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앞둔 마케팅-생산부서 '생산성-효율성' 숙제
"SF(Sales Forcast, 판매예측)의 정확도를 높여라”
제약회사 영업·마케팅과 생산부서 사이에 벌어지는 여러 갈등 중 SF의 정확성이나 제품의 적기 생산 문제는 종종 도마에 오른다. SF를 너무 높게 잡아 과잉재고가 발생했다거나, 생산이 몰려 적기출하가 안되는 통에 판매에 차질이 생겼다는 등등의 핑퐁게임이 벌어진다.
주당 52시간 근로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제약업계에서는 SF의 정확도를 높여 생산의 계획성과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국내 상위권 제약회사 마케팅 관계자는 “판매예측을 잘 해서 과잉재고나 품절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은 늘 고민이지만, 52시간 때문에 생산부서의 인력운영 문제가 대두되면서 SF의 정확성을 높이라는 사내 요구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실제 SF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입력오류와 같은 단순실수를 시스템적으로 걸러내는 방안을 강구했고 마케팅과 생산부서간 정기미팅을 통해 생산계획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타임라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신제품 SF의 경우 정확도에 대한 요구강도가 더 쎄졌다. 국내 중견 제약회사 마케팅 관계자는 “신제품 SF를 수립할 때 그 동안은 시장규모를 감안해 이 정도는 해야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생산환경 변화를 앞둔 시점이라 회사 내에서도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접근방법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회사는 신제품에 대한 출시 전 디테일 활동을 통해 처방약속을 받은 거래처에 한해 사전주문을 취합하고 이를 생산 스케쥴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 주문량 역시 실사용 예측을 통해 적정분만 발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근 52시간 근로시간제 시행과 관련한 제약바이오협회 간담회에 참석한 모 회사 관계자는 “생산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판매예측을 정확히 하고 생산 스케쥴을 적정하게 안배하는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냐에 기업들의 관심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당 근무시간을 현행 68시간(평일 40/연장 평일-12, 휴일-16)에서 최대 52시간(평일 40/연장 12)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되는데 상장 제약회사 중에서는 약 40곳 정도가 이 규정에 해당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