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업계가 우려하던 '딴 짓'이 있다
히트뉴스는 최근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라이벌 격인 두 회사 비교를 통해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기사를 쓰고 있다. 회사 매출부터 영업이익, 연구개발비와 매출을 일으키는 주요 제품들을 하나씩 둘러보면 특이 점이 하나씩 나온다. 업계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왜, 안되냐'를 묻는 정석적인 회사가 있는가하면 그 가치에 비해 회사 성장을 다소 고깝게 보는 시선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아직 두 편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휴온스와 파마리서치의 방향성은 다소 특이했다. 기업들 가운데 '시장 경제적 기업의 가치'에 제일 집중한 곳은 휴온스다. 파이낸스 전략을 통해 기업을 사고 쪼개고 나누는 과정은 어찌보면 간단히 여겨질 수 있지만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국내 제약회사 비즈니스 환경을 들여다 보자. '제약+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 등을 맡아 움직이는 제약 기업 A가 있는데, 또다른 계열사인 기업 B는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일부를 맡는다. 여기에 여러 회사가 파이프라인을 나눠가며 제품을 개발한다. 사업이 방대하고 복잡해지면서 한 회사가 또다른 계열사의 프로젝트를 맡는 일이 발생한다. 국내 제약 비즈니스 환경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례의 단점은 가깝게 사업 집중도부터 연구개발비의 회계 처리까지 각 회사 내에서 해야 할 일의 효율성은 떨어지는 경우다. 그래서 각 사업의 분야와 부문을 넘기고 쪼개며 최대한 남아있는 구조를 단순화하는 계열화 작업은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력 구성 변경 등을 비롯해 잡음이 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회사 성장을 위한 과정에서는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휴온스는 이를 효율화하는데 성공했다

다른 하나는 파마리서치 사례다. 국내 제약사의 사업다각화는 모든 회사의 '국룰'처럼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식품, 화장품 중 하나라도 하지 않는 상위 혹은 중견 제약사가 얼마나 될 것인가.
파마리서치는 오히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도구를 활용해 화장품을 단단하게 올려놓은 기업에 속한다. 화장품업계의 생리를 파악했고 어느 대상에게 먹히는 마케팅을, 어느 장소에 광고를 해야 할 지를 명확하게 알았다. 이 회사가 보유한 화장품의 가치는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어쩌면 기사 안에 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현재 계획 중인 분석한 혹은 분석할 회사 중 과연 '그렇지 않은 이들'은 무엇을 생각할까라는 지점이다. 업계는 그동안 이같은 회사에 색안경을 끼고 봐왔다. 가끔은 패착을 반복하면서도 '제약업계는 원래 그렇다' 식의 이야기로 혹은 오너의 선택을 위주로 정해져 있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좋은 제품을 두고도 마케팅을 하지 못하거나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정 과에 천착하거나, 약한 명분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시키거나, 시장을 따라잡지 못하고 대를 이어온 기업을 '고만고만'하게 만드는 일은 '약에 신경 안쓰는 제약기업'이라는 비난보다 구성원들에게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딴짓'도 잘하면 딴짓이 아니듯 제약기업 역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제약기업이라는 틀에 갇혀 무엇을 하지 않느냐, 무엇을 해야 한다는 목표와 고리타분한 원칙에만 젖는다면 결국 10년 뒤 혹은 20년 뒤 회사들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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