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 심포지엄
최인영 한미 R&D센터장 "체중 감소 퀄리티 위해 근손실 예방 필요"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 "환자 현 상태 적합한 맞춤 치료할 수 있어야"

"향후 비만 분야에 있어 단순 체중 감소만이 아닌 심혈관(CV) 질환 등 동반 질환의 감소, 근손실의 방지 등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의 개발이 트렌드가 될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노보노디스크, 노보홀딩스는 4일 서울시 양재동 소재 엘타워에서 '심장 대사질환 치료 및 관리의 재정립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노보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심장대사질환 분야의 연구개발 과제와 기회' 세션에서는 최근 비만 치료제 개발 트렌드와 바이오 벤처와 제약사 간 협력,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가져야 할 전략 등에 대한 내용이 소개됐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제니 양 노보노디스크 사업개발부 아시아 본부장이 좌장을 맡았고, 노보노디스크 사업개발부의 선임 과학자인 토마스 랜드 박사,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CTO),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가 패널로 참여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텍이 어느 수준으로 체중을 감소시켰는지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비만 등 대사질환의 기준이 국가별로 다르고, 근손실 등 환자의 현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인영 센터장은 "한국에서는 BMI 25를 기준으로 '과체중'의 여부를 설정하고 있지만, 중국은 27, 서양은 30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당뇨와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에 대한 양상도 다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체중 감소에 대한 숫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 각 치료제가 환자의 유전적 다양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라며 이 점에 많은 바이오텍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이어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체중 감소의 퀄리티다. 비만약의 사용으로 체중이 감소함에 따라 근육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근손실을 막기 위한 새로운 MoA(작용기전)를 가진 물질은 무엇이 있을 지 우리도 고민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즉, 차세대 비만약들은 각 개인에 맞는 '체중 감소'와 '근 손실 방지'가 함께 이뤄지게 될 것이란 뜻이다. 한미약품은 이렇듯 환자의 맞춤 치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할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에 있다.
그는 "한미약품도 '인크레틴(소장 분비 호르몬)'을 20년 이상 연구해 왔다. 다양한 듀얼아고니스트(이중작용제), 트리플아고니스트(삼중작용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MASH 및 비만 분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며 "지금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임상의 수는 5~6개 정도로, 조만간 다양한 유관 학회에서 이것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미 유한양행 글로벌R&D 혁신 총괄부사장은 최 센터장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심혈관 질환 등 동반 질환에도 함께 작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미 부사장은 "제약사 입장에서 비만약을 개발하다 보면, 상당히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며 "물론 근육량 유지도 중요하지만, 결국 환자의 현 상태에 가장 적합한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비만약 개발에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심혈관계 및 신장 문제 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런 점에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등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들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증상에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MoA를 가진 치료제가 나와야 한다. 결국 이런 치료제들이 환자의 삶의 질(QoL)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라며 "결국 우리가 비만을 치료하는 이유도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 아닌가. 제약사는 이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점에서 유한양행은 현재 국내 바이오 벤처인 인벤티지랩과 GLP-1 제제에 대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인벤티지랩의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인 ‘IVL-DrugFluidic’을 활용한 월 1회 수준의 비만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사장은 "유한양행은 현재 글로벌 바이오 벤처들의 연구 성과들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국내 벤처들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바로 오늘 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사장과 존 맥도날드 노보노디스크 글로벌사업개발부 부사장이 이 행사에 참여한 이유와 같은 것"이라며 "한국 벤처는 상당히 혁신적이고, 새로운 타깃을 통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창출하는 등 용기와 깊은 사이언스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 2가지 요소를 모두 가진 글로벌 벤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한국 회사들은 이 2가지 요소를 가진 회사가 많은 것 같다. 최근 JP모건 행사에서 우리나라 벤처들의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회사들의 파이프라인에 상당수 녹아 있는 걸 확인했다"며 "우리가 원하는 새 모달리티를 가진 물질을 그들이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장기지속형, GPCR(G단백질 연결 수용체) 등 어려운 타깃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바이오 벤처들과 논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국내 중견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들이 협업을 통해 해외 진출을 희망함에 따라, 해외 규제당국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설정도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점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바이오의약품 분야 CMC 심사관으로 근무했던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를 영입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박준태 컨설턴트는 "최근 FDA가 'PDUFA Ⅶ(제7차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을 승인함에 따라 신약을 임상 및 허가 신청하는데 있어 다양한 사전 미팅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제약바이오 기업이 FDA와의 INTERACT(Pre-IND 이전 미팅), Pre-IND(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전 미팅), EOP2(임상 2상 후 미팅), Pre-BLA(생물의약품 품목허가 신청 전 미팅), BLA 준비(CTD, 실사) 등을 준비함에 있어 보건산업진흥원은 현장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박 컨설턴트는 이런 다양한 사전 미팅들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FDA는 '사이언스(과학)'가 근본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완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FDA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선진국 규제당국의 허가 심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준수하는 기본적인 콘셉트는 '결국 얼마나 안전(Safe)'한지다"라면서 "신약의 경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이언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규제 당국, 특히 FDA 등에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있다면 진흥원에서 각 단계별로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컨설팅 해드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토마스 랜드 박사는 한국의 바이오 벤처들이 정보의 유출 우려로 너무 늦은 시기 이후에 빅파마를 찾는다는 점을 문제로 꼬집었다. 토마스 박사에 따르면, 출원된 특허 중에서 단 1%만이 실제로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권 방어 목적으로 쓰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바이오 벤처들이 지재권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 비효율적인 지출을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벤처들은 단순히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물질의 데이터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 소개하는 단계에서도 데이터의 유출을 우려한다"면서 "기밀을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물질의 과학적 내용을 본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것이 진짜 기밀인지 알고, 공동체 내에서 공유하게 된다면 더욱 더 빨리 임상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업무 협약식도 함께 진행됐다.이 협약은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과 관련한 상호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진흥원 측에 다르면, 주요 협약 내용은 △국내 및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가 및 인적 교류 지원 △물적 인프라 및 관련 임상 연구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신시장 창출의 역량 강화 △혁신의약품 발굴 및 개발을 위한 잠재적 협업 파트너 발굴의 기회 확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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