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혁신상, 제품 기술성 입증 지표…브랜드 인지 및 신뢰도 제고
아모레퍼시픽·딥바이오·에버엑스 등 12개 기업, 디지털 헬스 부문 수상
"혁신상보다 더 중요한 건 현지 시장 이해도…현지 마케팅 집중해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가 내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운데, 100개 이상의 국내 스타트업들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2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CES 2024 혁신상 수상 기업 310개 중 한국 기업은 143개로 집계됐다. 이번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 중 국내 기업이 약 46%를 차지했다.
CES 혁신상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개최를 앞두고 혁신 제품 중 기술성, 디자인, 혁신성이 우수한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공신력이 높아 제품의 기술성을 입증하는 지표가 되고,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CES 2024 혁신상 기업 310개 중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부문 수상 기업은 48개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아토플렉스 △세라젬 △코웨이 △딥바이오 △에버엑스 △엑소시스템즈 △팬토믹스 △SK에코플랜트 △솔리브벤처스 △시너지에이아이 △리틀캣 등 12개 기업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번 혁신상 수상 기업 중 국내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립큐어빔(Lipcure Beam)'이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은 립큐어빔으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수상으로 5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2024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수상한 립큐어빔은 하나의 기기로 입술 진단과 케어, 메이크업이 모두 가능한 신개념 '뷰티 테크 디바이스'다. 립큐어빔 기기의 캡 상단에는 개인의 입술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정밀 센서가 내장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자가 디바이스에 입술을 대면 즉각 입술 수분 상태를 감지해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캡과 용기를 분리하면 메이크업 도구가 나오는데,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솔대 형태의 화장품 도포 장치에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가시광선이 방출돼 입술 케어를 돕는다"고 말했다.
암진단 인공지능(AI) 기업인 딥바이오가 이번 CES 혁신상 디지털 헬스 부문서 수상했으며, 이는 국내 암진단 AI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다. 딥바이오는 딥러닝 및 암 병리학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다양한 암종의 암 영역 및 중증도를 분석하는 최첨단 '체외진단 소프트웨어(IVD·SaMDs)'를 의료전문가가 보다 명확한 정보에 입각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에 따르면 실제 딥바이오의 '딥디엑스 프로스트테이트(DeepDx-Prostate)'의 경우, 99% 민감도와 97% 특이도로 높은 정밀도를 자랑한다. 김선우 딥바이오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류 최대의 과제인 암 극복을 위해 암진단 환경을 향상시키고, 기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의료 전문가에게 최첨단의 암진단 AI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는 재활 및 운동 치료 솔루션 '모라(MORA)'가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에버엑스가 개발한 모라는 근골격계질환 재활 및 운동 치료에 특화된 근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재활 및 운동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또 최첨단 AI 자세 추정(Pose Estimation) 기술을 통해 휴대폰 카메라로 환자의 움직임을 분석, 객관적인 근골격계 평가가 가능한 솔루션이다.

모라는 의료인이 환자에게 적합한 재활운동을 배정하고,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정 등에서 운동을 수행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의료진용 웹과 환자용 앱으로 구성되며, 의료진은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적시에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CES 2024 혁신상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국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수상도 눈길을 끈다.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솔루션 '피클(PICKLE)' 및 현장 안전관리 플랫폼 '안심(안전에 진심)'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CES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웨이블(WAYBLE)'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특히 현장 안전관리 플랫폼인 안심은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회사가 지난 2021년 론칭한 현장 안전 보건관리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쉽게 안전사항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단순 서류 업무를 최소화하고, 사고 예방 및 안전 조치 준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근로자와 관리자의 목소리를 모두 반영했다.

텐마인즈, '코골이 완화' 모션필로우로 '최고혁신상' 수상
웨이센·인바디·휴카시스템, 'AI·피트니스·로보틱스' 부문서 혁신상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은 총 7곳으로, 텐마인즈는 코골이 완화 시스템 '모션필로우'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모션필로우는 수면 중에 사용자의 코골이 소리를 감지해 머리의 위치를 바꿔 코골이를 감소시키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8년 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130여 가지의 문제를 사전에 해결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제품으로, 국내 수면연구소와 사용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사용자 중 93.7%가 코골이 감소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이번 CES 혁신상의 디지털 부문이 아닌 인공지능(AI), 피트니스, 웨어러블 등 분야에서 수상한 국내 기업들도 여럿 있다. AI 메드테크 전문 기업 웨이센은 '웨이메드 코프 프로(WAYMED Cough PRO)', '웨이메드 푸드 알레르기(WAYMED Food Allergy)'로 3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회사는 AI 부문에서 2개, 소프트웨어 및 모바일 앱 부문에서 1개를 각각 수상했다.
웨이메드 코프 프로는 3~5번 정도의 기침만으로 사용자의 호흡기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AI 셀프 스크리닝 앱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경민 교수 연구팀 및 전진희 원장(전 연세비앤에이의원)과 공동 연구한 결과다. 웨이메드 푸드 알레르기는 식품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소아ㆍ청소년을 위한 AI 기반 맞춤형 식품 알레르기 경구면역 디지털 치료제다.
헬스케어 기업 인바디는 빅데이터 솔루션 'LB트레이너(LB Trainer)'가 스포츠&피트니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LB트레이너는 퍼스널 트레이너를 위한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1억개 이상의 전 세계 체성분 데이터와 1800만명 이상의 트랙킹 데이터로 이뤄진 인바디만의 체성분 데이터셋 및 AI 기술로 가동된다. 주요 기능은 AI 체성분 변화 예측, 자세 측정 평가, 음식 탐지 및 양 추정 등이다.
이 외에도 로보틱스 부문에서 휴카시스템, 휴로틱스가 혁신상을 수상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휴카시스템은 "이번 혁신상을 수상한 다기능 복합 보행재활 로봇시스템 '휴카고(HUCA-Go)'는 운동장애가 있는 급성기 환자의 기능적 보행 재활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휴카고는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3등급 '로봇보조정형용운동장치' 제조ㆍ품목 허가를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휴로틱스가 CES 2024에서 선보일 'H플렉스(H-Flex)'는 사용자의 보행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고속 맞춤화 제어, 초소형 임베디드 시스템, 로봇슈트 제어 소프트웨어, 맞춤형 모듈화 기술 등을 결합해 만든 H플렉스는 보행 효율을 최대 20% 높일 수 있다.
"국내 기업들, 글로벌서 성공하려면 현지 시장 이해도 높여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눈에 띄어…대세로 자리잡은 '융복합'"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CES 혁신상 수상이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CES 혁신상 수상이 국내 기업들의 초기 글로벌 진출시 신뢰도를 일부 높일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다"며 "예년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CES 혁신상 수상 사례가 늘어나 희소성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하려면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세일즈 및 마케팅 등 활동을 현지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 코웨이 등 헬스케어 서비스가 주력이 아닌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색조화장에서 색조화장을 하는 부위에 대한 관리로, 코웨이는 기존 렌탈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웰니스 기기 렌탈 영역으로 기회 요인을 포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산업과 타 산업의 융복합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실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이는 라이프스타일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있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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