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 R&D 집중하는 노보노디스크에 적합한 시장"
"OECD 국가 중 긴 허가 기간 및 낮은 급여율 아쉬워… 해결책 모색할 것"

최근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실적뿐만 아니라 주가 또한 고공 행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덴마크에 본사를 둔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다.

매일 투여해야 했던 기존 제제의 투여 기간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GLP-1 유사체 성분 치료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티드)'와 '오젬픽(세마글루티드)'의 출시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작년 12월 8일 한화 기준 약 437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도 약 3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회사의 성장은 노보노디스크의 한국지사인 '노보노디스크제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제약은 1994년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자사 치료제를 국내 환자들에 공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1형 당뇨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인슐린' 공급량은 과반에 달한다.

노보노디스크제약은 2022년 10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인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를 선임하며, 국내 시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12년 노보노디스크에 입사한 사샤 대표는 2015년부터 덴마크 비만팀의 글로벌 마케팅 수석이사로 글로벌 전문 조직 간 소통과 커머셜 활동을 주도했다. 2018년부터는 일본지사 인슐린팀의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로 재직한 바 있다. 이외에도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스위스 등 지사에서 회사의 전 질환 영역을 두루 경험한 마케팅 전문가다.

<히트뉴스>는 최근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은 세미엔추크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함께 회사의 비즈니스 방향 등 속 얘기를 들어봤다.

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
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

 

작년 10월 취임 1주년을 맞으셨습니다.

노보노디스크에 근무하시면서, 다양한 국가를 체류해 보셨는데, 한국은 어떠 나라인 것 같나요?

"그동안 체류했던 노보노디스크 지사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가장 역동적인 나라인 것 같습니다. 제약, 디지털, 스타트업 관련 환경과 연구개발(R&D) 혁신성 등 사회 전반에서 빠르고 역동적입니다. 이런 특성들로, R&D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가 기업 활동을 전개하거나 환자분들과 소통해 나가기에 적합한 시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한국이 탄탄한 혁신을 지속해올 수 있던 것은 훌륭한 인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교육, 혁신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정이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한국의 혁신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노보노디스크의 국내 임상이 5배 증가했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노보노디스크는 한국 시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국의 과학 및 연구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프로젝트의 중요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이해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은 비만 환자가 1500만명, 당뇨병 환자가 500만명, 전당뇨 환자가 1500만명, 심장질환 환자가 1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성질환에 집중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가 한국 기업 또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한국 환자들을 위한 솔루션을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례로 '카카오헬스케어'를 비롯한 한국의 인공지능(AI) 분야 바이오 기업 및 벤처ㆍ스타트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들 수 있습니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이 작년 11월 발표한 '2023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디지털 기술 적응력' 6위로 평가됐습니다. 또 2022년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인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GII)'에서도 전 세계 6위, 동남아시아ㆍ동아시아ㆍ오세아니아 국가권에서는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과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만성질환 분야는 환자의 연령, 성별, 생활습관에 따라 다양한 질환 양상을 보이기에, 환자마다 개별화 및 차별화된 맞춤형 치료 접근 전략을 세우는데 우리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은 신약의 허가 및 보험 급여 적용이 어려워 글로벌 제약사의 '코리아 패싱'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서 발표한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Global Access to New Medicines Report)'에 따르면, 한국은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 출시된 이후 국내에 도입되기까지 OECD 국가 평균인 21개월보다 긴 28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 일부 발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 일부 발췌

한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검진 등이 우수하고 선진화된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신약 접근성이 어려운 안타까운 상황에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글로벌 제약업계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기에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과 같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에서는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도 큰 난제 중 하나이기에,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최상의 혁신 솔루션이 국내에 잘 도입될 수 있도록 최적의 해결책을 모색할 것입니다."

 

'오젬픽'과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가 제1형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현재 노보노디스크 전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예상보다 상당히 높고, 이로 인해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공급 및 용량 제한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 회사는 생산 시설을 24시간, 주 7일 연중 무휴로 가동하고 있으며, 지난 6개월 동안에만 약 11조원 규모의 비용을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만 생산속도를 높인다는 것이 품질을 괄시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하신 인슐린 공급은 문제없이 이뤄질 것입니다. 작년에만 전년 대비 4만명이 증가한 31만명의 한국 환자가 노보노디스크의 제품을 이용했으며, 이는 국내 유통 인슐린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위고비 등 신약의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답변드릴 수 없지만, 최대한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의 역동성이 인재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직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개인적으로 회사의 성공은 직원 개개인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제약에는 매우 휼륭한 인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고, 덕분에 회사가 가진 잠재력도 상당히 큽니다. 향후 회사가 어떠한 성공을 목표하든지 그 핵심에는 휼륭한 인재가 있을 것이므로, 인재 개발에 초점을 두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단기 직무 순환 제도(Short Term AssignmentㆍSTA)'가 있습니다. 이 제도를 통해 직원들은 필요한 경우 타 부서에서도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에게 마케팅부 또는 의학부에서의 업무 기회를 제공하거나, 한국지사의 직원이 덴마크 본사 또는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 내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외 지사와의 교류는 한국의 훌륭한 인재를 타국에 선보이는 기회가 되기도 하며, 동시에 이러한 훌륭한 직원들을 본사 또는 해외에서의 경험을 탑재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Long Term Assignment' 제도도 함께 운영하는 등 인재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천 중에 있습니다."

 

올해 한국 시장에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한국 시장에 상당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한 해 만성질환 환자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국의 여러 기업 및 학회 등 이해당사자들과 더욱 긴밀하고 탄탄한 협업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협업이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노보노디스크가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비만, 당뇨병, 희귀질환 분야 외에도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 등의 뇌질환, 간질환, 신장질환에 대해서도 한국 환자들을 위한 더 많은 혁신을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궁극적으로 단순히 치료제만 공급하는 회사가 아닌,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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