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씩 커오른 동국, 오히려 1%대 감소 신풍
화장품 등 '딴짓'이 가른 격차, 제약업계 '소극경영' 스스로 급 나눈다?

Decade of Pharmaceuticals 제약업계 10년, 기업 비교 분석
국내 제약업계 100년 역사 중 최근 10년은 어찌보면 양극화를 만들어낸 시기일지도 모른다.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윗단에 올라서기 위해 준비해왔다. <히트뉴스>는 지난 <끝까지hit> 9호에 발간된 주요 제약업계 25년의 궤적에 2023년 분을 얹고 분석해 주요 제약사를 비교분석해보려 한다.
① 10년 전 같은 출발선 섰던 휴온스와 경동제약
② 파마리서치 VS 동성제약
② 동구바이오제약 VS JW신약
④딴짓이 한우물 이겼다, 동국제약 VS 신풍제약
2014년 동국제약과 신풍제약은 매출 면에서 서로 붙어있었다. 이해 두 회사의 개별 기준 매출은 2227억원과 2095억원이었다. 차이는 불과 200억원 정도로 앞뒤로 붙은 순위였다.
2023년 둘의 매출 차이는 훨씬 커졌다. 동국제약은 2023년 개별 기준 매출 6199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10.8%씩 성장한 반면 신풍제약은 같은 기간 매출은 1866억원으로 되레 10년 전 대비 줄어들었다. 200억원 차이는 10년 새 4300억원으로 벌어졌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10년 전 대비 매출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60개사 중 10개가 되지 않는다.
두 회사 간 포트폴리오가 다르고 방향성도 다르다는 측면에서 직접 비교가 어렵게 여겨지는 대목도 있지만, 둘의 매출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줄어드는 효자 제품의 비중을 어떻게 반전시켰느냐는 주요한 관찰 포인트다.
잘키운 화장품 성공에 큰 동국
제약사의 ‘한우물’ 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둘의 10년 간 주요 제품 비중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동국제약은 2014년 기준 잇몸과 구강질환, 부인과질환 등에 사용되는 인사돌정과 훼라민큐정 등이 전체 매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모든 제품을 특정할 수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일반의약품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여기에 또다른 대표 제품인 마데카솔연고과 오라메디연고, 탈모치료제 판시딜 등을 포함하면 약 44%에 가까운 매출 구조가 생긴다. 그 외 조영제와 전신마취제, 프리필드시린지 등의 제품이 약 34%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 외 의약품 원료와 비타민 등을 통해 약 18%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회사 측의 사업 구조였다.
신풍제약은 전문의약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4년 기준 대표 제품이었던 하이알주가 약 130억원 상당으로 6%에 가까운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을 포함한 전체 의약품 분야의 매출 비중은 78% 수준이었다.

여기서 두 회사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매출이 전반적으로 성장한 부분은 있지만 인사돌 등의 기존 제품의 매출액이 2023년 기준으로 1618억원을 기록해 2014년 840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는데도 매출 내 비중은 기존 34%에서 22%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반의약품 내 유명 제품을 모두 포함해도 그 비중은 32%로 10%p 이상 줄어든다. 성장과 더불어 매출이 여타 분야로 분산됐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바로 '센텔리안24'다. 마데카솔의 주성분 중 하나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성분의 효과에서 착안한 화장품 라인인 센텔리안24 라인업은 2015년 4월 처음 시장에 소개됐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 2023년 기준 센텔리안24 라인업의 매출 내 비중은 약 26%까지 늘어난다. 앞서 인사돌과 훼라민큐 등의 매출을 뛰어넘어 1906억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 측의 성장세에 불을 지핀 센텔리안24의 경우 국내에서도 '핵심원료 기반의 제품 효과'를 통해 크게 성장한 제약사의 대표적인 '딴짓'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마데카솔의 주요 성분을 함유하면서 상처에 듣는 성분의 효과를 강조한 이른바 제약사의 '더마코스메틱' 사조가 당시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후 제품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출시 7년만인 지난해 누적매출 6000억원을 달성하는 효자로 자리잡았다.
상대적으로 의약품 대비 규제요소가 적고 홍보가 다양한 소비자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압박스타킹 등을 비롯한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기존 제품의 끊임없는 홍보와 유통채널 다각화에 이르기까지 노출도를 올리는 회사의 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레 시장 영향력 확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성과를 낳았다.
반면 신풍제약은 신약 개발 등을 비롯해 경영주발 악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인한 재판 등의 상황으로 영업이 어려웠던 점은 제외하더라도 제품군을 크게 확보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기존 일부 제품의 매출 등이 감소하거나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한 부분이 뼈아프게 남을 수밖에 없다. 하이알주 등의 제품은 유사 제제와 함께 매출이 감소해 2014년 130억원 상당의 판매고가 2023년 79억원까지 줄어들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 외 록스펜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역시 58억원 상당의 매출은 49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 사업은 107억원이 165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점유율은 4%에서 2023년 8% 수준으로 늘어났다. 금액의 상승 비율과 점유율을 비교하면 전체적인 매출 감소가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결국 신풍제약은 3년전인 2021년에야 자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애드마일스' 등의 적극 홍보에 나섰지만 이미 시장이 코로나19로 경직됐고, 건기식 시장의 분위기마저 혼탁해졌다는 데서 타깃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신약 '피라맥스'를 공급하기 위해 해외 사업에 힘을 쏟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외 법인 집중에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신풍제약의 사업 부문별 매출 변동 비중을 보면 해외 현지 법인 등에 힘을 쏟았지만, 정작 완제의약품만 놓고보면 해외 현지법인의 2014년 매출은 91억원 상당이었고 2016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지만 2023년까지 고작 140억 남짓을 기록하는 등 성과는 노력에 미치지 못했다.

제약 소극경영이 스스로 급 나눈다?
성장동력 발판 위한 계기 필요 지적도
업계에서는 신풍제약 정체가 '의약품 아닌 다른 분야로 딴짓'을 잘 허용하지 않는 제약사들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에 적극 도전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제약업계 안에서 정설화되다시비. 신풍의 매출 역진은 어쩌면 '한우물 파기'가 만들어 낸 역설적 결과라는 것이다.
실재 이같은 추이는 역사가 깊은 중견제약사라는 위치를 가진 곳에서 다수 나타난다. 수수료 및 다양한 품목으로 승부하는 신생 제약사에게는 치받치고, 상위 주도의 경쟁에서는 밀렸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수종 사업을 찾지 못하거나 현 사업의 확장만을 진행할 뿐 실제로는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을 스스로 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최근 히트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내 제약기업에서 '윗분'들의 압력이 크게 작용하는 곳은 새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우리가 그런걸 해야 되느냐', '이걸로 손해볼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며 소극적인 경영방식을 보인다"며 "이 경우 직원들은 새 매출을 발생시키기보다는 그저 현상을 유지하는 데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결국 (사업 영역이) 고인다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휴온스, 파마리서치,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자사 기반을 확충해 투자 및 마케팅 등에 역량을 아끼지 않아 성공을 거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소위 '케미칼'과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서비스에서도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 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모두에게 주어진 10년이 동국제약과 신품제약간 매출을 3배 이상 벌렸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응하는 동국제약 등 성장하는 회사들과 특색없는 의약품 비즈니스를 지속하는 회사간 경쟁력의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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