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엔블로 임상 3상 진행 중…2024년 내 허가 신청 목표
인체용 의약품과 동물용 의약품 승인 위한 자료 유사
정부 "인체 의약품 제조 설비서 동물용 개발 규제 완화 검토"

대웅제약의 인체용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동물용 의약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뇨병 치료 목적의 경구용 동물용 의약품은 없어 엔블로의 처방 대상이 동물로 확대된다면 이는 업계 '최초'라는 의미도 함께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엔블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36호 국산 신약. 사람의 경우 후천적인 이유로 인해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많지만, 반려견은 제1형 당뇨병이 많아 제1형을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반려동물 대상 엔블로의 연구자 추가 임상 결과에서 약물을 투여한 약 1년 동안 혈중 케톤 및 LDH의 유의적 변화가 없음을 확인해 당뇨를 앓고 있는 반려견의 가장 큰 부작용인 저혈당증과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및 간과 신장을 비롯한 주요 장기에 대한 유의한 수치 변화도 확인되지 않아 엔블로 장기 투약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같은 성분이지만 사람과 동물에서의 약물 반응 양상이 다를 수 있고, 질환의 병태생리도 사람-동물간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한 최적의 용법과 용량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엔블로 처방 대상을 동물로 확대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2024년 내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반려동물로 처방 대상을 확대한 이유는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체용 의약품과 동물용 의약품을 허가해주는 규제기관은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다르지만, 인체용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 이전에 동물실험과 대규모 사람 임상시험을 거쳤기에 이미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인체용 의약품 승인을 위해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는 각종 비임상시험 자료들의 대부분이 동물용 의약품 개발시에도 필수 자료로 해당돼 빠르게 개발 가능한 점도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7월 25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 약국 동물용 의약품등의 제조업ㆍ수입자와 판매업의 시설 기준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에 따르면, 정부에서 인체용 의약품으로 기허가받은 성분에 한해 인체 의약품 제조 설비에서 반려동물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법령이 시행되면 제조 설비에 대한 규제적인 이점도 생기는 것이다.

한편 한국동물약품협회는 2021년 기준 국내 동물용 의약품과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조3481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온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과 달리 최근 국내 제약사들도 반려동물 관련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반려동물의 신약 개발은 무시할 수 없는 분야"라며 "인체 의약품과 동일하게 규제기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빠르고 높은 수준의 허가 데이터 검토 및 승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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