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CHECK | 바이오 투자 시장 ㉚
규제·경쟁업체 난립 속 사업 전환 가까운 변화 행보 이어져
시장 매력적이나 '낮은 기술 장벽'에 섹터서도 엇갈린 희비

올 한 해 가장 많은 투자액이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시장으로 유입된 11월을 요약하는 키워드는 단연 '헬스케어'다. DTC(Direct To Consumerㆍ소비자 직접 타깃)와 웨어러블(Wearble) 시장,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줄곧 주목도가 높았던 비대면 진료 등 다채로운 투자 성과가 도출돼 눈길을 끌었다.

다만 대기업의 손길이 직ㆍ간접적으로 닿는 DTC나 웨어러블과 달리 '비대면 진료' 섹터에서는 벤처와 스타트업이 격통을 감내 중이다. 규제는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고 기술 장벽도 높지 않은 데다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각 벤처와 스타트업이 의료 현장의 허드렛일과 엮인 사업 모델을 시장에 속속 내놓는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선택 압력 속에서 '일단 생존하고 보자'는 전략이 깔려 있는 모습이다.

24일 히트뉴스가 자체 집계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1월 헬스케어 섹터에서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사업으로 자금을 조달한 업체는 총 3곳이다. 각각 시니어케어(노인 돌봄)를 앞세운 케어닥(시리즈 B, 170억원)과 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디팔(시리즈 A, 50억원), 그리고 먼저 해외에서 비대면 진료의 활로를 찾는 룰루메딕(시드, 50억원) 등이다.

비대면 진료의 주목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부터 높아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전반적으로 사업 성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조달 측면에서 상장에 근접한 성과(시리즈 C 이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한 달 사이에 각 업체들이 초기 투자와 후기 투자 초입을 아우르는 투자 성과를 이끌어낸 점이 특기할 만하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룰루메딕의 성과가 가장 눈길을 끈다. 시드 투자에서 50억원을 조달했다. 당초 100억원이 넘는 시드 투자를 목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시장 상황과 경기 침체 국면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내 바이오 벤처 시드 투자는 회사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해 수억원 안팎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확실히 눈길을 끄는 성과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활로를 찾은 것 역시 주목을 끈다. 룰루메딕은 작년 베트남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서비스, 올해에는 해외 의료 지원 서비스를 속속 내놨다. 요지는 해외에서 겪을 수 있는 의료 관련 각종 '궂은일'을 도맡는 구조다. 룰루메딕은 해당 사업 모델을 '메디컬 컨시어지'로 정의했다.

지난 9월 어시스트카드코리아를 인수합병(M&A)하면서 여행자보험, 긴급 이송, 현지 병원 예약, 전문의 상담 등 의료 편의 서비스를 플랫폼에 편입시킨 결과다. 추후 의료 데이터 보호를 위한 정보 보안 시스템 구축을 포함해 연속적인 건강 관리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리즈 B를 마무리한 케어닥의 사업도 '메디컬 컨시어지'와 결이 비슷하다. 의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는 간호사를 플랫폼인 애프터닥 서비스 매니저로 두고 병원에서 감당하기 힘든 '사후 관리'를 대행하는 형태다.

일회성 진료에서 벗어나 진료 이후에도 환자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회복을 돕는 유료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였다. 요컨대 병원들이 진행하던 외주 마케팅을 플랫폼에 내재화하는 형태다. 장기적으로 병원을 통해 환자들의 데이터를 쌓아나간 뒤 이에 기반한 새 서비스도 구상할 계획이다.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플랫폼에 기반한 e커머스, 콘텐츠 공급 등으로 저변을 넓힐 전망이다.

메디팔 또한 시니어 세대를 특정하며 시리즈 A에서 50억원을 조달했지만, 앞서와 대동소이한 사업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읽힌다. 의약품 배송이나 진료 자체를 온라인화하는 사업 전략을 내세웠던 '선배 비대면 진료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사업 모델 구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진료 대표주자로 꼽히던 닥터나우는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각고의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본연의 사업으로는 규제나 사업성 등에서 한계에 부딪히자, 사업전환을 비롯해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ㆍ사업 세분화)'에 나선 업체의 행보가 투자 시장에서 의미가 있다는 인정을 받았다"며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시장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아직 초창기이기도 하고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은 각 업체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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