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의 제약바이오 Global Watch | 2023년 11월 5주차

11월 마지막 주 HIT글로벌입니다. 우선 잊을 만 하면 나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메가 딜' 소식이 돌아왔습니다. 주인공은 애브비(Abbvie)와 이뮤노젠(Immunogen)입니다.

반면 안타깝게도 화이자(Pfizer)와 아제넥스(Argenx)는 각각 비만 치료제ㆍ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제 임상 실패 소식을 알렸습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의 부작용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에 나섰는데요. 어떤 소식인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①애브비, 이뮤노젠 101억달러에 인수 '메가 딜'…휴미라 다음은 'ADC'

애브비가 난소암 ADC인 '엘라히어(ELAHERE)'를 개발한 이뮤노젠을 인수합니다. 인수 규모는 무려 101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합니다.

이번 계약의 규모는 올해 이뤄진 인수합병(M&A) 사례 중 세 번째로 큽니다. 첫 번째는 화이자(Pfizer)의 430억달러(약 56조원) 규모의 씨젠(Seagen) 인수 건, 두 번째는 머크(Merck)의 108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인수 건이었죠.

애브비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엘라히어를 포함한 다수의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 중에는 항-FRα ADC인 'IMGN-151(개발코드명)'과 항-CD123 ADC인 '피베키맙 수니린(Pivekimab sunirine)'이 있습니다. 각각 난소암과 모구형질세포양수지상세포종(BPDCN)을 타깃해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 중입니다.

애브비의 이러한 행보는 예견돼 있었다는 의견도 다수 보입니다. 우선 자사 블록버스터 약물인 '휴미라(HUMIRA)' 특허가 만료됐고,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IMBRUVICA)'는 지난 8월 미국 보건의료재정청(Center for Medicare & Medicaid Serivce)에 의해 약가 인하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이에 애브비는 매출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애브비는 지난 2016년 스템센트릭스(Stemcentrx)를 인수해 DLL3 타깃 ADC를 확보했지만, 임상이 실패로 마무리됐었죠. 이런 경험을 토대로 상업화된 ADC를 보유한 이뮤노젠을 인수하기로 마음먹은 듯합니다.

②화이자,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 '또' 중단…"부작용 관찰"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와 일라이릴리(Eli Lilly)가 뛰어든 비만 치료제 판에 덩달아 합류하려던 화이자(Pfizer)가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습니다.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을 일 2회 경구 투여하는 임상 2b상에서 부작용 이슈가 관찰되면서 화이자는 해당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임상의 효력 결과는 준수한 편이었다고 합니다. 시험 대상자들은 시험 32주차에 8~13%가량의 체중 감소를 보였고, 이에 1차 평가변수가 충족됐습니다. 다만 모든 다누글리프론 투여군에서 시험 중단율이 50%를 넘겼는데요. 73%의 인원이 메스꺼움을 경험한 데다 47%, 25%의 인원이 각각 구토와 설사를 겪어 부작용으로 인해 개발이 중단됐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화이자의 비만 치료제 개발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월 화이자는 경구 GLP-1 제제인 '로티글리프론(Lotiglipron)'의 개발 중단을 발표했었죠. 로티글리프론의 경우 간 독성 이슈가 제기되며 사장되고 말았습니다.

화이자는 다누글리프론을 일 1회 경구 투여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이자 측은 아직 다누글리프론 일 1회 투여에 대한 약동학(PK) 시험을 진행 중이며, 향후 관련 결과를 업데이트하기로 밝힌 바 있습니다.

③아제넥스, '비브가르트' 면역혈소판감소증 IV 성공했는데 SC는 실패

네덜란드 소재 아제넥스(Argenx)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비브가르트 하이트룰로(VYVGART HYTRULOㆍ성분 에프가티기모드 알파 Efgartigimod alfa)'의 면역혈소판감소증(Immune thrombocytopeniaㆍITP) 임상 3상(시험명 ADVANCE-SE) 실패 소식을 전했습니다.

해당 임상에선 '비브가르트 하이트룰로' 투여군의 13.7%, 위약 투여군의 16.2%에서 혈소판 수치 지속이 관찰됐습니다. 약물의 약효가 위약보다 떨어졌던 셈이죠. 면역혈소판감소증은 혈소판 수가 감소해 조직 내에 비정상적인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인데요. 신체 면역 기능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혈소판을 파괴하는 것이 병인입니다. 비브가르트 하이트룰로의 치료 콘셉트는 이런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해 혈소판 파괴를 막는 것입니다.

아제넥스가 무모하게 임상을 했던 건 아닙니다. 아제넥스는 정맥주사(IV) 형태로 투여되는 '비브가르트'에 대해 임상 3상(시험명 ADVANCE)을 진행한 바 있고, 작년 5월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는 소식을 알렸죠. 그런데 비브가르트를 피하주사 형태로 바꾼 비브가르트 하이트룰로는 같은 결과를 내지 못한 겁니다. 결국 지난달 28일 아제넥스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7% 하락했습니다.

다만 이번 임상 실패가 약물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임상시험 설계 탓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ADVANCE-SE 시험의 환자 75%는 이미 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제넥스 측도 이러한 점을 들어 약효가 미진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④FDA, CAR-T 악성 종양 이상사례 조사 시작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CAR-T의 이상사례 조사를 시작합니다. BCMA 혹은 CD19 표적 CAR-T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서 CAR-양성 T세포 림프종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FDA는 현재 허가된 모든 CAR-T 제품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 대상은 △길리어드(Gilead)의 '예스카타(YESCARTA)'와 '테카투스(TECARTUS)'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YMRIAH)'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브레얀지(BREYANZI)'와 '아베크마(ABECMA)'△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의 '카빅티(CARVYKTI)' 등입니다.

CAR-T에 의한 종양 발생 리스크는 바이러스 벡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끄집어낸 뒤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유전자를 조작하면서 만들어지는데요. 이 유전자 조작 과정에서 바이러스 벡터가 목표 유전자를 엉뚱한 곳에 전달해 암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희귀하게나마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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