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약품, 유일하게 생산시설 갖춰… "노하우 문의 많아"
업계 "대부분 OEM 방식… 이것으로도 충분" 한목소리
"코로나19, 마스크 등 위생용품 사업성 검토"에 긍정·동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국은 '마스크 대란'이 빚어졌다. 정부는 마스크 생산업자에 '당일 생산량 80% 이상'을 공적 판매하도록 조치하는 등 제조업체와 약국, 국민들의 노력 끝에 마스크 수급은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과연 마스크는 제약산업에 신사업에 추가해야 할 항목일까?
마스크 제조업계를 비롯한 제약업계는 "코로나19와 정부의 마스크 대책 변동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의 사업성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이 다시 도래할 수 있고, 방역 · 위생 관리는 상시적으로 해야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크게 변화한 때문이다.
다만, 제약업계는 "그렇다고 마스크 제조(의약외품 제조)에 새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제조업체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을 맺고 판매, 유통만 해도 분업 체계가 잡힌 것처럼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위생용품 수요와 사업성은 늘어나지만 판매와 유통에만 집중해도 소기의 사업 성과를 이룬다는 의미. 앞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마스크, 손 소독제 제품 시판 · 마케팅 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호흡기를 질병의 감염, 악취, 매연으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마스크는 약사법에 따른 '의약외품'이다. 식약처는 품목별로 심사 · 허가하고 있으며, 이 종류로는 보건용 마스크(기존 황사방지용 및 방역용 마스크) 및 수술용 마스크가 있다.
보건용 마스크는 분진포집효율, 안면부흡기저항, 누설률 등 외부로부터 흡입되는 이물질을 차단하는 정도를 측정해 품목허가를 받는다. KF80, KF94, KF99 등 세 가지 등급이 있다.
또한,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 시장은 지난 2018년 1145억 원 규모다. 2016년 152억원, 2017년 337억원으로 작은 시장이였는데 '중국발 미세먼지'로 급증했다가 '코로나19' 이슈를 맞닥뜨리게 됐다.
현재 중견·중소업체가 하루 5만 개에서 많게는 20만 개씩 생산한다. 시장이 작고 마진은 크지 않다는 게 특징. 지난 13일 식약처의 '4월 2주차 마스크 생산·공급 현황' 발표에 올 2월부터 지난 10일까지 마스크 제조를 위해 신규로 진입한 업체는 25개소며, 총 811건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보건용 마스크 제조 업체(누계)는 150개소, 수술용 마스크는 29개소다. 품목 수로는 보건용 마스크가 1393개, 수술용 190개다. 제조업 신고와 품목허가를 신속히 처리 중이라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특히 국내 제약사(의약품 제조·판매업) 중 보건용 마스크 제조, 제품을 허가받은 업체는 국제약품이 유일하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1월 남태훈 사장은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다 2015년 메르스 경험과 미세먼지 이슈로 마스크 필요성을 느끼고, 투자를 결심했다.
생산 원가구조, 유통망 확보 우려도 있었지만 남 사장은 과감히 투자했다. 2018년 3월 생산라인을 설치, 지난해 3월부터 '메디마스크 KF80/KF94' 2종을 생산해왔다. 그해 가을은 미세먼지 발생이 드물어, 만든 마스크는 재고로 남기도 했다.
그러나 올 초 코로나19 이슈로 재고와 생산 물량 300만 장은 순식간에 동이 났고, 추가 요청이 쇄도했다. 현재 회사는 2개의 마스크 전용 생산라인에 20명의 인력을 투입해 2월부터 2교대로 주중 무휴 24시간 풀 가동하고 있다. 1일 최대 10만 개를 생산하며, 월 210만 개 생산케파로 15~20억 원의 월 매출을 올렸다. 80%를 공적마스크로, 20%를 일반 유통망에 보낸다.
이와 관련 국제약품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마스크 사업을 미래사업으로 결정해 과감히 투자 한 결과, 회사 매출과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보건과 사회공헌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향후 마스크 수요 증가와 시장 확대를 예상해 마스크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일부 국내 제약사는 국제약품에 인증·설비·생산 노하우를 묻고 있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수요는 단기간 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회사는 생산량 확대에 대해 고민 중인 상황"이라며 "베트남 등 업체에서도 문의가 이어진다"고 했다.
이와 반대로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은 마스크 제조업체에 OEM(생산자주문방식)으로 마스크를 납품받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이 물량 80%를 공적 유통망으로, 이외 20%를 기존 OEM 계약에 따라 제조하고 있어 제약사가 받는 마스크 물량은 많지 않다.
약계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 유통하는 국내 제약사는 ▷동국제약 ▷동성제약 ▷동아제약 ▷보령컨슈머(보령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일양약품 ▷제일약품 ▷JW중외제약 ▷GC녹십자 등이 있다.
업계는 "소요 비용과 수요를 예측하면 마스크 등 의약외품 업에 쉽사리 진출하기는 힘들다"며 "국제약품이 첫 발을 뗐는데 증설하며 사업을 키워나갈지 주목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도 마스크 판매 사업을 검토했었다. 코로나19 발생 직전, 올 봄 출시를 목표로 계약이 성사될 뻔 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며 "판매하려고 했지, 직접 생산할 계획은 아니었다"고 했다.
마스크를 판매하는 제약사 관계자는 "사업에 뛰어드는 게 부담이자 리스크다. OEM · ODM이 활발한 체계가 됐으니 설비를 갖추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가 특수했지만 제약사 본업은 의약품 사업인데 마스크 생산라인을 들이는 게 부담이다. 계속 OEM · ODM 공급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회사 판단"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에게 마스크 판매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 투자 대비 이해득실을 따지게 되는 것.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와 의약외품 등 위생용품 소비 트렌드를 고려하면 발빠르게 대응하는 업체가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우리 생활, 문화는 많이 변화될 것이다. 개인위생 관련 제품에 대해 제약사던, 제약사가 아닌 업체던 관심 갖고 있어야 한다"며 "마스크, 손 소독제의 사업성이 당분간 부각될 것 같다"고 했다.
앞선 마스크 판매사 관계자도 "마스크 사업도 컨슈머헬스케어 사업 중 하나다. 관련 제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지역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겠다며 마스크 50만 개를 지난 9일 무상지원했다. 인천시청에 30만 개, 충북도청에 20만 개를 전했다.
이 제품은 10회 정도 사용 가능하다. 재사용 가능한 필터 삽입형 마스크 1개와 MB필터 10개가 한 세트다. 마스크는 제약사의 무균 공정에서 작업자가 착용하는 무균복 소재로 제작됐다.
회사 관계자는 "마스크 수급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이 앞장서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더 확산되지 않도록 저지선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지역주민들도 보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마스크 제작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행한 무상공급 건으로, 별도의 상업화 및 허가 예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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