%, 부광약품이 26.0% 각각 줄었다. 엔지켐생명과학과 화일약품, 폴라리스AI파마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대목에서 나온 회사들은 부광약품을 제외하면 원료 혹은 OEM기업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재고자산의 증가금액으로 보면 GC녹십자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GC녹십자의 재고자산 증가는 이들이 킬링 포인트로 삼은 '알리글로'의 재고자산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종근당이 918억원, 동아제약이 469억원, 보령이 393억원, 유한화학이 373억원, HK이노엔이 357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규모가 큰 기업의 재고자산 증가액이 매우 큰 셈이다. 

재고재산의 액수가 줄어든 곳 중에는 부광약품이 가장 컸다. 전년 대비 무려 140억원 줄어들었는데 이는 매출채권과 마찬가지로 내부 재고 및 채권을 정리해 수익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움직임에 방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금도 안되는데, 재고만 늘었다? 중소사 관리 필요 '발등의 불'

매출과 재고자산 증가폭은 한 방향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①매출 상승에 따라 더 많은 제품을 생산했다는 점과 ②매출 대비 생산량 측면에서 과잉 재고가 있었다는 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려면 제품 판매와 수익성을 함께 봐야한다. 현금 흐름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이를 통해 재고 관리 효율성을 추론해 채권회수 속도까지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키포인트는 매출채권이다.

동일 조사대상 111곳을 기준으로 매출채권은 5조4891억원으로 2023년 5조3464억원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조사대상 총영업이익이 1조9638억원으로 2023년 1조9054억원 대비 3.1% 상당 늘어난 것보다 적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유동부채의 중요 요소인 만큼 유동부채까지 함께 보면 '매출은 늘고, 재고도 늘어난 상태에서 단기부채가 늘고, 채권마저 매출의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수익성 악화가 추정된다. 매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재고자산 증가율이 매출증가율의 3배 수준인 경우 매출채권회전일수 증가는 외상 판매 후 대금을 회수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졌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재고자산회전일수 증가는 재고가 판매되기까지 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판매 부진이나 재고 관리 의 비효율성을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의약품 유효기간(사용기간)이 최대 36개월까지 되는 긴 제품인데다 현금 보유력이 높은 업계의 특징답게 재고자산 증가율이 기업들에게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금 운용에서 수익성 악화 및 성장 잠재력 저하 가능성은 내포하고 있다. 올해 제약사 경영에서 매출채권과 재고 관리 효율성에 눈길을 더 줘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함께 봐야 할 것은 매출 규모에 따른 변화다. 실제 매출 기준 △1조원 이상 △5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 △2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 △1000억원~2000억원 미만 △1000억원 미만의 다섯개 군(도표 참고)으로 나눠 보면 매출 1000억원 이하 기업군에서 재고자산 증가가 눈에 띈다. 금액 차이는 있지만 매출 1000~2000억원 이상 군이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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