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

"RSV 감염, 미숙아나 기저질환 보유하지 않은 영유아도 질병 부담"
"베이포투스 접종, RSV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질환 예방 가능"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예방 접종이 권고되는 RSV 계절이 돌아왔다. 

RSV는 영아 3명 중 2명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흔한 바이러스다. 그럼에도, 일부 감염 영유아에서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증상 악화가 발생하거나 입원이 필요할 수 있어 RSV가 유행하는 10~3월을 처음 맞는 때 예방 효과를 가진 항체 주사를 접종하는 것이 권고된다.

과거 항체 주는 RSV 시즌 동안 최대 5회의 투여가 필요하고, 일부 영유아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사노피의 지속성 RSV 단클론항체 '베이포투스(성분 니르세비맙)'가 개발되면서 첫 RSV 계절동안 단 1회 투여로 모든 영유아에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히트뉴스는 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를 만나 이달부터 본격 RSV 시즌 접종이 본격화 될것으로 전망되는 베이포투스의 예방 효과와 접종 권고 사항 그리고 RSV 감염의 위험성 등을 들어봤다.  

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
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

 

RSV는 감염 시 어떤 증상을 유발할 수 있나요?

일자별 RSV 감염증상 / 출처=사노피
일자별 RSV 감염증상 / 출처=사노피

최수한 교수 = "RSV는 5세 미만 영유아에게 매우 흔하게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중 하나입니다. 만 2세가 될 때까지 대부분 최소 한 번 이상은 감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이가 어릴수록 증상이 심하고 쉽게 악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감기라고 부르는 상기도 감염의 경우 미열, 콧물, 목 통증, 기침 같은 증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RSV 감염으로 인해 하부 호흡기까지 영향을 주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모세기관지염과 폐렴은 RSV로 인한 대표적인 중증 감염 질환으로, 어린 영아가 처음 RSV에 감염됐을 때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RSV 감염으로 입원하는 영유아는 어느 정도로 집계되나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RSV 감염으로 인한 5세 미만 영아의 입원율이 약 45%였고, 그 중 절반 이상이 12개월 미만 영아였습니다. 

또한 2017~2022년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RSV 감염으로 진단된 1세 미만 영아의 약 70%가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입원 역치가 낮아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입원이 이뤄졌을 수 있지만, 많은 영아들이 RSV 첫 감염 시 입원 치료를 받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영아의 RSV 감염으로 인한 전체 입원에서 미숙아나 기저질환을 가진 비율은 약 10%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영아여도 질병 부담이 매우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최근 연구에서 1세 미만 영아 RSV 감염 환자의 약 4% 정도는 중환자실 입원 치료가 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소아 전체 감염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닙니다. 

RSV는 단순 감기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건강한 아이에게도 심각한 호흡기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중환자실 치료나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위험한 바이러스입니다."

 

RSV 감염으로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하기도 하나요?

"RSV 감염으로 중증 질환을 앓고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경우, 치료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차 세균 감염이 생길 수도 있고, 매우 극단적인 예시로 호흡 곤란으로 호흡 정지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처치되지 않으면 저산소 뇌증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증까지 진행되지 않더라도, 어린 시기에 RSV 감염이나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을 겪은 아이들은 이후 천식 유병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최근 허가 약제로, RSV 항체 주사인 '베이포투스'가 있습니다.

백신이 아닌 항체 기반의 주사로 개발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RSV는 연령층에 맞춘 맞춤형 예방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주목할 연령대는 6개월 미만의 어린 영아입니다. 

이 시기에는 면역학적으로 미성숙해 백신에 잘 반응하지 못할 수 있고, 모체로부터 전달받은 항체로 인해 백신에 대한 항체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SV가 가장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시기가 생후 6~12개월임을 고려하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항체 주사'입니다.

최근 개발된 '지속성 RSV 단클론 항체'는 특수 기술을 적용해 체내에서 항체가 오래 유지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를 RSV 유행 시기 동안 한 번만 접종해도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베이포투스도 여기에 속하며, 사실상 영아에서 RSV 백신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기존 항체 주인 '시나지스'는 미숙아나 만성 폐질환 환아 등 고위험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던 것과 달리, 베이포투스는 모든 영아를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예방 효과와 활용 범위가 크게 확장됐습니다."

 

베이포투스는 언제 접종해야 하는 것으로 권고되나요?

베이포투스 투여 일정 / 출처=사노피
베이포투스 투여 일정 / 출처=사노피

"우리나라에서 RSV 시즌은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로 봅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고위험군으로 우선적으로 접종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는 태어나자마자 B형간염 1차 접종을 하고, 한 달 이내에 BCG 접종을 받습니다. 베이포투스 역시 RSV 시즌에 출생한 신생아라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WHO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각 백신 별로 작용 방식이 다르므로 같은 시기에 접종하는 다른 백신과 상호 간섭 작용은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4~9월에 태어난 영아도 생애 첫 RSV 시즌을 맞이할 때 RSV 감염을 심하게 앓을 위험이 높아 접종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 경우 베이포투스의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9월 말에서 10월 사이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간혹 애매하게 3월에 출생해 접종시기가 애매해진 경우가 있는데, 가능하면 3월 내로 접종 받는 것을 권고합니다. 만약 이 시기를 놓쳤다면 원칙적으로는 다음 RSV 시즌에는 예방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RSV 유행 시기가 예외적으로 앞당겨지거나, 미숙아 또는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접종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의 전문적 평가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고, 보호자 개인의 판단으로 접종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베이포투스는 해외에서 이미 수년간 사용돼 왔습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의미 있는 예방 효과가 확인됐나요?

"베이포투스 같은 단클론 항체는 RSV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독감 백신이 독감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과 유사하게, RSV 단클론항체도 RSV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최근에는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 분석을 통해 실제 베이포투스 사용 데이터를 종합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2023~2024년 시즌에 베이포투스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RSV 관련 입원율이 83%, 중환자실 입원율은 81% 감소했고, RSV로 인한 모세기관지염과 폐렴 발생률도 약 75% 감소했습니다.

베이포투스를 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하여 캠페인을 추진하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스페인 갈리시아주(州)가 있습니다.

이 주에서는 RSV 시즌 중에 태어난 신생아, RSV 시즌 이전에 태어난 만 6개월 영아, 고위험군 영유아 등 베이포투스 투여 적응증에 해당되는 모든 영유아에게 베이포투스 접종 캠페인을 시행했고, 2023-24 시즌의 접종률은 약 92%에 달했습니다. 베이포투스 도입 전후의 RSV 입원율을 비교한 결과, 보편적인 베이포투스 접종은 RSV 입원율의 약 89.2%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베이포투스는 아직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접종 독려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현재 베이포투스와 같은 지속성 RSV 단클론항체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도입되기에는 여러 난관이 있습니다. 

먼저, 베이포투스가 백신이 아닌 항체로 분류되면서, 관리 기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백신은 질병관리청이 관리하지만, 항체로 분류된 베이포투스는 담당 기관이 모호하고, 심평원에서는 비급여 약제라 관리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또한 베이포투스가 고가라는 점도 NIP 도입의 큰 장애 요소입니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이지만 영아의 RSV 질병부담에 대한 베이포투스의 역할과 특수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백신 수준으로 NIP에 포함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학회에서도 지속적으로 관련 의견을 정부에 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NIP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자체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일부 지원에 나선다면 출산율 개선과 RSV 관련 입원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해외 사례를 보면, NIP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주 정부 차원에서 접종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도 지자체 마다 다양한 범위 내에서 접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는 시나지스를 보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자체의 지원은 RSV 질병부담을 줄이는 수단을 넘어 저출산 시대에서 영유아에 대한 보편적인 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RSV 항체 접종을 고려하는 보호자들에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국가의 보조가 없는 상황에서 영유아 자녀들의 RSV 예방을 위한 항체 주사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다른 백신과 비교했을 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어 생애 첫 번째 RSV 시즌을 맞는 영아에서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영아에서는 RSV 감염을 심하게 앓을 수 있는 위험이 높은 만큼 이를 예방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보호자분들께 관련 정보를 숙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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