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이큐비아 인사이트 포럼'
"미·중 균형 구도 속 초기 임상 주도권 이동"
아태권 ‘인큐베이터 모델’로 개발 전략 재편

글로벌 제약 개발 패러다임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초기 임상 전략 중심축이 미국·유럽에서 벗어나 중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데이터를 확보하고 의사결정을 앞당기는 '인큐베이터 모델'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큐비아는 25일 '아이큐비아 인사이트 포럼 2025'를 개최하고 바이오텍 중심으로 급변하는 초기 임상 생태계와 지역별 전략 변화를 소개했다. 브라이스 데이비스 아이큐비아 바이오텍 아태지역 초기임상전략 총괄은 "초기 단계 성패를 최대한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글로벌 개발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고 강조했다.
초기 임상 중심축 이동…中 급부상 '뚜렷'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20년간 절대적 리더였던 미국 중심의 개발 구도는 이미 균열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스 총괄은 "신물질 승인 건수를 기준으로 글로벌 리더를 꼽자면 이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중국 제약 시장이 보여준 성장 속도는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큐비아 기준 중국에서 스폰서된 글로벌 임상시험 비중은 2009년 2%에서 2024년 39%로 증가했다.
데이비스 총괄은 중국의 영향력이 임상시험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기 단계 연구에서 단일국가 수행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신속한 환자 모집과 비용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중국 내에서 빠르게 정착하면서 글로벌 스폰서들이 중국 단독 연구 또는 중국 중심의 설계를 우선 고려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스폰서의 구조도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제약사가 아닌 상업화 이전 단계의 바이오텍이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전체 항암 분야 임상시험에서 이들 신흥 바이오텍의 비중은 3년 만에 3분의 1에서 3분의 2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이제 항암 이외의 치료영역에서도 초기 임상은 사실상 바이오텍 중심 구조로 완전히 전환되는 이 변화가 국가 선택과 연구 설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태권 인큐베이터 모델, 최강 조합은 호주+중국"
데이비스 총괄은 중국 외에도 호주, 한국, 싱가포르 등이 초기 임상에서 자주 활용된다고 설명하면서도, 스타트업 속도와 모집력 면에서는 '호주+중국' 조합이 가장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를 두고 "최종 프로토콜 확정 후 3달 정도면 첫 환자 투약이 가능하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타트업 속도를 제공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환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참여 의향이 높아 대규모 코호트를 짧은 시간에 확보하기에 가장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 두 지역을 활용해 1~2개국에서 먼저 초기 데이터를 모은 뒤 긍정적 신호가 나오면 동일한 프로토콜 그대로 미국과 유럽으로 신속히 확장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반대로 효과가 미미하거나 부정적일 경우 조기에 연구를 종료하고 다음 파이프라인으로 이동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모양새다.
데이비스 총괄은 이를 "빠른 실패 또는 빠른 성공(Fail fast or succeed fast) 전략"이라 정의하며 최근 18개월 동안 글로벌 톱10 제약사들 역시 이 모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다국적 제약사는 중국 내 소규모 회사를 인수해 현지 기반을 확보하고, 초기 임상을 아예 중국과 호주에서 시작한 뒤 글로벌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성공 사례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임상에서의 속도와 효율성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아태 지역을 △빠른 스타트업 △낮은 경쟁률 △높은 환자 기용성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제 초기 단계 개발의 기준점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호주·중국과 함께 초기 임상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