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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노조 없는 제약사의 근로자, 부당 대우 받고 있어"

"분명히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지급을 안합니다. 연봉도 동결이 아니라 삭감인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최근 제약사들이 영업채널을 CSO를 비롯한 외주로 전환하면서 기존 영업직원들이 고용불안을 많이 겪고 있어요."

전국제약바이오노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 중 노동조합이 없는 근로자들이 받고 있는 부당 대우 중 하나'로 위와 같은 사례를 꼽았다.

이전부터 여러 '노동조합'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은 상대적으로 잘 언급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근무 환경은 어떨까. 만족스러운가? 노동조합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이번 생각을HIT는 그동안 국내 기업을 취재하며 가장 궁금했던 점인 '근무 환경'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고용불안을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직군은 영업직으로, 고용안정 확보 등 더 나은 근무 환경이 절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무직과 영업직을 중심으로 노조를 설립한 다국적 제약사와 달리 국내 제약사는 공장에서 일하는 '현장직'을 중심으로 노조를 설립한 상태다.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업직인데, 왜 국내 제약사는 공장을 중심으로 노조가 설립됐을까? 단순히 다국적 제약사의 공장이 한국에 없어서일까?

전국제약바이오노동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제약사의 영업ㆍ사무직에서 노동조합이 발전하기 힘든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이전까지 영업ㆍ사무직에서 노동조합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돼 있었으며, 회사가 아닌 현지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많아 결집하기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제약업계의 '보수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 A는 "노동조합을 결성해도 회사로 인해 쉽게 없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필요성은 느꼈지만 쉽게 만들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다른 관계자 B도 제약사의 수직적 구조와 창업주 기업이 많은 것이 소극적인 노조 설립을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의 설립 의도와 달리 창업주 일가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며, 수직적 구조상 설립 자체도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인해 노조 설립이 어려운 것은 건강한 기업 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노동조합' 관련 기사에는 '귀족노조', '불법', '기득권' 등의 댓글이 달리지만,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기타 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로 기업에 무조건 반대하는 집단이 아니다. 결국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멀어지는 게 아닐까.

기자수첩이 출고되는 오늘은 5월 1일 '노동절'이다. 최근 제약사들이 직원들의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위해 복지를 확대하는 등 기업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노동이 존중받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기대하며,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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