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버텍스·노보는 승인 쾌거
릴리 CRL 수령, AZ는 안덱사 안전성 논란
해외 빅파마는 올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결정 앞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을 맞고 있다. 승인 받은 제약사들은 기쁨과 새 희망으로 한 걸음 나아간 반면, 거절 받은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현실에 직면해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FDA 문턱에서 교차하는 따뜻한 희망과 차가운 현실 속 제약사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몇몇 사례를 현지 시각에 맞춰 살펴 본다.

병용 요법·신약 승인으로 승전보 울린 빅파마
지난 20일, 화이자(Pfizer)는 FDA로부터 '브라프토비(BRAFTOVI·encorafenib)'의 다제병용요법이 전이성 대장암 1차 치료법으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브라프토비-‘세툭시맙(ERBITUXㆍcetuximab)’–mFOLFOX6(fluorouracil, leucovorin, and oxaliplatin) 다제 병용 요법은 BRAF V600E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옵션으로, 'BREAKWATER' 임상 3상에서 61%의 전체 반응률(ORR)을 기록하며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획득했다. BRAF 돌연변이는 전체 전이성 대장암(mCRC) 환자의 약 8~10%에서 발생하며, 특히 BRAF V600E 돌연변이는 가장 흔하게 발견된다. 이 돌연변이를 가진 대장암 환자의 사망 위험은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화이자는 이번 승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버텍스(Vertex)는 낭포성 섬유증(CF) 치료제로 '알리프트렉(ALYFTREK·vanzacaftor/tezacaftor/deutivacaftor)의 FDA 승인을 발표했다. 알리프트렉은 반자카프터 삼중요법(vanzacaftor triple)이다. CF는 CFTR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알리프트렉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CFTR 조절제로, 6세 이상의 환자 중 기존 CFTR 조절제에 반응하지 않는 31개의 돌연변이형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됐다. 약물은 임상 3상에서 기존 치료제인 ‘트리카프타(TRIKAFTA)’ 대비 강제호기량(ppFEV1)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하며, 땀 염소 농도(SwCl)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 이를 통해 버텍스는 CF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21일,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알헤모(ALHEMO·concizumab-mtci)'가 FDA 승인을 받았다. 알헤모는 억제인자가 있는 12세 이상 성인 및 소아의 혈우병 A 또는 B 환자에서 출혈 에피소드의 예방 및 빈도 감소를 위한 1일 1회 예방요법으로 사용된다. 허가의 바탕이 된 'Explorer7' 임상 결과, 알헤모 투약군에서 연간 출혈률(ABR)이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약군의 64%는 치료 첫 24주 동안 자발적 또는 외상성 출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 제품의 사용을 확대할 계획을 알렸다.
차가운 현실, 높아진 문턱 마주한 J&J·AZ
이와는 대조적으로, 다소 냉혹한 소을 받은 바이오텍들도 있었다. 지난 16일,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은 피하주사형(SC) '리브레반트(RYBREVANT·amivantamab)'의 허가신청서(BLA)의 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BLA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중 EGFR 변이가 있는 환자군에 대한 약물 승인 신청이었다. 회사는 FDA의 CRL이 제조시설에서의 표준 사전승인 점검 중 발견된 사항과 관련이 있으며, SC 제형의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FDA는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정맥주사(IV) 제형의 리브레반트는 이번 CRL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은 FDA와 협력하여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SC 리브레반트 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AZ)는 지난 2018년 FDA의 가속 승인을 받은 '안덱사(ANDEXXA)'의 완전 승인(full approval)을 요청했으나 FDA는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FXa 억제제의 항응고 효과를 역전시키는 유일한 약물로 알려진 안덱사는 초기 임상에서는 지혈 효과를 입증했으나, 혈전 발생률이 기존 표준 치료법보다 두 배 높다는 데이터가 승인 거부의 주요 원인이었다. FDA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안덱사는 현재 가속 승인 상태를 유지하며 시장에 남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추가 데이터를 통해 FDA의 우려를 해소하고 완전 승인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