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의 제약바이오 Global Watch | 2023년 11월 2주차

붕어빵과 호떡의 계절이 왔습니다. 달달한 팥앙금 향기 속 사람도, 개도, 고양이도 통통해져만 가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비만 치료제 관련 소식이 연달아 들려옵니다. 이번주 HIT글로벌에서는 일라이릴리(Eli Lilly)의 비만 치료제 허가 소식과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ㆍ바이오엔텍(BioNTech)의 라이선싱 계약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①드디어 왔다…릴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FDA 허가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꿰차고 있던 비만 치료제 시장에 드디어 일라이릴리(Eli Lilly)가 고개를 들이밉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릴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시판허가를 받았습니다. 젭바운드는 GLP-1/GIP 이중작용제로, 임상 3상에서 72주간 최고용량(15㎎)을 주 1회 투여한 결과, 평균 22.5%의 체중 감소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릴리는 젭바운드의 월 투여 비용을 1059.87달러로 책정했는데, 이는 경쟁약인 '위고비(WEGOVY)'의 1350달러 대비 약 20% 낮은 수준입니다.

②아스트라제네카, 너까지?…중국서 비만약 후보물질 인수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중국 에코진(Eccogene)의 비만 치료제 'ECC5004(개발코드명)'를 도입했습니다. 총 계약 규모는 20억달러(약 2조6300억원)에 계약금은 1억8500만달러(약 1300억원)입니다. 올해 이뤄졌던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10억7500만달러 규모의 인버사고파마(Inversago Pharma) 인수 건과 일라이릴리(Eli Lilly)의 19억달러 규모 버사니스(Versanis) 인수 건보다도 딜의 규모가 큽니다. ECC5004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경구제로,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5월 같은 기전의 후보물질 'AZD0186'의 개발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ECC5004 도입으로 '설욕'을 하겠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③릴리, GLP-1은 식상?…오르소바이오 시리즈 A 투자 참여

미국 소재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사 오르소바이오(OrsoBio)가 6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번 투자에는 릴리가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GLP-1 작용제로 대표되는 현 비만 치료제 시장의 움직임과는 다소 맞지 않는 행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르소바이오의 후보물질은 모두 비만ㆍ대사성 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지만, GLP-1 작용제와는 거리가 먼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미토콘드리아 양성자운반체(Mitochondiral protonophore) 'TLC-6740'과 'TLC-1235', ACC2 저해제 'TLC-3595', LXR  역작용제 'TLC-2716', 그리고 아직 개발코드명이 미공개된 ACMSD 저해제가 있죠. 오르소바이오 측에 따르면, 이들은 GLP-1 작용제에 병용되거나 부가적인 요법으로 사용될 전망입니다.

④바이오엔텍, 중국서 PD-L1ㆍVEGF 이중 타깃 항체 도입

바이오엔텍(BioNTech)이 중국 소재 바이오테우스(Biotheus)로부터 PD-L1ㆍVEGF 이중 타깃 항체를 10억5500만달러에 도입했습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현재 중국에서 임상 2상을 거치고 있습니다. PD-L1과 VEGF는 항암 치료제 개발에서 흔히들 채택되는 타깃입니다. 다만 PD-L1만을 타깃하는 경우, 해당 치료법에 미반응하는 환자 비율이 상당합니다. VEGF만을 타깃하는 경우에도 반응률 문제가 있고, 전신독성 문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바이오엔텍은 VEGF를 타깃해 종양미세환경(TME)을 조절함과 동시에, PD-L1 저해로 면역세포 활성을 노리는 PD-L1ㆍVEGF 이중 타깃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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