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현미 교수

"폐렴구균 질환, 면역원성 적은 소아에 감염율 높고 더 치명"
"박스뉴반스, 22F, 33F 혈청형 추가ㆍ국내 임상 진행 …안전성 신뢰"

최근 0세 아동의 보육시설 이용이 늘면서, 면역력이 취약한 소아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예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의 절반 이상이 5세 미만 소아이며, 기존 13가 백신으로는 일부 혈청형(22F, 33F) 예방이 어렵다. 이에 작년 4월 15가 단백접합백신 '박스뉴반스'가 NIP에 도입돼 생후 2개월~5세 미만 소아와 고위험군에게 접종되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한국인 소아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95% 이상에서 모든 혈청형에 면역원성을 입증한 것이다. 히트뉴스는 도입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임상 현장의 변화와 향후 개선 방향을 전문가에게 들었다.

 

소아와 일부 12세 이하 청소년에서 폐렴구균 감염이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현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강현미 교수 = "소아는 면역 체계가 아직 미성숙해서 중이염이나 축농증 같은 비침습성 질환(NIPD)을 더 많이 경험합니다. 실제로 소아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중이염, 폐렴 등이 자주 관찰되며, 성인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경증 질환도 소아에게는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중 일부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또, 일부 12세 이하 고위험군 아이들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고위험군이란 면역이 저하되는 질환이 있거나, 약물 복용 또는 수술로 인해 면역이 약해진 경우가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거나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 비장이 없는 아이들, 선천적으로 면역 체계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고위험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만 5세 미만 아이들과 더불어 12세 이하 고위험군 아이들이 NIP 대상이 되는 이유입니다."

 

침습성/비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은 어떤 증상들이 있으며, 
특히 더 치명적인 증상은 무엇일까요?

"비침습성 폐렴구균 질환(NIPD)은 중이염이나 축농증 등이 대표적이며, 소아에게서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폐렴구균성 중이염은 일부 자연 호전되기도 하지만,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서 관리가 중요합니다. 

반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은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처럼 원래 무균이어야 할 장기에 폐렴구균이 침입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경우 장기 기능이 저하되고,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보육시설 이용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집단 감염 우려도 있나요?

"보육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생후 6개월 이하의 아이들도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면역력이 약할 뿐더러, 예방접종도 완료되지 않았을 시기이기 때문에 폐렴구균을 비롯한 감염성 요인들이 비인두 내에 존재하다가 서로 옮겨질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해외와 국내 모두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아이들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NIP라고 생각합니다. NIP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백신으로 빠르게 면역을 형성해 놓으면, 아이들 간의 접촉으로 균이 퍼지더라도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스뉴반스의 소아 대상 NIP가 적용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실제 소아 폐렴구균 예방접종 환경의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2023년 11월 20일 진행된 박스뉴반스 허가 기념 간담 발표자료 
2023년 11월 20일 진행된 박스뉴반스 허가 기념 간담 발표자료 

"사실 아직 1년밖에 지나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존 13가 백신이 포함하지 않았던 두 혈청형 '22F'와 '33F'가 추가되면서 예방 범위가 넓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또, 추가된 혈청형 중 하나인 '3'의 경우 기존 백신 대비 면역원성의 우월성을 입증했지만, 국내 소아에서 나타나는 주요 혈청형이 아닌 만큼, '3'에 대해선 성인에서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올해 ESPID(European Society for Paediatric Infectious Diseases) 학회에서 발표된 스페인 역학 연구 데이터를 보면, 박스뉴반스 NIP 도입 후 소아에서 혈청형 3의 발생률이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 국내 역학 데이터는 공개된 바 없지만, 아마 이와 비슷한 경향성을 보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소아에게 투여되는 백신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데, 
어떤 이상반응이 보고돼 있으며, 그 빈도는 어느 정도 인가요?

"사실 NIP로 접종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들은 대체로 매우 안전한 백신들입니다. 위험하거나 문제가 될 수준의 안전성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그나마 가장 흔하게 보고되는 이상반응은 발열이며, 전체 접종자의 약 10% 정도에서 해열제 복용이 필요한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준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정도 반응은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수준입니다."

 

현재 박스뉴반스의 국내 실사용근거(RWE)가 수집되고 있나요?

"서울대병원 주도로 전국 약 30개 기관이 협력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사례를 모으고 있습니다. 향후 이 자료는 대한소아감염학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어떤 백신으로 인한 결과인지 특정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환경에서 특정 백신이 군집면역을 높이고 지역사회 내 유행을 억제하는지에 대한 효과 평가는 예방접종을 시작하고 적어도 1~2년은 지나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아이가 해당 질환에 걸리는지, 발병 빈도가 얼마나 줄었는지, 어떤 혈청형이 주로 질환을 나타내는 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박스뉴반스와 최근 NIP가 적용된 '프리베나20'을 비교할 때, 
접종 시기 및 횟수에 따른 면역 형성 속도에 차이가 존재하나요?

"이 두 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기초접종(Primary series)을 시행하고, 12~15개월 중 부스터 접종을 시행하도록 허가돼 있습니다. 기초접종은 충분한 면역을 형성해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한 초기 접종 단계이며, 부스터 접종은 이렇게 형성된 면역을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박스뉴반스는 3차 기초 접종 완료 후 30일 시점에서, 이미 모든 혈청형에 대해 WHO가 제시한 면역원성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혈청형에서 초기 단계부터 면역이 잘 형성된다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프리베나20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 데이터가 발표된 바 없어 구체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백신을 권유하심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저는 혈청형 수, 면역원성, 안전성 등 세 가지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먼저, 혈청형 수가 증가하더라도, 각각의 면역원성에서 비열등을 보인다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이 백신이 안전한가’인 만큼, 안전성 관련 데이터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그 외에도 가정에 접종 대상 아이 외에 형제가 있거나,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는 경우에는 어떤 백신이 적절한 지 보호자가 직접 저에게 물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리베나20 대비 박스뉴반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박스뉴반스의 장점은 국내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이 임상 데이터를 통해 국내 소아 환경에서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확인됐고, 지난 1년간 접종해 오면서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안전성 측면에서 특이 사항도 없었습니다. 

또한, 조혈모세포이식 (HSCT) 환자, 면역결핍환자(HIV), 낫 적혈구 빈혈환자(SCD) 등 고위험군 아이들을 대상으로도 진행한 만큼, 안전한 백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프리베나20이 커버하는 혈청형 수가 더 많긴 합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유행하는 균주가 다르고, 외부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프리베나20은 국내 소아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각 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지 향후 실사용근거 확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소아 폐렴구균 예방 환경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소아 감염 전문의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국내에서 발생하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입니다. 백신의 효과를 제대로 평가 하기 위해선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연구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향후 특정 혈청형에만 반응하는 백신이 아니라 '유니버설 폐렴구균 백신'이 개발돼야 할 것입니다. 유니버설 폐렴구균 백신은 특정 혈청형에 국한되지 않고 폐렴구균 전체를 예방하는 백신을 말합니다. 이미 연구는 꽤 진행 중이고, 일부 항원 후보군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향후에는 혈청형이 몇 개 더 포함됐는 지를 따질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지금 과학 수준을 보면 먼 미래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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