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큐렉스' 출시...3~6주 간격으로 2분 이내 피하 투여
할로자임 일렉트로파이 인수, 고농도 SC 단백질 제형 확보

SC(피하주사) 제형 플랫폼 시장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가 FDA 허가를 받았고, 할로자임은 고용량 생물학적 제제까지 적용 가능한 제형 기술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달 19일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적용된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큐렉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1일에는 할로자임이 일렉트로파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최대 9억달러로, 선급금 7억5000만 달러와 최대 1억5000만 달러의 마일스톤으로 구성됐다.
정맥주사(IV)에 머물렀던 항암제 투여 방식이 점차 간소화되며, 약물 전달 기술을 둘러싼 개발과 상용화 경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알테오젠, '키트루다 SC' 승인…ADC SC 전환도 '주목'
알테오젠이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Berahyaluronidase alfa)'가 적용된 '키트루다 큐렉스'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대체하는 SC 제형으로 FDA 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IV 투여는 30분 이상 소요되지만, 키트루다 큐렉스는 3주마다 1분, 6주마다 2분 만에 피하주사로 투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환자의 병원 체류 시간이 크게 줄고, 집에서도 자가 투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허가로 알테오젠은 MSD로부터 약 2500만달러(약 350억5000만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도 긍정 의견을 얻어 연내 유럽 허가도 유력하다. 글로벌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경우 로열티 수익 증대도 기대된다.
알테오젠은 MSD 외에도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와 SC 제형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다이이찌산쿄와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의 SC 제형 개발을 위해 최대 3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는 3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SC 제형 개발을 협력 중이다.
할로자임, 일렉트로파이 인수…"고용량도 SC 가능"
경쟁사 할로자임은 SC 약물 전달 플랫폼 강화를 위해 일렉트로파이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최대 9억달러로, 선급금 7억5000만달러와 마일스톤 1억5000만달러로 구성됐다. 제품 3개가 승인될 경우 건당 5000만달러가 추가 지급되는 구조다.
일렉트로파이의 '하이퍼콘(Hypercon)' 기술은 단백질 농도를 기존 수용액 대비 4~5배인 400~500mg/ml까지 농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량으로도 피하 투여가 가능해지고, 환자는 굵은 바늘의 긴 IV 대신 간단한 피하 주사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인수로 할로자임은 기존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인핸즈(Enhanze)' 플랫폼에 하이퍼콘을 더했다. 인핸즈가 IV 제형을 SC로 전환하는 핵심 기술이었다면, 하이퍼콘은 고농도 단백질 제제를 소량으로 투여할 수 있어 고용량 생물학적 제제까지 포함한 SC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인수 발표 직후 할로자임 주가는 2.2% 상승했다. 회사 측은 "일렉트로파이의 기술과 로열티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더해 장기적 매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며 "환자 중심 약물 전달 솔루션을 한층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일렉트로파이는 현재 일라이 릴리, J&J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일부 파트너사 제품은 2026년 말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상업화 시점은 이르면 2030년으로 예상된다.
SC 제형 시장은 단순히 환자 편의성 개선을 넘어 새로운 경쟁 구도로 확장되고 있다. 항암제처럼 장기 치료가 필요한 영역에서 알테오젠과 할로자임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환자 삶의 질은 물론 의료 현장의 효율성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