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기업 2023 HIT 구상_삼진제약

매출 11% R&D 투입…면역항암제, NASH에서 신규 과제
열린 과제선정 프로세스로 후보과제 14건 초스피드 선정
내부 AI팀 ‘인 실리코’ 출범, 외부 AI업체와의 협업 주도

히트뉴스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언론 출입기자단과 공동 진행한 주요 제약기업 CEO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제약바이오기업 2023 HIT 구상을 순차 보도한다. 삼진제약 최용주 대표와 인터뷰는 지난 15일 서울 마곡연구센터에서 진행됐다.

삼진제약 최용주 대표.
삼진제약 최용주 대표.

서울 마곡에 연구센터를 준공한 삼진제약이 '젊은' R&D로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바꿔 나가고 있다. 클로피도그렐 제제인 플래리스정을 앞세운 영업마케팅 중심 제약기업에서 얼리(early)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한 R&D 파이프라인 보유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 전환이 스피드 있게 진행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NASH 등 분야에서 14개 타깃을 1년여 만에 이끌어 낸 삼진제약은 특허출원을 시작한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외부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개발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물론 노악을 중심으로 기존 전통적 전문의약품 사업이 젊은 R&D를 뒷받침하고 있다.

 

2022년 경영실적, 어떠 셨나요.

"작년에 9.7% 성장한 2742억을 달성했어요. 우리 대표품목이죠? 항혈전제 플래리스가 클로피도그렐 성분 국내시장 1위를 지켰고 경구용항응고제(NOAC) 리복사반과 스타틴, 고혈압 등 순환기 약물들이 선전했어요. 반면 영업이익은 좀 줄었는데 원가율 높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원료의약품의 성장 영향을 받았어요. 사실 그 동안 플래리스 덕분에 다른 회사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이익을 내 왔는데 이제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좀 더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전통적으로 영업마케팅 중심으로 회사가 성장해 왔는데 연구개발과 생산 측면에서 좀 더 확장을 해야 진일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년 3분기까지 매출 대비 11.1%를 R&D에 썼는데 이런 기조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에요."

 

회사 성장의 방향성을 R&D 쪽에 둔다는 말씀인가요?

"맞습니다. 대기업 계열 제약회사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경험을 많이 쌓은 이수민 박사를 작년에 연구센터장으로 영입했어요. 1977년생인데 실력도 실력이지만 연구센터의 분위기가 확연히 젊어 졌어요. 연구 분위기 말이죠."

 

젊은 연구, 흥미로운 표현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작년 말에 연구 과제를 선정하는 이벤트를 연구소에서 열었다고 해요. 솔직히 삼진이 좀 보수적이긴 하거든요. 그런데 직급 관계 없이 각자 연구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을 거쳐서 가장 적합한 과제를 찾아내는 과정을 거쳤다는 보고를 받고 아! 우리 삼진이 이제 젊은 연구를 하는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분위기 변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짧은 기간이긴 한데 연구성과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졌어요. 그 동안에는 주로 외부의 과제를 사오는, 투자하는 방식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 연구소가 개발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외부에서 협력 파트너를 찾는 방식입니다. 연구 과제의 주체자로 파트너를 찾는다는 측면에서 효율도 올라갔지만 투자비용 측면에서도 엄청한 이익을 거뒀다고 생각해요. 이수민 센터장이 온지 이제 1년여 정도 되는데, 그 동안 수립한 연구과제가 14건이에요. 이렇게 빨리 연구과제를 수립한 제약 연구소가 있을까 저도 궁금할 정도입니다."

 

새롭게 수립한 연구과제들을 어떤 분야들인가요?

"빅파마들의 관심이 크고 기술거래도 활발한 분야들인데 면역항암제와 NASH(비알콜성지방간염)가 핵심입니다. 또 게보린이라는 삼진 정체성을 반영해 퍼스트 클래스 급의 진통제와 ADC(항체-약물접합체) 및 PROTAC(표적단백질분해) 플랫폼 보유업체들과의 연구개발도 새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해서 언제 성과가 나겠느냐 하겠지만 저희의 컨셉은 얼리(early) 라이선스 아웃입니다. 작년에 시작했는데 특허출원까지 이미 마친 과제들이 있는데 이 과제들을 중심으로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협의도 이루어지고 있어요."

삼진제약 마곡연구센터.
삼진제약 마곡연구센터.

 

젊은 R&D의 핵심 성과는 스피드인 것 같습니다.

"마곡연구센터를 새로 꾸리면서 내부에 '인 실리코'(in silico)라는 AI신약개발팀을 만들고 전문가를 영입했어요. 기존 방식대로라면 대규모 Compound library를 두고 HTS(고속 스크리닝) 방식으로 후보물질을 찾아내야 하거든요. 삼진 규모에서는 빅파마 수준의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AI에서 해법을 찾았어요. 200개가 넘는 타깃 후보를 찾아내고 이 중에서 14개 과제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인 실리코 덕분이에요. 사이클리카, 심플렉스, 인세리브로, 바스젠바이오 같은 외부의 AI신약개발 업체들과 협업을 하고 있지만, 내부에 AI팀이 있어야 끌려다니지 않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거든요."

 

면역항암제나 NASH는 말씀하신 것 처럼 기술거래가 활발한 분야이지만 관심이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어요. 삼진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Quick Win, Fast Fail(신속의사결정) 전략으로 우리 R&D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14개 파이프라인을 말씀드리지만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들은 다 퍼스트 인 클래스 급 타깃입니다. 사실 모든 타깃들을 빅파마들이 커버할 수 없거든요. 그 빈틈을 우리는 노리고 있어요. 빅파마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타깃들을 요소 요소에 배치해놓고 있어요."

 

전통적 제약회사 개념이 강한 삼진이 R&D 콘셉트를 앞세울 수 있는 계기는 마곡연구센터라고 봐도 될까요.

"마곡에 땅을 매입했지만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연구센터 건립을 중단하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약회사 미래는 R&D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지금의 연구센터가 출범하게 됐어요. 삼진이 지금과 같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건 마곡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너무 훌륭한 스펙의 연구원들이 입사 지원을 했어요. 지방에 연구소를 운영했을 때와는 너무 달랐는데 이런 시너지를 경험할 줄은 사실 몰랐어요."

 

삼진제약 신약 파이프라인. **출처=회사 홍보자료.
삼진제약 신약 파이프라인. **출처=회사 홍보자료.

 

R&D는 현실적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구조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올해 삼진의 곳간을 채울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가요?

"클로피도그렐 시장 1위인 플래리스정의 시장신뢰 확대를 위해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요. 노악(NOAC) 제제인 리복사반도 같은 형태의 임상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와함께 심부전치료제 엔토스정, 폐동맥고혈압치료제 마시텐정을 새롭게 출시하고 순환기계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할 계획입니다. 컨슈머 헬스 부문에서는 게보린, 안정액 등 일반약 브랜드 인지도 및 호감도 증가를 위한 맞춤 캠페인을 진행하고 토탈헬스케어 브랜드 위시헬씨, 멀티팩 건기식 하루엔진 등 확대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변화의 중심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 특히 공을 들이시나요.

"영업마케팅은 영업마케팅 대로 우리의 강점을 살리면서 회사의 든든한 기둥이 되도록 뒷받침하고 있어요. R&D는 방향성 측면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만큼 새롭게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센터장의 판단에 힘을 실어가면서 동력을 살려나가고 있어요. 다만, 제가 주목하는 건 예전의 보수적 개념보다 변화에 중점을 두면서 적극적으로 회사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모범적인 회사가 될 수 있도록 경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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