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의 제약바이오 Global Watch | 2023년 10월 3주차

10월도 절반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2023년 한해가 2달가량 남은 가운데, '막판 스퍼트'라도 올리려는 듯 제약바이오 업계의 글로벌 소식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HIT글로벌에서는 유한양행의 '렉라자' 소식과 함께 노보 노디스크, 로슈, 일라이 릴리의 기업 인수ㆍ물질 도입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①'렉라자' 임상 초록 공개…'타그리소' 잡을 수 있을까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와 얀센(Janssen)의 '리브리반트(Rybrevant)' 병용 임상 3상시험(임상시험명 'MARIPOSA') 결과가 유럽종양학회(ESMO) 초록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초록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무진행생존기간(PFS)는 23.7개월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16.6개월에 비해 약 7개월의 수치 개선을 보였습니다. 또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30% 낮춘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다만 전체생존(OS) 결과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의견도 보이고 있는데요. 타그리소가 점유하고 있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의 입지를 렉라자+리브리반트가 빼앗아 올 수 있을지, 앞으로의 결과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MARIPOSA 임상시험의 세부 결과는 23일(스페인 현지 시각) ESMO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PFS 값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왔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에 유한양행,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오스코텍의 주가가 초록 발표 당일 동시에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7월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GENOSCO)로부터 10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기술 도입(라이선스 인)한 파이프라인입니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을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도입해 후보물질 최적화와 공정 개발을 거친 뒤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이 신약후보물질의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과 렉라자에 대한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②또 심혈관계 투자한 노보 노디스크…'오세듀레논' 13억달러 도입
아무래도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다음 '돈줄'은 심혈관계 질환 포트폴리오인 것으로 보입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싱가포르 소재 케이비피바이오사이언스(KBP Biosciences)의 '오세듀레논(Ocedurenone)'을 13억달러(약 1조7500억원)에 도입합니다.
오세듀레논은 3세대 무기질코르티코이드(Mineralocorticoid) 수용체 저해제입니다. 현재 임상 3상시험(임상시험명 'CLARION-CKD')에서 고혈압 및 만성 신장병(Chronic Kidney DiseaseㆍCKD) 환자들에게 투여되고 있고요.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에 오세듀레논을 도입하면서 추가 임상 3상을 개시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8월 'SELECT' 임상 결과로 자사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주요 심혈관계 병증 발생률을 20% 줄였음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 9월에는 베일로헬스(Valo Health)로부터 심혈관질환 신약을 도입했죠. 이번 오세듀레논 도입도 같은 성격의 딜입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심혈관질환 포트폴리오 강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③계속되는 분자접착제 딜…로슈, 몬테로사와 분자접착제 공동개발 계약
로슈(Roche)가 스위스 소재 몬테로사(Monte Rosa)와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로슈는 몬테로사의 분자접착제 개발 플랫폼 '퀸(QuEEN)'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몬테로사는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개발을 맡고, 로슈는 그 이후를 담당합니다. 양사에 따르면 목표 연구 분야는 종양학과 신경학입니다.
로슈 산하 제넨텍(Genentech)도 지난 9월 오리오니스바이오사이언스(Orionis Biosciences)와 분자접착제 공동 개발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이같은 분자접착제 공동 개발 이슈는 로슈에만 국한돼 있지 않습니다. 올해에만 빅파마들이 분자접착제 도입계약을 3건이나 체결했죠. 국내에서도 SK바이오팜, 대웅제약, 오름테라퓨틱 등이 분자접착제 신약을 개발 중입니다.
④ADC에 꽂힌 릴리…맵링크 인수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ㆍADC) 개발사 맵링크바이오사이언스(Mablink Bioscience)를 인수합니다. 이번 인수로 일라이 릴리는 맵링크의 전임상 단계 ADC인 'MBK-103(개발코드명)'을 획득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ADC 링커(Linker) 친수화(Hydrophilization) 플랫폼인 'PSARLink'도 얻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일라이 릴리는 향후 ADC 개발에 PSARLink를 적용해 일부 ADC의 고질병인 오프타깃(Off-target) 효과와 전신독성(Systemic Toxicity) 문제를 경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라이 릴리의 ADC 관련 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회사는 작년에 이뮤노젠(Immunogen)과 ADC 개발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으며, 지난 6월에는 ADC 개발사 이머전스(Emergence)를 인수했습니다. 이머전스의 경우, 이번에 인수된 맵링크와 공동연구를 이미 진행 중이었던 기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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