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정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 능력을 두고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예상한 것처럼 야당은 정 후보자의 배우자 주식 이해충돌 이슈를 두고 맹공을 펼쳤다.

18일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당은 방역 경험과 정책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며 방어에 나선 반면, 야당은 정 후보자의 배우자 주식 보유와 농지법 위반 논란을 집중 제기하며 이해충돌 여부를 물고 늘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코로나19 방역 기간 중 '코로나 수혜주'로 불렸던 종목을 보유한 점을 들어 이해충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손소독제 사업을 병행했던 창해에탄올 주식 5천주를 보유 중이며, 이 회사는 2020년 정관을 변경해 해당 사업을 포함하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2016년부터 해당 주식을 장기 보유해왔으며 단 한 주도 매도하지 않았고 시세차익을 실현하지 않았다"며 "당시 창해에탄올이 손세정제 사업을 병행하게 된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주가 변동에 따른 이해충돌 여부를 더 세심히 들여다보지 못한 것은 송구하다"며 "앞으로는 그런 부분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주식 배당 소득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으나, 정 후보자는 "배당은 주식 보유로 인한 정당한 소득이며, 내부 정보를 활용한 매매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마스크 필터 회사 주식에 대해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 다 매도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제 정보를 가지고 배우자가 주식거래를 한 것은 일체 없다"고 일축했다. 

배우자 명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80년대 공중보건의 시절 인연을 맺은 지역에서 30년 넘게 친환경 농사를 함께 지었다"며 "현지 주민들과 공동 경작했으며 직접 농사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해명했다. 또한 "농지 처분 명령을 받은 적도 없고, 매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심의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말씀은 따갑게 받겠다"며 "열심히 농사를 지었는지에 대해 사과 말씀드리겠다"고 몸을 낮췄다.

반면 이날 청문회에서 여당은 정 후보자의 방역 경험과 의료 행정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정책 검증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자는 의정갈등과 전공의 복귀 문제에 대해 "의료계와 환자,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과정에 대한 복지부 내부 조사 진행 상황을 언급하며 "확인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 전공의 수련 제도 개선 등 정책적 이슈에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단순 증원만으로 지역 의료 인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과정에서 신뢰 형성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며 "전공의 복귀를 위해 수련협의체를 가동하고 9월 수련 시작 전까지 준비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정 후보자는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의대정원을 배정해야 되지 않냐는 질의에 "정원 배분하는데서 공공적인 역할들을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는 교육부하고 협의가 필요할 것 같아서 그런 부분들을 검토하고 상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진료지원 전담간호사 시행규칙 입법예고를 앞두고 적절한 보상 및 전담간호사 자격증제 도입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자는 "보험의 제도하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답을 하기 어렵다.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