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HIT |
국민, 의료진 모두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접종 홍보는 안 한 것과 같아

지난 4월 코로나19의 위기단계가 '경계(3단계)'에서 '관심(1단계)'으로 하향 조정됐다. 질병관리청의 이 같은 알림에 많은 국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4개월만인 지난 8월 코로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며, 다시금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이에 코로나19 진단키트가 품귀 현상이 발생했으며, 여기 저기서 코로나19 치료제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약 한 달 만에 다시 안정기에 돌입했지만, 주로 겨울에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이 여름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상기시켜줬다. 

올해 2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가 계절성 질환으로 변모함에 따라 여름에도 유행할 것을 염두, 65세 이상 고령자나 5세 이상 면역질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봄에 예방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문제는 질병청도 지난 4월 동일한 이유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추가 접종을 무료로 실시한다고 알렸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와 홍보 자료 배포 그리고 SNS를 통해 홍보했지만, 코로나19 위기단계가 하향 조정되며 이는 묻혀버렸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60%가 접종을 받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 환자를 기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은 독감 대비 약 4배 높았고, 병원 내 사망률은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고령 환자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질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백신 개발사의 기자간담회에서 연자로 나선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에서 고령자 6만명가량만이 접종을 실시했다. 이는 예년 대비 상당히 적은 수가 참여한 것으로, 실제 주위 대부분의 내과 원장들도 봄에 무료로 추가 접종이 이뤄졌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며 "이는 명백하게 정부가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미크론 변이의 빈번한 발생으로 백신의 효력이 6개월 수준에 그치는 점과 미뤄볼 때,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지 모른다. 

물론 질병청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미국 CDC와 비슷한 기간에 이를 국민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틴(Routine)한 접종 홍보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여름철 코로나19 유행의 심각성을 부각하지 못했다.  

최소한 백신 접종을 담당할 의료진들에게 확실히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 사업의 안내와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당부해야 했다. 의료진도 모르는 접종 내용을 고령자가 먼저 알려오는 경우는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고령자들의 가을접종 시 내년 봄에도 맞아야 한다고 미리 귀띔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이 과거의 교훈을 바탕으로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2024-2025절기 가을 백신 접종은 시작 4일만에 고위험군 누적 92만명이 접종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향후 어떤 미래감염병이 등장할 지 모르고, 현존하는 감염병의 변이가 언제 발생해 유행될 지 모른다. 질병청은 질환 및 접종 홍보에 있어서도, 기존 진행해오던 단방향 소통이 아닌 다방향으로 국민 또는 의료진에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