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주최측 추산 1만여명 참석
의협 "정부가 의사를 생명을 살리는 존재로 대우할때까지 투쟁"
정부, 비상진료체제 더 강화

정부가 의료계가 제시한 '3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의료계가 18일 전면 휴진을 강행하고 여의도에 모였다. 정부가 의사를 생명을 살리는 존재로 대우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의정갈등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주최측 추산 1만명 이상의 의대생과 전공의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의료 농단 저지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각 의사회장들의 연대사로 구성됐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의 의료 농단으로 수많은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났고, 교육 농단으로 의대생이 학교를 떠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정부는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하며 강제노동을 시키려고 한다"며 "정부는 전공의를 노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존중하고, 전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의협은 정부가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를 생명을 살리는 존재로 대우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대사에 나선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의사를 공공재라고 칭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의사를 국가가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인 공공재라고 말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를 의사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황 회장은 "대한민국은 90% 이상의 의료를 민간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라며 "정부가 의사는 공공재라는 망상으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전했다.
이 외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 등 협회 대표자들은 "정부의 의료 농단과 교육 농단을 저지하기 위해 의협과 힘을 합쳐 강력히 투쟁하겠다"며 입을 모았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부터 무기한 전체 휴진을 강행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이 오는 27일부터 전면 휴진을 선언하고, 서울아산병원이 다음 달 4일부터 최소 일주일 휴진의 뜻을 밝히는 등 릴레이 휴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 휴진율 30% 이상이면 현장점검...불법휴진 병원에 행정처분

같은 날 오전 8시 30분 정부는 의사 집단 진료거부에 대응해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중대본 논의 결과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전국 총 3만 631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예고일인 오늘 진료를 실시토록 하는 진료명령을 발령했다.
각 지자체는 오전 9시를 기점으로 관내 모든 개원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휴진 여부를 모니터링한 후 휴진율이 30% 이상인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불법 휴진을 강행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채증 등을 거쳐 의료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고발 등 조치를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불법 집단 진료거부를 종용하는 SNS 게시글 등에 대해서 경찰 수사를 의뢰하여 강력히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각 대학병원장에게 일부 교수들의 집단 진료거부 참여에 대한 불허를 요청하였다. 향후 집단 진료거부 장기화로 병원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병원에 구상권 청구 검토를 요청하고, 병원에서 집단 진료거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건강보험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의사 집단 진료거부로 인한 중증·응급환자의 진료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한다. 17일부터 급성대동맥증후군 26개소, 소아 급성복부질환 16개소, 산과응급질환 34개소의 응급의료기관이 참여해 중증 응급질환별 순환당직제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대상 질환 및 참여기관을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응급·중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국립암센터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병상을 최대치로 가동한다. 또한 국립암센터-서울 주요 5대 병원 간 핫라인 구축, 광역응급의료상활실 확대 등 진료협력 체계 강화를 추진한다.
관련기사
- 정부, 의대증원 재논의 등 불수용...의사협회 18일 전면 휴진
- "의료계 환자에 불안감 안겨 정부 압박하는 행보 그만둬야"
- 의료계, 대정부 투쟁 선포...18일 전면 휴진하고 궐기대회
- 서울대병원 17일부터 전체 휴진...응급실·중환자실 등 제외
- 전공의 파업 4달, 의약품 원외처방 전년과 차이 없어
- 강경투쟁 선언한 의료계 정면돌파... 복지부 장·차관 유임 가닥
- 환자단체, 의사 집단휴진 철회 요구 대규모 집회 연다
- 서울아산병원 신용카드 결제건 22.7% 급감... 그럼, 세브란스는?
- 한산해진 문전약국들은 상급종합병원을 설명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 의정갈등 장기화에도, 제약사 영향 덜받는 이유 따로 있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