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분석과 전망] 기존 5:5 구조서 7:5 이사회로 표대결 전략 택하나
국민연금, 3인 손들어주면 54%대…"형제, 청구 막기 어려울 것" 전망도

(사진 왼쪽부터)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
(사진 왼쪽부터)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

최근 주식매도계약과 함께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미묘한 기류를 보였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임시 주총을 청구하며 이사회 구성원 변경과 신규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 3월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표 대결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그리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은 지난 29일 대주주연합이라는 이름을 통해 2개월 뒤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대주주연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 측은 이 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통한 새로운 한미약품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음의 안건을 상정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한다"고 전했다.

3인이 밝힌 임시 주주총회 의안은 총 2가지로,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현재 10인에서 12명으로 변경하는 것과 신규 이사 3인(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을 선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주주연합은 이번 안건 의결을 통해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경영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한편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지배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두 안건은 사실상 이사회의 수를 늘리며 이사회 내 표 대결을 예고한다고 풀이된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총 9인으로 △송영숙 회장(사내이사)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사내이사 △신유철 사외이사△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외이사 △사봉관 사외이사△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9인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나온 첫 안건인 이사회 정원 12인 변경 건은 이 상황에서 현재의 5:4 구조를 7대5로 바꿀 경우 표 대결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임종윤 사내이사를 비롯해 이사진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권규찬 Dx&Vx 대표, 배보경 고려대 교수,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지난 3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출된 형제 측 인물이다. 1명을 대주주연합 측에서 채운다고 해도 5:5 동률이 되는 이상 이사회를 7:5 구조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해당 건은 현재 회사 정관과 함께 상법상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사진 왼쪽)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사진 왼쪽)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대주주연합의 특별관계자 지분이다. 지난 7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보유분 6.5%를 신동국 회장에게 매매하는 동시에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맺으면서 이들의 지분은 48.19%로 수준까지 뛰었다.

앞서 주주총회 당시 송영숙 회장 쪽에 섰던 국민연금(지분율 6.5%)이 이번에도 이들의 편에 선다면 과반수 이상인 54.69%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앞서 나온 출석 주주 의결권의 2/3 수치라지만 가능성이 적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 지분은 현재 29.07%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분율 자체가 매우 높은 데다가 이사회에서 이를 주총 개최 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바로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신청 등 법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반 가까이의 표를 차지하며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주주의 입장을 반영하지 쉽게 물리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이어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연합 측이 보낸 보도자를 본 뒤) 3인이 연합을 맺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의 이사진이라도 이를 쉽게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향후 주주총회 관련 내용을 '공시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한 부분은 개최 자체에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다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이 임시 주주총회인 만큼 상대적으로 참석 주주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전문경영인을 통해 경영을 투명화하겠다는 (3인 연합의) 주장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두 달 뒤 주총은 어느 정도 문제 없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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