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 주최 '제3회 세포유전자치료제 투자 포럼'
한ㆍ중ㆍ일, 각기 다른 전략으로 높아진 위상
미중 갈등 속, 각국 협력과 정책 지원 중요한 때

글로벌 바이오 투자 환경이 위축되는 가운데, 아시아가 세포ㆍ유전자치료제(Cell & Gene Therapy, CGT) 산업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올리비아 겅(Olivia Geng) 알테아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19일 성남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제3회 Cell & Gene Tech Investment Forum(이하 CGTI 포럼)'에서 글로벌 투자 흐름과 아시아의 기회 요인을 집중적으로 짚었다.

겅 이사는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거래 규모와 건수가 줄어드는 '투자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전임상 단계의 플랫폼 기술에도 적극적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위험 회피적 성향이 강화된 투자자들의 변화를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CGT 거래의 절반 이상이 전임상 단계에서 이뤄졌으나, 올해 들어서는 임상 1상 이상 단계 자산이 중심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 한파 속 떠오르는 아시아

올리비아 겅 알테아 인베스트먼트 이사

그러나 그는 이 같은 글로벌 위축 속에서도 아시아 지역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CGT 임상시험에서 이미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며, 글로벌 아웃라이선싱 밸류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20% 초반에 그쳤던 수치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정부의 IIT 제도와 초기 지원 정책이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과거 'CDMO 허브'로 불리던 이미지를 벗어나 신약개발과 혁신 생태계의 한 축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CDMO 경쟁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부 차원의 벤처캐피털 유치와 뉴코(NewCo) 모델 창출이 특징적이라고 짚었다. 미국 아치벤처(Arch Venture)와 합작해 기업을 빠르게 육성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며, 과거 iPS 중심의 이미지를 넘어 인수·투자·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와 호주는 임상시험 인프라와 세제 혜택을 무기로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A-STAR와 EDB 등 국가 기관의 지원 아래 다국적 벤처캐피털이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호주는 다양한 환자군과 세제 인센티브로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확장 전략 "임상 데이터와 차별적 효과"

겅 이사는 아시아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임상 단계에서 확실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전임상 결과만으로는 대형 계약에 이르기 어렵다.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임상 2상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를 주기 때문에, 아시아 기업들도 현지 임상시험 기관과 협력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치료 전략의 차별성도 핵심 요소로 꼽았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단독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고 환자군 간 반응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병용 요법 가능성과 내성 극복 전략을 제시하는 기업이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겅 이사는 "반드시 첫 번째가 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기업 간 협력의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각국이 힘을 합쳐 범지역적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개별 기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 3~5년 동안 아시아 내부 협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로 올해 3회째를 맞는 CGTI 포럼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 글로벌 투자 트렌드, 사업화 전략을 한자리에서 논의하는 바이오산업 기술·투자 포럼이다. 이날 행사에는 기술 동향·투자·오픈이노베이션 세션, 기업 사업설명(IR), 1:1 맞춤 파트너링 미팅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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