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화장품 조영제 등 신 사업 발굴 노력 효과
동화약품, 제약회사 본질 중시하며 신중, 안정적 경영

 Decade of Pharmaceuticals  제약업계 10년, 기업 비교 분석

국내 제약업계 100년 역사는 어찌보면 양극화와 같은 말일 수도 있다.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윗단에 올라서기 위해 준비해왔다. <히트뉴스>는 지난 2024년에 이어 2025년 10년간의 사업보고서 내 주요 회사를 두 곳씩 비교해 이들의 행보와 차이를 만든 '한 끗'을 짚어본다.

① 10년 전 같은 출발선 섰던 휴온스와 경동제약(2014~2023)
② 파마리서치 VS 동성제약(2014~2023)
③ 동구바이오제약 VS JW신약(2014~2023)
④ 동국제약 VS 신풍제약(2014~2023)

⑤ 부광약품 VS 한국유나이티드제약 (2014~2023)
⑥ 상처치료 라이벌의 시장을 가른 3년, 동국제약 VS 동화약품

동국제약은 다른 회사와 비교분석이 가능하다. 분석 대상은 상처치료의 라이벌이자 10년 전 매출 300억원 가량 간극으로 붙어있던 동화약품이다.

 

360억원 차이는 10년 후 3400억원으로 벌어졌다

2015년 동국제약은 연결 기준 2599억원의 중상위권 회사였다. 당시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상위권 회사와 매출 차이가 존재했다. 2016년 3000억원을 넘어서더니 2018년 4008억원, 2020년 5591억원, 2022년 6616억원, 2023년 7309억원, 2024년 8121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상위권으로 성큼 성큼 직행 중이다.

반면 2015년 개별 기준 2232억원(당시 연결기준 없음)이었던 동화약품은 동국제약보다 2년 늦은 2018년 3000억원에 진입했다가 2020년 2720억원으로 후퇴했다. 2022년 3404억원, 2024년 4648억원으로 반등하며 10년 전 매출 대비 2배 성장했다. 평균으로 볼 때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그런데 10년 전 동급이던 동국제약과 비교하면 3472억원 차이가 난다.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영업이익 면에서도 격차는 조금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동국제약 영업이익은 2015년 336억원에서 2024년 804억원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보여주지만, 동화약품은 2015년 48억원에서 2024년 134억원을 기록했다. 2019~2021년까지 1000억원 근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2022년 하락세는 아쉬운 현상이다. 특히 2019년은 영업이익에서 동국제약을 앞서기도 했다. 2024년 양사 영업이익 격차는 672억원에 이른다.

당기순이익도 유사 경향성을 보인다. 동국제약은 2015년 272억원에서 2024년 623억원으로 점차 증가한 반면 동화약품은 2015년 56억원에서 2024년 21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동국제약은 변동폭이 낮은 반면 동화약품은 등락폭이 심하다. 신사업 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의 문제로 추정할 수 있다.

 

10년을 보려면 '3년'을 봐야한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벌려놓은 매출 격차

주목할 지점은 2018~2021년 수치에 담긴 두 회사의 다른 모습이다. 동국제약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600억원에 가까운 매출 우위를 보였다. 그런데 2018년 942억원이었던 동국제약의 매출 우위는 2019년 1751억원, 2020년 2870억원으로 크게 차이난다. 이 격차가 나머지 4년 동안 매출 차이를 벌린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예상 외 상황이 펼쳐진다. 동화약품이 2019~2021년 영업이익 우위를 보인다. 특히 동화약품 매출이 2018년 3066억원, 2019년 3071억원이었다가 2020년 2720억원으로 떨어졌는데도 수익성은 우위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우위였던 동국제약이 영업이익만 처진 이유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두 회사가 주력한 의약품 외 사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국제약은 2015년부터 마데카솔 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을 활용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하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물론 화장품을 판매하던 제약사들이 '제약업종의 이미지'를 활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센텔리안24는 자사가 가진 '마데카솔'의 이미지를 화장품 시장으로 확장했고,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재 센텔리안24를 포함해 의료기기인 '마데카 프라임' 등 구축된 이미지를 적극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올해 상장한 동국생명과학이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동국제약의 X-ray 및 MRI의 조영제 부문을 물적분할하며 만든 회사다. 1990년대 후반부터 대표적인 X-ray 조영제인 이오파미돌을 합성해 제품 생산에 성공했던 회사인 데다가, 바이엘 안성공장을 사들이며 새로이 갖춘 제조 기반, 국내 조영제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는 정부의 건보재정 확대 등이 이어지며 분사 이후 3년만인 2020년 동국제약 사업보고서 기준 1095억원까지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2024년 매출 1300억원으로 국내 1위 조영제 제약사로 부상했다. '이들의 폼'이 올라왔던 시점부터 동국제약은 성장세를 탔다.

동국제약의 사업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화장품, 조영제,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경쟁자가 많은 레드오션에 속한다. 성장 궤도에 올려놨을 때부터 안정적이거나 그 이상 성공을 노릴 수 있는 품목이다. 조영제 시장은 어느 회사 조영제냐보다 검사의 결과가 중요해 오랫동안 기술력을 쌓아왔던 동국제약의 진입이 수월하고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동화약품은 안정적 수익구조와 매출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다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았다는 것은 의약품 분야에서 쌓았던 노력이 실제 처방 및 판매로 연결된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안정적 경영 기조를 이어가던 2019년 말 기점으로 원외처방만 750억원대에 달하던 항혈전제 '플라빅스'의 판권 재계약에 실패하며 매출 성장에 타격을 입었다. 규모가 큰 공동판매 제품이 떠나는 사이 새 시장을 개척할 동력이 아쉬웠던 셈이다.

이같은 아쉬움은 이후 동화약품의 전략적 인수 분위기로 이어진다. 실제 2020년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쎄이를 시작으로, 2023년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 2024년 미용의료기기 업체 하이로닉(이후 인수 계약 취소) 등 굵직한 M&A에 연이어 도전했다. 동국제약과 매출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도 중선파마 등 동화약품 외 매출 영향으로 보인다.

120년 전통의 동화약품에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동국제약과 비교했을 때 '외부 변수에 덜 흔들리는 구조'로 변화와 '언제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늘 도전 과제다. 동국제약의 화장품과 조영제처럼  안정적 수요를 갖춘 품목의 구축이 필요한 것이다.

동화약품이 기 인수한 회사들을 내재화시키는 데 성공한 듯 하지만 이들이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메디쎄이는 2024년 연결 기준 254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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