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저너리데이터 Hospital Analyzer 전공의 파업 여파 분석
아산병원, 5월 신용카드 이용 환자 15만3548명 …전년비 약 4만명 감소
문전약국 약사 "파업 이후 처방 조제 건수 감소 ...장기처방 증가는 글쎄"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진료 축소로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지난 5월 한달 이용객이 작년 동월 대비 약 4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 감소는 상급종합병원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문전약국들은 이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비저너리데이터(VisionaryData·대표 이홍기)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트렌드 분석 플랫폼 서비스 'Hospital Analyzer'에 따르면, 지난 5월 신용카드 결제 이용자수 상위 20개 상급종합병원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고려대의대부속구로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길병원 △영남대병원 △강북삼성병원 △계명대동산병원 △고려대의대부속병원 △동아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등으로 나타났다.
해당 데이터는 상급종합병원 내에서 이용된 신용카드 결제 건을 기반으로 산출된 값이다. 한 달 내 동일카드로 결제 했다면 이용자수는 1명으로 책정되며, 동일인이 다른 카드로 결제 했다면 이용자수는 사용 카드 수만큼 집계된다.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현금 결제보다 신용카드 결제가 많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를 통해 전반적인 환자 수 추이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중 최다 이용자수를 보인 의료기관은 서울아산병원이다. 아산병원은 올해 5월 15만3548명이 신용카드 결제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동월 19만124명 대비 3만6576명이 감소했다. 서울대병원 8만7048명(전년비 2만2255명 감소), 세브란스병원 8만1738건(전년비 2만679명 감소), 삼성서울병원 7만9386명(전년비 1만3328명 감소) 등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해당 20개 의료기관 중 올해 5월 신용카드 결제 이용자 수가 유지 혹은 증가한 곳은 관찰되지 않았다. 가장 적은 감소를 보인 의료기관은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으로 작년 5월 대비 1618명 감소한 3만1248명의 신용카드 이용자수를 기록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지난 2월 전공의 파업 이후 신규 외래환자 등록, 입원 및 수술 환자 유입이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이들 의료기관의 매출타격으로 원내 구조조정 및 도매상 대금결제 지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히트뉴스가 최근 전체 휴진에 들어간 바 있는 서울대병원과 가장 많은 환자수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을 방문해 약사들을 인터뷰 해보니 약사들은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처방 조제 건수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상급종합병원 이용 환자로 붐빌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는 드물었다. 약국 밀집지역에서 조차 창 밖을 바라보며 환자를 기다리는 약사들이 관찰됐고, 약국 안에서는 1~2명 내외 환자가 조제 의약품 수령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인근 한 약국 약사는 "전공의 파업과 의정갈등 상황이 지속되면서 약국 방문 환자들과 처방 조제 건수가 줄어든 건 확실한 사실"이라며 "일각에서 장기 처방이 늘어 처방 의약품에 별 차이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현장 근무 약사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평균적으로 장기처방 수가 늘어났는데, 당시 변화를 생각하면 최근 상황은 체감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대병원 문전약국에서 근무하는 한 약사는 "병원 방문 환자가 줄어드는 만큼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상급종합병원 기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비교하면 장기 처방이 늘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전체 장기처방수가 늘었다면, 상급종합병원 이하 병원에 해당하지 않을까 추측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